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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난의 서재 Nov 01. 202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글쓰기를 통해 얻은 용기

 어느 글에서 본 아나이스 닌의 말처럼, 우리 삶에는 언젠가 꽃봉오리 안에 갇혀 있는 것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오히려 그 안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날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다.


 나는 어릴 때부터 완벽주의 성향이 강했다. 이런 성향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게는 장애가 있는 동생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엄마는 나에게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엄마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분이었고, 그 기대와 성향이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나는 무엇을 하든지 완벽하게 해내야만 엄마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학교에서의 과제나 시험, 심지어 친구들과의 약속조차도 항상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성향이 글쓰기로 이어지면서 점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혹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부족한 사람이란 걸 들키게 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나를 자꾸만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자주 글쓰기 자체를 피하게 되었다.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좀 더 완벽해지면 시작해야지’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말이다.


 이렇게 글쓰기를 미루다 보니, 점점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만 갔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글쓰기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작은 도피처 안에 갇혀 있는 나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완벽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졌고, 그 두려움이 나를 점점 더 움츠러들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쓰기 모임에서 한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 그냥 쓰고 나서 수정하면 돼. 우리 다 부족한데, 그래도 쓰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날 집에 돌아와 처음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았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의 글쓰기는 변해갔다. 더 이상 부족한 부분을 감추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부족함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을 쓰며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을 조금씩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글을 쓸 때마다 엄마의 기대와 나의 완벽주의가 고개를 들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의 글쓰기가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도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나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는 경험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언젠가 그 모든 경험들이 모여 활짝 피어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펜을 든다. 비록 그 도전이 때로는 두렵고, 고통스럽게 느껴질지라도, 나는 그 고통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가기로 한다.


 이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글을 쓰며, 그 글들이 나를 더 자유롭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간다. 글쓰기를 통해 완벽함 대신 용기를 선택하는 나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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