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차린 여행 전문 출판사 - ‘두사람’
아미가-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첫 번째
어려워져만 가는 출판시장에서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나름의 소신과 색깔을 지키며 좋은 책을 만드는 작고 예쁜 출판사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는 대형서점을 통한 홍보나 물량공세 마케팅을 통해 탄생하지만 작은 출판사는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습니다.
이러한 작은 출판사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들이 세상에 내놓은 멋진 책들이 좀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아미가에서 의미 있는 콜라보를 기획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부부가 차린 여행 전문 출판사 ‘두사람’입니다. 2018년, 완성도 높은 가이드북 시리즈를 내놓으며 가장 주목받는 신생 출판사로 출발했으나 코로나 판데믹으로 어려운 국면을 헤쳐나가고 있는 두사람출판사. 김준영, 김민희 공동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두 분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J: 저는 두사람 중에 한 사람을 맡고 있는 김준영(이하 J)입니다. 나머지 한 사람의 남편이고 두사람의 공동 대표입니다. 대학교 때 자전거 여행 후 개인 사진전을 계기로 한국여행신문에서 객원 기자를 시작했고, 졸업 후에 여행서 전문 출판사 '테라'에서 편집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안그라픽스', '덴스토리', '한빛라이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면서 계속 여행서를 만들었어요.
<이탈리아 데이><디스 이즈 뉴욕><서울 여행 코스 101><리얼 오사카> 등 가이드북 시리즈 론칭을 많이 했어요. 여행 책을 만들지만 '여행의 고수'는 아니어서 늘 여행자의 시선과 입장에서 책을 만드는 걸 장점으로 삼고 있어요. 여행 갈 때 여행 책이 꼭 필요한 여행자입니다.
M: 안녕하세요, 김민희(이하 M)입니다. 저 역시 두사람 중 한 사람이에요. 김준영 대표의 아내이기도 하고 두사람의 공동 대표입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에 어느 월간지 발행처에서 에디터로 인턴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후 줄곧 출판사에서만 일했어요. 작정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어쩌다 보니 쭉 편집자로 일해 왔을 뿐. 그림책, 어린이책, 청소년 책부터 일반 단행본까지, 꽤 다양한 분야에서 꽤 많은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경력이 잠시 단절되었어요. 아이의 돌 무렵 즈음, 전 직장 사수의 제안으로 아이가 잠든 틈에 야금야금 편집 일을 다시 시작했어요. 그리고 또 어쩌다 보니 J와 함께 출판사를 운영하게 되었네요.
‘두사람’이라는 출판사명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J: '두사람'이라는 이름에는 세 가지의 뜻이 있어요. 첫 번째는 여행의 동행, 또는 친구를 의미해요. 혼자 떠나는 여행도 있지만 누군가 함께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이 더 큰 거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또 가족일 수도 있고요. 여행 중에 만나게 되는 사람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희는 여행 책으로 여행자의 동행이 되고 싶은 의미예요. 그래서 저희 출판사의 캐치프레이즈가 'travel with us' 예요.
두 번째는 같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가치를 담고 싶었어요. 편집자, 작가, 디자이너, 마케터 등 모두가 함께 했을 때 여행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다른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여행 책은 각 역할에서 고민할 게 더 있는 거 같아요. 여행 작가는 취재와 집필 후에도 현지 사정 업데이트도 해야 해요. 여행서 디자이너는 수천 장의 사진 선별 작업과 지도 작업도 필수죠. 마케터는 수많은 여행서 시리즈 중에서도 돋보일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야 하죠. 편집자는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이 뭔지 알아야 하고 그걸 책에 녹여내야 해요. 또 저희 같은 경우는 여행 관련 업체와 제휴 및 광고도 맺고 있고요. 각자의 역할에서 전문가답게 일하고, 무엇보다 즐겁게 그리고 '함께'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세 번째는 M과 J 두사람이 하고 있어서인데 변수가 생겼어요. 바로 7살 딸 때문이에요.. 저희 딸이 책의 표지 작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고민 없이 직관적으로 예쁜 표지를 선택해주거든요. 그리고 코로나 전에는 작가 미팅에도 함께 했고요. 낢 홍보 이사 역할을 맡고 있어서 이름을 '세사람'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두사람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이 궁금해요.
