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책임

by 검은빛

< 누구의 책임? >

좀 올드한 얘기지만...

1990년대에 이십 대 중후반이었던 올드맨들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서른을 향해 달려가는 당시 세대는 이 곡을 부르며 그야말로 '파릇파릇'한 이십 대가 지나감을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그 결은 다르지만, 이곳 야탑은 "또 한 명 멀어져 간다. 함께해 나갈 멤버인 줄 알았는데"의 상황이다. 어제는 기존 <연계팀>의 유이한 멤버 '송OO 차장'이 떠나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의 열정과 4층의 빵시기를 <여러 관점에서 '압도(^^)'했다는 사실>만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와 동시에 'O궁 부장' 후임으로 지난주에 와서 인수인계를 받았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무명(?)의 용사... 아니 멤버(이하 무명)도 퇴출되어 떠나갔다. 퇴출된 그는 오자마자 자신의 의자에 '거의 눕는 자세'로 마우스를 까딱까딱거리고 있어 마치 열 달 전 'O태O(이하 태)'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태' 차장도 등장과 함께 '부른 배'를 감당하기 어려워서였던지 '거의 눕는 자세'로 분석/설계를 진행해 갔다. '태'는 오래지 않아 <재야의 고수>로 스스로를 입증하며 '눕는 자세'가 아니라 그냥 드러누워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갔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퇴출'되어 떠나간 '무명'에게는 '태'처럼 '자신을 입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내 옆옆자리였지만, 그가 '열받은 심정'으로 떠나갔을 상황을 나는 인지하지 못했다. 조금 지난 다음에 보니 떠나갔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온 메일들을 삭제해 버린 후. '태' 때는 이제 막 분석을 대충 마치고 설계를 들어가려는 시점이었고, '무명'이 온 시기는 분석, 설계, 개발을 진행하다가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니 '무명'으로서는 불운한 시점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계속 남았다면 '태'와 같이 본인의 능력을 입증하며 '눕건 서건 용서되는 지위'를 확보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난주에는 'O윤O(이하 윤) 부장', 'O궁 부장'이 떠나갔다. 마치 난파선에는 침몰 직전에 얼른 내리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몸소 알려주듯이. 같은 주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빵시기'의 '나와바리'인 '사법정보 공유센터' OO석 과장(이하 석)'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갔다. 두꺼운 뿔테 안경에 살짝 구부정한 어깨를 하고 첫 등장 때부터 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지, 아무에게나 주절주절 '킥스가 어떻고 모코엠시스가 어떻고'를 늘어놓던 그. 오죽하면 인수인계를 진행하던 '태'는 <내 말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지말을 하고 있다>고 투덜대기도 했다.


업무를 더 맡으라며 '관둘래 맡을래'를 시전 하던 빨대는

"OO석 그 친구는 장애가 있어"하고 개인정보를 내게 흘렸었다. 어떤 장애가 있다는 건지 묻지도 추가 설명을 하지도 않았지만, 그간 보아온 외관상 모습과 행태를 보며 유추하자면 "지적 발달"쪽이 아닌가 추정해 볼 수가 있었다. 물론 그런 분야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천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기는 하다. 영화에서처럼.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상황은 '영화에서처럼'이거나 '천 혹은 만의 하나'에 불과할 정도의 경우일 뿐일 것이다. 그런 것을 알고도 혹은 예상하고도 빨대는 그를 뽑았다. 차근차근 진행할 수 없는 긴박한 시점에.


또 그 앞주에는 'OO욱 차장(이하 욱)'의 후임으로 왔다가 혼자 고군분투, 동분서주했을 '정OO 차장(이하 정)'도 반반치킨처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나갔다. 월말까지 하고 그만두겠다는 사직의사의 반, 이번 주에 인수인계하고 나가라는 퇴출지시 반 해서 반반치킨 상황. 아마 '욱'에게 인수받은 만만치 않은 기록뷰어의 여러 건들을 '정'은 수면 위로 끌어올려 성과를 내려고 발버둥 쳤을 것이다. 하지만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거의 직전에 혹은 조금만 더 가면 가시권에 들어올 상황에 그만두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 그가 '놀고먹다가 떠난 개발자'가 아닐 것이라고 전제하고서.


소위 '0.7팀(한 팀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워서^^)' 정도로 피엠과 피엘 등 기존 수뇌부가 만들어 놓은 판을 깨고 들어와 그 여파로 떠나간 사람들.


아키

송......


부족한 줄 알면서 뽑고, 뽑아놓고는 어떤 지원이나 관리도 하지 않고는 실적만 요구하여 떠나거나 퇴출된(될) 사람들.


무명

무명

무명......


떠나간 자와 떠나갈 자에 대해서는 몇 시간이고 몇 페이지이고 떠들고 적어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의 '떠나간 원인' 혹은 '떠나간 책임'은 무엇 혹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다들 역량이 부족해서? 아니면 놀고먹다가 가려는 '먹튀'여서?


사실 꼭 이 야탑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어떤 문제'의 원인과 책임은 가장 '권한이 많은 자'에게 있기 마련이다. 지금에 와서 보면 '별 특별한 능력'이나 '치밀한 대안'도 없으면서 모두가 추정한 대로 그저 '빨대를 꽂'기 위해서 등장한 최고권한자 '빨대'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


뺏어 먹으러 왔던, 빨대를 꽂으러 왔건 무슨 이유건 간에 왔으면 치밀하고 정교하게 <인력선발과 관리 및 지원>을 했어야 했다. 방치되고 고립되어 있다가 스스로 탈출하거나 무능력하다며 퇴출시킬 것이 아니라. 도대체 누가 '무능력'한 걸까? 떠나간 자와 떠나가게 만든 자.

도대체 '누구의 책임'일까? 과연 '그'는 이런 '상황 인식'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오늘도 헛되이 하늘을 바라본다.


24년 11월 6일

야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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