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Junny Column

AI표기 의무에 따른 브랜드의 선택

생성형AI 표기 의무에 우리 브랜드는 원칙이 있을까

by Jacklin Ahn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 일명 ‘AI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2026년 1월 22일 시행된다. 이 법의 방향은 단순하다. AI를 키우되, 사람의 안전과 기본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은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믿고 쓰는 AI’로 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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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에서 패션업계는 생성 컨텐츠의 ‘AI 표기 의무화’에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AI를 활용해 만든 피드, 영상, 화보, 모델 등 모든 컨텐츠에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임을 고객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별 브랜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어떻게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낼 것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선택지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HM-x-AI-Image-1-819x1024.jpg [source: hmgroup News 'Digital Twin']

첫째는 생성형 AI 컨텐츠를 적극 생산하고 ‘AI 생성’ 표기를 브랜드의 진보성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미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AI를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창의 프로세스의 확장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트윈'이란 이름 하에 디지털 복제 모델 30명을 만들어 SNS와 마케팅에 활용했던 H&M은 “우리는 생성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여 창의성을 증폭시키고 우리 방식을 재구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전략에서 관건은 ‘AI 표기’가 곧 ‘가짜’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있다. 우선 많은 AI 에이전트를 통해 실사를 능가하는 완성도의 생성형 설계에 공을 들이고 내부화해야 한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AI 표기’로 인해 자칫 고객들이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수십, 수백 개의 프롬프트와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통해 완성되었음을 보여주면서 소비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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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122_180603183.png [Source : Dove Home / Real Beauty Pledge , keep beauty real campaign]

둘째는 AI를 철저히 배제하고 100% 사람의 손길로 구현하는 ‘Anti-AI’ 전략이다. 예를 들어 AI가 실사급 이미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촬영은 희소해진다. 이 전략은 특히 헤리티지, 장인, 핸드메이드, 진정성을 지향하는 브랜드에서 특히 설득력을 갖는다. 리얼 뷰티 캠페인을 20년 이상 지속해 온 도브(Dove)는 '인공지능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한다. 광고에서 진정한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AI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보정 없는 진짜 몸(No Retouching)'을 주장하는 에어리(Aerie), 실제 빛의 화학적 반응을 통한, 단 하나의 사진으로 아날로그 가치를 주장하는 폴라로이드(Polaroid)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단순히 “우리는 AI를 안 씁니다”라는 선언만으로는 부족하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AI를 쓰지 않는가”라는 가치가 제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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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인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아이디어 발상이나 키비주얼 시안, 배경 등 일부를 AI로 만들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규정한 컬러, 톤앤무드, 앵글, 모델 연출, 최종 편집은 사람의 창작 개입으로 완성하는 형태다. 실무에서 많은 브랜드가 이 방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작업 이력 관리다. 프롬프트, 선택 과정, 편집 단계, 합성 파일, 리터칭 로그 등 사람이 어떤 창작적 결정을 했는지 기록을 남겨두게 되면 AI에 완전 의존했다는 오해나 해당 컨텐츠 크리에이티브 저작권과 관련한 분쟁 소지에 대응할 수 있다. 동시에 결과물에 AI가 포함됐다면 ‘AI 생성 포함’, ‘AI 협업’처럼 오해를 줄이는 표현으로 표시 체계를 마련하는 편이 낫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점은 표시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투명성의 문제이지만, 저작권은 창작 브랜드의 권리 보호 문제다. 표기했다고 해서 저작권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저작권을 주장한다고 해서 표기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 하이브리드 방식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다.


처음으로 적용되는 AI기본법 도입에 영향력이 적을 것 같았던 패션업계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 생기게 된다. 어떤 브랜드는 AI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진정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되고, 핸드메이드적인 헤리티지를 추구하기에 과감히 '안티 AI'를 실행하면서 브랜드 경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비용과 속도의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는 브랜드는 실시간 호흡과 인간이 생각지 못했던 비주얼을 통해 브랜드 감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다만 생성형 AI가 넘쳐나면서 엄청난 고객 피로감은 금방 현실이 되고 이전에 사랑받았던 컨텐츠로의 회귀 요구도 염두에 둬야 한다. AI와 재래식을 둘 다 취하게 될 경우 미리 우리 브랜드만의 자산 확보하는 노력도 갖춰야 한다.

KakaoTalk_20260122_180328155.png [Source : Aeri Home]
무심히 보았던 ‘AI 기본법’에는 우리 브랜드의 생각을 모처럼 경험시킬 수 있는 기회가 담겨져 있다.


[Source : Apparel News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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