J: 2018년 5월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26종을 출간했어요. 2018-2019년에 14종, 2020년에 12종으로 가이드북의 경우 개정판까지 포함한 종수입니다. 평균 한 달에 한 권 출간을 나름의 목표로 하고 있는데 편집자분들은 그게 힘든 일이라는 걸 아실 거예요.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표작은 <오! 마이 하와이><오! 마이 괌>입니다. 다양한 여행서를 내지만 주력은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오! 마이 하와이>는 저희가 가장 처음 낸 책이고, 하와이를 오아후와 이웃섬으로 나눠서 2권으로 낼 정도로 저자 분과 많은 노력을 기울인 책이에요. <오! 마이 괌>은 2019년 여행 분야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린 여행서이구요. '오! 마이' 시리즈는 바다가 있는 휴양지를 다루는 가이드북 시리즈로 이후 4권을 더 진행 중에 있어요.
M: 대표작이라기보다, 제 마음속 일 번인 책이 있는데요. 《알로하 파라다이스》입니다. 신기하게도 더 마음이 가고 애정을 쏟게 되는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것은 작가 선생님들과의 친분이나 인연하곤 전혀 상관이 없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끌림이에요. 원고를 아주 오랜 시간 마주 보고 또 보며 최선을 다해 보듬어 주었지요. 부제를 고민할 때나 뒤표지에 넣을 카피를 고를 때에도 즐거웠어요. 완성된 표지 디자인을 볼 때도 물론 설렜고요. 계획보다 출간 시기가 늦어져서 아마도 작가님은 내심 기다리셨을 텐데, 저는 해맑게 짝사랑을 좀 했었더랬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박성혜 작가님.
여행전문 출판사로 시작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J: 그동안 여행서를 만들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여행지마다 특징이 다른데 모두 '하나'의 시리즈로 묶는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하와이와 오사카의 교통편을 보면 오사카 여행의 경우 지하철이 위주라 환승 정보와 출구까지 소개를 해요. 하지만 하와이는 렌터카가 위주라 주소만 필요하죠. 그리고 독자들이 보고 싶은 것도, 느끼고 싶은 것도 달라요. 하와이는 바다 등 천혜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오사카는 다양한 볼거리와 풍부한 먹거리 경험을 더 선호하죠. 그래서 여행자들이 보고 싶은 여행지의 매력을 더 잘 보여주는 여행 책을 만들고 싶었고 저희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어요. 그나마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우선 시작했던 이유도 크지만요.
M: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책을 만들어 온 저와 달리 J는 여행책이라는 한 우물만 파던 편집자예요. 창업할 당시 저는 난생처음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며 매일같이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는데요. 그때 J는 한창 일에 대한 성취욕이 고조되었던 시기 같아요. 편집자로서 기획자로서 에너지는 점점 커지는데 직장이라는 곳이 그 열정을 모두 받아 주기만 하는 건 또 아니잖아요. 그렇게 못다 푼 열망이 J 안에 계속 쌓였던 모양이에요. 또 저 혼자 육아와 씨름하는 것과는 별개로, J는 J대로 육아라는 일생일대의 경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소외감에 시달리더라고요. 공감할 수 있었어요. 누군가의 지시로부터 비롯되는 일 말고 오로지 본인이 해내고 싶은 일이 있고 자기의 삶을 아이의 성장과 포개고 싶은 그 마음을요. 그렇게 J의 퇴사와 창업을 지지하고 함께하자 마음먹으면서도 한편으론 ‘그래, 어디 한번 같이 죽어보자’라는 생각도 좀 했지요, 하하. 그래도 정말 끝장이 나면 안 되니까, 일단 J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책부터 시작하자고 한 거예요. 저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어 왔으니 ‘여행책마저’ 만들고 말겠다는 각오가 있었고요.
