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먹고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지프의 바위와 외식업의 하루 — 반복과 반응 사이에서

by Concept Varia

외식업을 하면서 내가 꼭 지키려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매장 문을 연 뒤에는, 웬만해서는 손님을 직접 접객하려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했었을 때,

검진을 받아야 하는 날,

그리고 벤치마킹을 위해서 자리를 비웠던 때를 빼면 그 약속을 스스로에게 어긴 적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너셰프가 아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손님 앞에 서서 눈빛을 보고, 말보다 먼저 움직이고, 부르기 전에 다가가는 일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더 나아가 카운터에서 계산할 때,

오랜만에 오신 손님을 기억하고 반가움을 표현하거나,

사소하지만 개인의 일상으로 인사를 나누는 것.

이런 고객과의 교류 속에서 나는 진정한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요즘은 그 믿음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오피스 상권의 특성상, 점심시간 2시간 이내에 집중되는 손님들.

11시부터 손님이 밀려들고, 테이블을 닦고 다시 세팅하고, 웨이팅 손님이 겹치면 정신이 없다.

자리를 안내하고 치우는 사이, 인사를 건넬 타이밍도 놓친다.

물론 핑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다. 정말 그럴 틈이 없다.


'오늘도': 철학이 된 세 글자


철원의 한 식당 사장님은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이렇게 인사한다고 한다.


“오늘도 먹고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엔 웃음이 났다.

조금 오버하신다 싶기도 했다.

그 사장님은 원래도 유쾌하고 위트 있게 손님을 맞는 분으로 유명하다는데, 그 인사 속에서 어쩐지 진심이 느껴졌다.

밤이 되자 그 말이 다시 떠올랐고, 생각이 생각을 만들었다.


‘오늘도.’ 단 세 글자지만,

그 말이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그것은 감사를 반복하는 사람의 철학이며, 지루한 루틴 속에서도 하루를 다시 사랑하려는 태도였다.

‘오늘도’라는 말은 철학이다.

고객의 방문이 단순한 매출이 아니라,

오늘도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임을 인식하는 선언이다.

어제와 같은 하루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의지를 담은 인사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선택이다.


까뮈의 시지프: 반복의 형벌을 넘어선 선택된 삶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인생은 본질적으로 부조리하다”고 말한다.

세상은 논리와 질서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무의미한 반복의 연속에 가깝다.

시지프는 그 상징이다.

신의 벌을 받아, 산 아래로 굴러떨어진 바위를 다시 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영원히 반복하는 인간.

그러나 카뮈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한다.

“이 바위를 다시 굴리기 위해 산을 내려오는 시지프를 우리는 행복한 인간이라 보아야 한다.”

그 말의 진짜 의미는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삶의 무의미를 인식하면서도, 그 반복을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 인간은 삶의 주인이 된다.’

신화의 시지프가 아니라,

"까뮈의 시지프"가

끝없이 바위를 굴리면서도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선택된 반복으로,

형벌 속에서도 삶을 긍정한 인간인 것처럼,

그 고통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은 것처럼,

'오늘도’라는 말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힘을 만든다.


나의 외식업, 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다


나는 지금의 내 일을 떠올렸다.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동이,

매일같이 밀어 올려야 하는 바위이고,

나는 그 바위를 자발적으로 다시 밀어올리는 사람이고 싶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의 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혼밥 손님이 바쁜 피크타임에 올 때,

2인 손님이 4인 테이블에 앉아 오래 머물고,

손님들이 기본 메뉴 하나만 주문할 때, 속으로 투덜댄다.

‘아… 세 명을 더 받을 수 있었는데.’

‘하필 이 바쁜 시간에 혼밥이라니.’

그런 내가 그 말을 떠올렸다.


“오늘도 먹고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계산기를 내려놓았다.

이 일이 다시 고맙게 느껴졌다.

내가 서 있는 자리, 매일같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 이 하루가,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선택된 반복이라는 것을 다시 떠올렸다.

까뮈의 시지프는 형벌 속에서도 삶을 긍정한 인간이었다.

나는 외식업이라는 일상 속에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하며 다시 인사하는 사람이고 싶다.


외식업은 반복이 아니라 반응이다


많은 이들이 외식업을 반복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메뉴, 같은 시간, 같은 방식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니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외식업은 반복이 아니라, 반응의 일이다.

손님은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같은 시간에 온다 해도 그날의 기분은 다르고,

같은 메뉴를 시킨다 해도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

같은 말에도 어조가 다르고,

같은 테이블에도 앉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외식업은 반복되는 일이 아니라,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상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반응을 찾아내는 일이다.

반응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인다.

허겁지겁 테이블을 치우고, 정해진 대사만 읊고, 시계를 보며 다음 손님을 계산하기 시작하면, 그 미묘한 변화를 읽어낼 수 없다.


'오늘도'의 반응으로 삶을 채우다


‘오늘도 먹고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한 문장을 다시 생각해본다,

아마도 고객을 향한 반응과 의식이 녹아 있기 때문이리라.

오늘의 매출이 아닌, 오늘의 인연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리라.

외식업은 반복의 기술이 아니라 반응의 태도이다.

그 반응의 태도 안에 철학이 있고,

그 철학을 '오늘도'라는 단어 하나에 담을 수 있다면,

나의 하루는 더 이상 허무하지 않을 것이다.

매일매일 새롭게 찾아오는 고객의 얼굴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선택한 길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길 위에서, 다시 생각한다.


“오늘도 먹고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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