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머스가이 Aug 31. 2020

배송 경쟁의 (거의) 모든 것

진유연이 알려드림

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입니다. 다들 집에서 무사히 계신 지요? 주말에 지인과 잠시 이야기하다가 집으로 와서 얼굴 한번 보자라고 했더니 정본부장님 한 테 혼난다고 회신이 왔습지요. 무사히 버텨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집에서 있기 위해서 벌어야 하니 필수 이동은 안전하게 하여야 합니다.  

오늘은 식상한 배송 경쟁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쉽게 잘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쉽게 쓴다고 해서 모두가 다 이해하시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리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습니다. 

#광고아님 #새벽배송 #즉시배송 #나도고객


1. 왜 이렇게 배송으로 난리인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배송 전쟁은 진행 중이었고, 코로나 사태로 더욱 배송에 민감해진 상황입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 멀쩡한 상품이 오나? 사기당하는 거 아니야? 짝퉁 보내는 거 아니겠지? 암만 생각해도 불안한데… 이상한 거 보낼 거 같은데 라는 걱정을 하던 세상을 지나서 이제는 머 그냥 휴대폰으로 콕콕 주문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간단히 써보면, 처음에는 신뢰가 중요했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리고 전혀 말도 섞을 일 이 없는 누군가와 거래를 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어쨌든 돈을 먼저 내고 물건을 나중에 받는 상황. 큰 사기 사건들도 있었고(하프플라자) 그런 의심의 시대를 지나서 그래도 중간에 판매자들이 멀쩡해 보이는 곳이 등장하면서 서비스 경쟁, 가격 경쟁으로 변경.

TMI: https://namu.wiki/w/%ED%95%98%ED%94%84%ED%94%8C%EB%9D%BC%EC%9E%90

오픈 마켓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 광고와 할인 등 최저가 경쟁을 열심히 하게 되는데! 소셜 커머스가 나오면서 또 할인 경쟁이 한바탕 이어졌고, 그렇게 여러 가지로 난리 치다가 매번 택배와 관련된 불만들이 나오기 시작할 때 쿠팡이 로켓 배송이라는 말도 안 되는 배송 서비스를 딱 내놨음.


머 모두가 아는 지금 그 바로 그 로켓 배송. 그냥 우리가 직접 그것도 직접 채용한 배송 전담 정규직 직원이 가져다줄 거야 그냥 가져다주냐고? 무조건 내일 가져다줄 거야? 머 오전 10시까지 주문해야 내일 밤에나 가져다주냐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무조건 너에게 가져다주겠다 이 말씀.


그럼 택배보다 비싸겠네? 아니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 주셔서 너무 고마운데 왜 배송비를 따로 받아? 그냥 당연히 무료로 가져다줘야지. 그럼 한 10만 원어치 사야 돼요? 9,800원 기준에 무료 배송으로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경쟁사에서는 모두가 먼 짓이야? 배송을 왜 직접 해(돈이 얼마나 들어가는데…) 배송은 원래 남이 알아서 해주는 건데 아주 제정신이 아니 구만이라고 생각. 당연히 엑셀도 필요 없이 계산기만 때려봐도 그냥 어이가 없는 셈이 나옴. 그런데 꾸역꾸역 진행. 고객들 반응이 머 시쳇말로 폭발적? 아니 그냥 쿠팡이 채고시다으 아아이ㅏ허ㅣㅏㅇ너히ㅏ너ㅣ나머이ㅏㄴㅇ 쿠팡 커 팡 쿠팡 쿠팡맨!!!!!!!!!!!!!!!!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 쿠팡쿠팡 쿠팡쿠팡쿠팡 쿠팡쿠팡쿠팡쿠팡 실적도 팡팡, 적자도 팡팡


그렇게 팡 터질 줄 알았는데 쿠팡의 핵심 수익원인 큰 손께서 조를 내리시며 안 터지게 됨. 그 뒤로 배송이 기준이 되었음. 


2. 고객의 눈높이: 로켓배송

이게 머 세상에 없던 서비스라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요게 좋은 지 나쁜지 바로 감이 오기 마련이지. 쿠팡 로켓 배송은 머 고객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서비스고 이게 핵심이지.

멍~~~~~하게 있다가 주문하려고 하면 이미 18시. 근데 그때는 대부분 당일 발송이 마감된 상태라 그때 주문하면 내일 지나고 모레 온다 이거죠. 그럼 아쉬움이… 조금만 더 빨리 주문했으면 내일 받을 수 있는데… ㅜ_ㅜ 그런데 쿠팡은 그것보다 더 늦은 5시간 59분 뒤에도 주문하면 내일 가져다준다는 거. 거기에 배송비도 안 받아(9,800원 이상이면) 사실 말이 제한이 9,800원이지 대충 사도 1만 원은 넘고 만약 모자라면 2개 사서 무배 받음! 