두사람 책의 타깃 독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J: 두사람의 책을 만들다 문득 '내가 왜 굳이 여행 책을 만들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어요. 십 년 넘게 여행 책을 만들면서도 처음 한 질문이었죠. 어쩌면 매너리즘에 빠졌던 거 같기도 해요.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여행을 아는 것 같았고, 거기에 따라 어떻게 책을 만들면 될지도 알 것 같았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여행'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어요.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죠. 그래서 잠정 결론을 내렸어요. 여행이 주는 설렘과 행복이 제가 여행 책을 만드는 이유라고요. 저희의 타깃 독자는 저처럼 '여행'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람들 아닐까 해요.
M: 일상을 살면서 아무 때나 불현듯 여행을 떠올리는 이라면 누구나. 요즘은 실제로 여행을 앞두고 계획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하겠지요. 그보다는 지난 여행을 추억하거나 언제가 될지 여전히 미지수지만 다시금 떠날 여행을 그려보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떠나도, 떠나지 않아도 여행은 충분히 매력적인 행위 같아요. 낯선 곳에서 오감을 모두 활용해 무언가를 경험하는 일은 참 실용적이고 효용적인 체득을 선사하지요. 동시에 여행은, 지금 있는 자리에서 꿈꾸고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해 줘요. 몸소 경험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자기만의 감상과 깨달음이 있다는 게 여행과 독서의 공통점 같아요. 여행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두사람의 책과도 분명 사랑에 빠질 거예요. 그런데 여행에 별 관심이 없던 독자라도 두사람의 책은 흥미로울 거예요.
출판사를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J: 두사람을 시작하면서 M과 세운 목표가 있어요. 저희가 만드는 여행 책을 들고 해당 여행지로 여행을 가는 거였죠. 딸과 함께요. 그렇게 해서 가장 처음 간 곳이 하와이였어요.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진짜 여행자의 입장에서 <오! 마이 하와이>를 열심히 읽었어요. "여행도 안 가보고 어떻게 여행 책을 만드냐"고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좋은 작가를 만나면 가능하죠. 전 편집자니까요. 어쨌든 그때 비행기 안에서 느낀 심정은 '책에 정보가 참 많구나. 이걸 내가 어떻게 만들었지?' 였어요. 순간 책을 만들던 과정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죠. 그리고 하와이에서 저희 책을 들고 여행 온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편집자로 가장 큰 기쁨은 자신이 만든 책을 읽는 독자를 만날 때가 아닐까 싶어요. 그것도 여행지에서 독자를 만나면 더 특별하죠. 그래서 여행지에서 만난 독자분들께는 여행 후에 연락을 하고 책 선물도 보내드리곤 해요.
M: 책을 통해 제가 속한 세계 너머에 있는 분들과 접점을 갖고 만나게 되는 일이 늘 특별해요. 첫 가이드북이 나오고 그 책을 들고서 현지로 저희 가족이 여행을 떠났어요. 그런데 정말 저희 책을 직접 사 들고 온 분들이 꽤 많은 거예요. 저희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연배의 부부부터 가족 여행자들까지요. 정말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어떤 분들이 우리 책을 읽을까, 늘 궁금하고 뵙고 싶고 그렇거든요. 먼 곳에서 말 그대로 ‘찐독자’를 영접하니 감회가 남달랐던 거예요. 정말 성실하게 책을 만들어야지 또 한 번 단단하게 마음을 다져 보았지요.
여행이 주는 설렘과 행복이
제가 여행 책을 만드는 이유라고요.
