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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열차 Nov 17. 2024

경남 거제, 지심도

마음을 열어 진정한 섬의 소리를 듣는다.

고요하다. 아름답다.

지극히 단순하지만 달리 표현할 것도 없다.

딱 그대로 인 것이다.

지심도는 거제시 일운면의 작은 섬이다.

80년 전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점령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국방부가 군사시설로 오랜 시간을 관리하였기에 

거제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6월 거제시가 국방부로부터 소유권을 

반환받아 현재는 거제시가 관리하고 있다.

거제 팔경, 

이제 지심도는 시즌이면 하루 1,000여 명의 관광객들을

받아들이는 절대 고요하지 않은 섬으로 탈바꿈하였다.



지심도를 가기 위해서는 거제시 장승포항과 지세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장승포항에서는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서 특히 봄이 되면 관광객이 많다.

그러다 보니 20 가구 정도의 섬 주민들은 장승포에 집을 두고 시즌이면

섬에 들어가 민박을 운영하였다 한다.

현재는 거제시 소유가 되었으니 주민들의 여건도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본모습이 마음 '심'자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작은 섬이긴 하지만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울창한 숲이 대단하다.

동백섬이라고도 부를 정도로 섬 전체가 오래된 동백나무로 뒤덮여 있다.

뿐만 아니라 소나무, 후박나무, 거제 풍란 등 37종의 다양한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

지심도의 둘레길은  떨어진 동백꽃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하늘을 가릴 듯 짙은 숲 속의 길, 그 길을 걷는 여행자의 마음도 붉게 물들 것이다.

통상, 12월에서 4월 하순까지 꽃잎이 떨어진다고 하니 섬은 가히 동백꽃 세상이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숲 속의 넓은 공터에 폐교 하나를 만나게 된다.

일운초등학교 지신분교장이었던 학교는 8평짜리 교실 한 동이 전부다.

운동장을 대신하였을 같은 공터에는  고요함이 묻어있다. 

꽃잎에 취하나 했더니 어느 순간 대죽로에 갇혀버리고 그 고요함 속에 빠져든다.

옅은 바람에 대나무 잎들이 사각거리고 속삭임에 오감이 반응을 한다.

대나무를 올려다보고, 자연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긴장과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섬의 평화로움과 고요함에 흡수되기 시작한다.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섬의 끝자락에서 탁 트인 바다가 반겨준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이 안 가는  짙푸름.

천혜의 해식애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선들이 여행자의 마음을 훔친다.

그래서인가 지심도에는 원주민보다는 외지인들이 더 많이 사는 것일까?

여행이나 낚시를 왔다가 섬에 빠져들고, 하물며 일본에서 여행을 왔다가 주저앉은 

일본인 부부도 섬 주민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기는,

마음을 열어야 보이는 동백의 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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