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삽

-상상으로 자라나는 삽날-

by 임동현

이 삽날은 강화도 길상면에서 평생 농사를 지은 할머니가 나에게 준 선물이다.

매주 그녀는 자신의 색칠공부에 대해 내게 조언을 구했고, 어느 날 감사의 표시로 삽날을 내게 건넸다.

나는 그 낡은 삽에 길에서 주운 가지를 접합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다른 할머니의 초상화를 병치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이 두 사람은 지금 이 작업 속에서 공통된 어떤 시간성과 감정을 공유한다.

삽은 땅을 파는 도구였지만, 이제는 각자의 상상으로 이끄는 마음도구가 되었다. 기능은 멈췄지만 감정은 살아 있다. 나는 이 조형적 전환이 삶과 예술, 관계와 존재 사이의 경계에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