저희의 타깃 독자는 저처럼
'여행'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람들 아닐까 해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여행이 중단된 상황에서 여러모로 타격을 많이 입으셨을 것 같아요. 2020년을 돌아보신다면?
J: 2020년을 돌아보자면 통째로 도둑맞은 해였어요. 여행 출판사는 여행 업계 중에서도 가장 하단에 속해요. 여행을 가려면 항공권도 발권하고 여행사도 통해야 하고 캐리어도 사야 하지만 여행서는 마지막 선택 사항이거든요. 그래도 여행 경기가 좋을 때는 여행자가 많기 때문에 여행 책을 구입하는 독자도 그만큼 존재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타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어요. 재작년 9월과 지난 9월 매출을 비교했을 때 마이너스 96% 이었어요.
저희 저자분들 중에는 여행사를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으셨죠. 전업 여행 작가님들의 경우도 책 출간이 무기한 연기되고 기존에 하던 여행 관련 일들도 끊겨서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가 많아요. 서로가 힘든 걸 알기 때문에 안부 연락 조차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최근에야 그간의 안부도 전하고 2021년에는 꼭 책을 출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나눴어요.
M: 출간한 책의 판매치에만 방점을 찍고 일했다면 분명 큰 타격을 받았을 거예요. J와 제가 평소 성향이나 일하는 방식이 굉장히 다른 편인데요. J는 실제 판매량이나 수익을 늘 염두에 두려는 것 같고요(그래서 아마 올해 J는 아주아주 많이 마음고생을 했을 거예요). J가 현실 걱정 역할을 담당하니까, 되도록 저는 다른 부분에 성취의 기쁨을 두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요. 가령 ‘이 책엔 조금 과감한 부제를 붙여 보자’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그걸 부지런히 시도하고 적절한 결과가 나왔다면 그만인 식이죠. 매번 느낀 작고 사소한 성취가 지난 2020년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적습니다만, 휘청거리지 않았단 말 또한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그 팬데믹 덕분에 버티고 선 다리에 조금 더 힘을 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이야기할게요. 곧고 굳게 서서 올해를 시작해 보겠다고요.
이 국면을 타개할 만한 계획이나 바람이 있으신가요?
J: 여행이 불가능해지고 여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여행서 판매는 크게 줄었어요. 오프라인 서점에서 여행서 매대는 줄어들고, 온라인 서점에서도 여행 분야가 타 분야로 통합되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출판사이기 때문에 침체된 여행서 시장 안에서 크게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그럼에도 여행과 관련된 일들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동안 만들었던 책에 수록되었던 사진들로 여행 일력을 만들기도 했고, 미루고 미루던 출판사 SNS 계정도 만들었어요. 저희 여행서를 구입하면 선물 포장과 감사 카드를 무료로 보내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그동안 미뤘던 여행 책을 내는 것도 계획이지만 새로운 여행 콘텐츠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어요. 힘든 국면을 타개할 계획이라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달라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여행 시장은 크게 달라질 거예요. 어떤 분들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동안 여행하지 못한 수요가 폭발할 거라고 하지만 여행 업계에서는 그렇게 낙관적으로만은 보지 않아요. 코로나 이전처럼 여행은 불가능할 거고 그렇다면 저희도 변화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에요.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하던 사람이 모여서 여행자를 만날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 보려고 해요. 여행 업계와도 상생하는 방향으로요.
M: 전혀 다른 방식의 전개로 새로운 국면을 불러올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보다는 제가 최근 가장 관심 있는 분야와 하고 싶은 이야깃거리를 조금씩 풀어내는 한 해로 삼고 싶어요. 여성, 어린이, 가족, 계층 문제에 아주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고요. 이러한 주제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들을 만나 두사람의 세계를 더욱 확장하고 싶습니다.
휘청거리지 않았단 말 또한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그 팬데믹 덕분에 버티고 선 다리에
조금 더 힘을 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이야기할게요.
곧고 굳게 서서 올해를 시작해 보겠다고요.
