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by 검은빛

< 가을밤 >


어스름 달빛 아래

창백한 얼굴 빼꼼 내민 풀잎들 사이로

저마다 한 가락 하겠노라

목청을 높이는 풀벌레 소리에

가을밤은 짙어간다


외로운 공원 가로등 아래

텅 빈 벤치 위로 일찍 떨어진 낙엽 사이로

더위는 지구 남반구로 쫓아 보냈노라

큰소리치는 추위 선발대에

가을밤은 식어가고

겨울밤이 기지개를 켠다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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