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지혜를 모으다

<핀드혼 산책 #_10>

by 지구별 여행자

<핀드혼 산책 #_10>



모두의

지혜를 모으다



하루 동안 ‘자연’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떠올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스마트폰, 건물, 자동차 같은 인공물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으며, 도시에는 나무보다 건물이, 풀보다 차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기후는 이상해지고,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넘쳐나는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에 대해 ‘퍼머컬처’는 부드럽지만 명확한 대답을 들려준다.

퍼머컬처는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자, 우리가 지구와 맺는 관계를 다시 설계해보자는 초대장이기도 하다.




퍼머컬처(Permaculture)라는 단어는 ‘영속적인(permanent) + 농업(agriculture)’ 또는 ‘문화(culture)’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농사를 짓는 기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 전체를 포괄하는 철학으로 확장되어 사용된다.


그 핵심에는 세 가지 윤리가 있다.


하나, 지구를 돌본다

둘, 사람을 돌본다

셋, 남는 것을 나눈다


이러한 원칙은 특별하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이미 알고 있는 가치들이다.

다만 퍼머컬처는 이 가치를 실천 가능한 디자인의 원리로 구체화시킨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퍼머컬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계획보다, 지금 여기에서의 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 베란다에 작은 화분을 키우는 것

• 친구들과 물건을 나누고 오래 사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 자연을 관찰하고 그 흐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런 일들이 모두 퍼머컬처의 실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퍼머컬처는 단순한 환경 보호 운동이 아니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퍼머컬처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실천적인 답이기도 하다.




유럽의 핀드혼 공동체는 퍼머컬처의 원리를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식물과 대화하고, 땅의 흐름을 관찰하며,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들의 삶은 말한다.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지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




퍼머컬처는 관찰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게임의 맵을 분석하듯이, 우리 주변의 환경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일이다.


• 햇빛은 어디에서 들어오는가?

• 비가 오면 물은 어디로 흐르는가?

• 이 동네에는 무엇이 버려지고, 무엇이 부족한가?


이러한 관찰을 통해,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상상으로 이어진다.




퍼머컬처는 거대한 변화가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 중고책을 나누는 일

• 남은 도시락을 퇴비로 바꾸는 일

• 플라스틱 대신 천 가방을 사용하는 일


이런 작고 구체적인 실천이 쌓이면,

결국 ‘모두가 더 잘 사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


퍼머컬처는 어떤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많은 돈이나 넓은 땅이 있어야 가능한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힘”과 “관찰하고 연결하는 시선”이다.


•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는가?

• 나는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 나는 지구를 어떻게 돌보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생겨날 때,

우리는 지구와 다시 연결되는 감각을 회복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자연과 손을 맞잡고 함께 춤추는 듯한 감정이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기쁨, 그리고 책임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꼭 거대한 기술이나 복잡한 정책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구를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함께 살아가려는 상상력이다.



퍼머컬처는 바로 그런 삶으로 향하는 안내서이다.

지구와 공존하는 삶,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길.



그 길 위에 여러분도 함께 서 볼 수 있다.

지금, 여기에서.




퍼머컬처는 하나의 ‘디자인 툴’로 보는 협소한 이해를 넘어, 존재 방식의 변화, 세계와의 관계 회복, 인간 의식의 진화까지 포함한 영적 실천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크레이그 깁슨(Craig Gibsone)과 얀 마틴 뱅(Jan Martin Bang)은 <퍼머컬처: 영성적 접근(Permaculture: A Spiritual Approach>은 정의와 윤리, 영성과 통합, 자연과의 공동창조, 세계관 전환, 관찰과 성찰, 지역적 실천, 전통 지혜와 윤리 등을 다루면서 각 구성마다 퍼머컬처의 의미를 언급했다.


퍼머컬처는 ‘사람 돌봄(People Care), 지구 돌봄(Earth Care), 공정한 나눔(Fair Share)’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가 놓여 있으며, 이 윤리는 디자인과 공동창조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천의 기준이 된다고 저자는 전한다.


윤리적 토대 위에서 형성된 실천은 ‘지역 기반 실천(Local Practice)’으로 구체화되며, 이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동체적 실천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는 오랜 세월 축적된 ‘전통지혜(Traditional Wisdom)’가 통합되어, 현대와 전통, 인간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를 이루는 통합적 방식으로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면, 최종적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Sustainable Culture)’가 형성된다. 이는 영성과 자기 성찰에서 시작해 관찰, 디자인, 윤리, 지역 실천, 전통지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응축된 결과물로, 생태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형태를 지향하는 새로운 문화의 창조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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