어려움 속에서도 내가 책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J: 코로나가 국내에도 확산되고 여행 수요가 줄어들었을 때는 몇 달이면 다시 정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스나 메르스 수준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은 더욱 나빠졌죠. 작년 2월에 여행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는 선배를 만난 적이 있는데 본인들은 다시 여행 책을 만들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당시 여행책을 만들지 않는 것이 정답이었어요.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죠. 그동안 우리가 여행을 통해서 얼마나 행복했었고 또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었는지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죠. 늘 여행할 수 있을 때는 몰랐는데 아주 늦게 알게 된 거죠.
여행 책을 통해 행복했던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년 3월부터 여행 작가들과 함께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라는 책을 시작했어요. 제목 한 줄에서 시작된 기획이었고 제목 안에 모두의 바람이 담겨 있었죠. 작업을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편집자인 동시에 독자로서 작가분들의 글을 통해 여행을 다시 꿈꿀 수 있게 되었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책 편집자로 살고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봐요.
M: 제가 처음 출판사에 입사했을 때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들은 말이 있어요. “역대급 침체기를 맞은 출판 시장, 단군 이래 활황인 적이 없는 출판 시장.” 대략 이런 우울한 뉘앙스의 관용어구인데요, 이쯤 되면 그냥 출판 일 자체가 고난의 길이라는 뜻일까요. 정말 그래서인지, 비단 올해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제게 편집이나 출간이 마냥 쉽고 편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꽤 오래 한 일인데 만들 때마다 어렵고 고민하고, 참 녹록지가 않네요. 능력 좋은 고수 편집자 분들의 소식을 접할 땐 완전히 쪼그라들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놓지 않은 걸 보면 일단 책 만드는 어려움을 결국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또 한 권 한 권 같이 만들어 내는 분들과 그 책장을 넘길 분들을 떠올리면 뭐랄까, 은혜를 갚아야 할 것만 같아요. 잘 지어서 그 마음에 깃들어야지, 하고요. 그래서 오늘도 이 야심한 시각,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J :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수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예전 여행 기억이 나기도 하고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그려지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잠시나마 행복해져요. 저희가 책을 만들며 행복한 것처럼 독자분들도 저희 책을 읽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고, 소중한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여행 책을 만들고자 늘 노력해요. 그게 저희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기도 하거든요.
M: 잘 모르는 작가의 책 한 권을 사 보고, 책장을 휘리릭 넘겨 보고, 끝까지 읽지 못해도 머리맡에 책을 쌓아 두고. 하는 무심하고도 꽤 즐거운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 귀한 순간에 머물 책을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두사람출판사의 책들
《오! 마이 괌》양슬아 외 1명
"2019년 여행 분야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린 여행서이구요. '오! 마이' 시리즈는 바다가 있는 휴양지를 다루는 가이드북 시리즈로 이후 4권을 더 진행 중에 있어요. " 김준영 대표
《알로하 파라다이스》박성혜 저
"신기하게도 더 마음이 가고 애정을 쏟게 되는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것은 작가 선생님들과의 친분이나 인연하곤 전혀 상관이 없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끌림이에요. " 김민희 대표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김나영 외 9명
"제목 한 줄에서 시작된 기획이었고 제목 안에 모두의 바람이 담겨 있었죠. 작업을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편집자인 동시에 독자로서 작가분들의 글을 통해 여행을 다시 꿈꿀 수 있게 되었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책 편집자로 살고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봐요." 김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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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설렘과 즐거움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책, 박성혜 작가의 #여행에세이, <알로하 파라다이스>의 리뷰어를 모집합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멋진 하와이 사진들과 두근거리는 설렘이 깃든 글을 선물 받으실 수 있어요. 즐겁게 읽으시고 의미 있는 리뷰글로 두사람출판사가 계속 좋은 책을 낼 수 있게 응원해 주실 분들에게 <알로하 파라다이스> 책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