처음에는 9,800원 무배 하다가 나중에는 현재와 같은 19,800원으로 올렸고, 초기에는 미만이면 배송비 내고 주문할 수 있었는데! 쿠팡이 흰 번호판으로 내가 산 제품(직매입) 공짜로 배송하겠다는 걸로 노란 번호판을 면제받은 만큼. 19,800원 밑으로는 주문 자체가 불가능.


그래서 쿠팡이 세팅해 준 고객의 눈높이

조금만 사도 무료 배송
오늘 주문하면 내일 내 손에!!!
(가능한) 자체 배송 직원이 친절하면 더 좋고


이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경쟁사? 돈을 엄~~~~~~~~~~청 똑같이 지르면 되는데 이게 절대 계산으로는 안되거든. 그리고 1년 2년 쏟아부으면 되나? 안된 단 말씀. 그래도 최대한 당일 발송 마감 시간 늦추고, 무료배송 기준 낮추고(막 9,700원 이상 무료배송 이런 경쟁도 했었지) 그럼에도 직접 맞추기는 어려웠다는 사실. 그래서 사실상 로켓배송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도는 하였으나 그냥 놔두는 상황. 앞으로 크게 한번 지르는 미친 기업이 나올지는 모르지만(없을 듯) 지금 경쟁하고 있는 커머스 플레이어들은 로켓배송 형태를 따라가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방법들도 있고, 이미 택배는 너무 빠르니까. 


3. 고객의 시선을 조금 다르게: 새벽배송

쿠팡이 세팅한 로켓배송을 똑같이 따라 할 수는 없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그리고 따라 해 봤자 따라쟁이가 될 뿐. 그렇다고 안 하기에는 고객들이 너무 좋아해. 이미 저걸 배송의 표준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그때 한참 빠른 배송 경쟁이 불붙었음. 직접 당일 배송을 하겠다는 곳도 택배사와 연계해서 다음날 배송해주겠다(근데 주문 마감 시간을 똑같이는 못했고). 우리는 그냥 원래 택배 하던 거 대로 하는데 무료 배송을 훨씬 더 많이 뿌린다 등등


이렇게 하다가 다른 콘셉트를 들고 나온 곳이 있었으니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을 딱! 요게 또 느낌 적인 느낌이 머냐! 로켓배송 좋죠! 밤 12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100% 가져다주니까! (실제 100%는 아닌 거 아시죠?) 근데 다음날은 너무 시간이 길지 않나? 오전 11시에 올 수도 오후 5시에 올 수도 밤 10시 혹은 밤 11시 59분에만 도착해도 다음날이니까!!


우리는 다음날 아침에!!! 당신이 눈뜨기도 전에(평균적으로) 집 앞에 똭! 주문 시간은 전일 밤 11시까지(12시까지 안 자면 피부 상해요 고갱님) 도착은 아침 7시 전에. 우리가 훨씬 빡시다구 우린 8시간 만에 다 끝냄 ㅎㅎㅎ

이건 머 관점의 차이가 있는데 새벽배송은 속도 개념보다는 정시 개념. On Time에 가깝다고 생각함. 내일이지만 올지 모르는 로켓배송 vs 매일 아침 7시 전에 도착하는 새벽배송. 시간 개념이 다름. 당연히 처리 프로세스도 일부 동일하고 일부는 다르겠지만.


TMI: 다른 우회 방법은 최저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오늘은 배송 경쟁 이야기 니까. 모두가 빠른 배송 이야기할 때 나는 최저가로! 어차피 내일 안 와도 모레 오는 거면 이틀 전에 주문하면 되잖아! 급한 거 아니면 역시나 최저가가 최고!


이렇게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으로 똭 시선을 돌려놓는데 성공. 이거 신박하거든. 밤에 스아아악~~ 배송하면 차도 안 밀리고 어차피 대면은 없지만 새벽에 내가 직접 받겠다는 사람은 당연히 없고. 빨리빨리 배송할 수 있고, 빨리 배송해서 고객이 바로 냉장고에 넣으니까 선도 관리도 잘되고 아주 좋아. 우리는 산지에서 바로 가져와서 그대로 센터 거쳐서 고객에게 가져다주면 되고!


컬리가 아주 그냥 쭉쭉 나가는데!!! 응? 새벽배송은 다른 데서 따라 하는데? (물론 어설프게 하다 접은 곳들도 있습니다) 이거 머 왜 로켓배송은 그런가 보다 하더니 새벽배송은 다 따라 하지?

새벽배송을 따라한 이유는 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진유연의 관점은 뭐?

신선식품은 건들지 마라! 그것만은 우리 꺼야! 기존 업체들이 이렇고! 쿠팡은 응? 새벽배송? 재밌네 로켓배송 더 당기면 되는 거지! ㅇㅋㄷㅋ 우리도 바로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한방에 전국구!로 간다. 

