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좋은 엄마였을까
잠든 집 안을 보니 오늘 하루가 스쳐간다
아침, 대학교 과제에 치인 딸에게
"네가 선택한 길이니까 책임져"라며
차갑게 돌아선 것 사실은 걱정되어서였는데
오후, 중3 아들의 성적표를 보고
"이래서 어떻게 고등학교 가니" 다그쳤을 때
굳게 다문 그 입 "나도 힘들어, 엄마"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데
저녁, 늦게 들어온 딸과 말다툼 "엄마는 내 인생에 참견만 해"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린 후 남은 건 어색한 침묵뿐
하지만 딸이 감기 걸렸을 때 죽 끓여준 것도 나고
아들 학원비 마련하려 야근한 것도 나고
둘 다 잠든 후 빨래를 개며 "잘 자라고 있겠지"라고
중얼거린 것도 나야
이제 내 품에 안기지도 않고 내 말을 듣지도 않지만 여전히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스무 살 딸아, 너의 독립을 응원하면서도 때론 어린 시절 네가 그리워 중3 아들아,
너의 방황을 이해하면서도 가끔은 답답해서 소리치게 돼
좋은 엄마의 정의가 뭘까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 모르겠어
그래도 멀리서라도 지켜보고 있다는 것
언제든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할까
내일은 조금 더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