이후에도 여러 스타트업들이 새벽배송을 똭! 똭 내놓고 새벽배송을 잘 처리해주는 스타트업도 생기고! 

오프라인 지박령인 줄 알았던 대형 유통사들도 전용 물류센터 지어 가지고 막 새벽에 가져다주고, 새벽배송 수요가 점점 늘어나니까 공급자도 많아지고 판이 쑥쑥 커지고 있음.

서울 신문. 19년 4월 1일 자  [S스토리] '최후의 유통 1인자 되자'...편의점까지 뛰어든 '배송 치킨게임' 발췌


4. 저기 이제 배송 말고 배달!

아주아주 배송이 빨라졌어요. 택배가 2~3일 정도 걸리던 세상에서 거의 대부분의 택배가 내가 제시간에 주문하고 셀러가 상품만 택배사에 넘기면 다음날 도착할 확률이 99% 이상인 세상. 로켓배송은 무조건 내일에는 도착해. 근데 새벽배송은 그것보다 더 빨리!! 퇴근하고 받는 게 아니라 출근하기 전에 받아서 그걸로 밥 먹고 갈 수도 있어! 


그런데 그거 다 내일 오는 거네. 내일 오는 거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답답해. 필요해서 주문한 거면 지금 바로 와야 지 멀 내일까지 기다려야 된 단 말이오! 나가서 사고 말지 내가 응! 근데 나갈라니 귀찮고 막상 나갈 준비하고 가서 사고 돌아오고 하면 시간도 걸리고 음… 그냥 택배로 받아야 하나? 하고 있는데~~~

저기… 우리는 365일 내내 1시간 이내 배달해 주는데…(실제로는 30분 정도면 가는데. 더 빠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준은...) 음식 배달망에 일단 상품을 얹어서 보내주는 당일 배송도 아닌 즉시 배송 서비스가 뚜와아악!! 주문하고 왜 그렇게 기다려 지금 바로 받으면 되지!


음식 배달하면 바로 오잖아요? 상품도 이제 그 속도로 받아가요! 배송비? 사실 우리가 많이 들긴 하지만 고객님들은 좀 익숙해져야 하니까 우리가 대부분 내고 머 한 천 원 정도 내면 어떨까요? 많이 사시면 당연히 무배~!!

당연히 상품 종류가 적고, 가격이 다른데 비해 비싸겠지만! 내가 지금 당장 나가서 편의점에서 사는 가격보다는 조금 싼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비 오고 덥고 밤에 귀찮은데 그걸 그냥 가져다준 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배달음식 시키고 디저트로 먹을 과일! 과자, 아이스크림 사러 또 나가면 그게 무슨 배달이야 포장이랑 같지! 근데 이제는 진짜 다 배달시키면 되는 구만 좋다 좋아.


이것도 또 경쟁이 제대로 붙어서 요즘에는 모두가 여기 꽂혀 있는 상태. 이제는 안 밀린다는 기존 업체들의 강경대응! 옛날에는 그냥 어이가 없어서 두고 보다가 이 꼴이 났는데 이제는 새로운 거 나오면 우리도 

바로~~~~~~~~~~~~~ 할 거라고. 마트몰에 주문하면 당일 도착하긴 하지만 이게 또 시간대별로 도착시간이 나와서 움직이기 애매했는데 즉시 배달은 추적도 되고 시간 계산도 나름 되니까 좋다 이거지. 

매일경제. 20년 6.11 내일 오는 ‘로켓·샛별배송’? 30분 OK ‘온라인 편의점’! 발췌

그래서 결국 즉시 배송을 고객들이 알아 가고 있는 상황. 거 아시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알아가는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도 있고, 이미 사귀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거!


5. 그래서 이 배송 서비스 중에서 머가 좋나요?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좋은데 맨 위에 해시태그에 쓴 것처럼 포커스 할 서비스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좋은 서비스는 나에게 맞는 서비스. 우리 집, 내가 주문을 하는 곳에 가장 빨리 좋은 조건으로 가져다주는 데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당장 필요한 거 아니면 최저가로(해외 직구 포함) 사면되고 지금 필요한 건 즉시 배송이나 나가서 사 오면 되고. 각자 구매를 위한 우선순위가 있으니 그에 따라서 진행하며 됩니다. 

끝.


★세줄 요약.

1. 이것저것 경쟁하다가 배송 경쟁으로 큰판 벌어졌음

2. 로켓배송은 놓쳤지만 새벽배송, 즉시배송 못 잃어

3. 그래서 머가 짱 먹는지는 나만의 포커스가 없어서 몰라 각자 좋은 거 쓰도록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성의 드림


PS. 혹 재미있게 보셨다면 공유로 주변에 알려주십쇼 ^^*

작가의 이전글 진유연 뉴스픽 1시간 배송이 기준이되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