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가격: 말과 이미지가 위험이 되는 사회

by 콩코드

표현의 '가성비' 소멸: 모든 말이 위험하다

​과거에는 표현의 자유가 주로 '정치적 탄압'으로부터의 보호를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표현은 '위험 비용'을 수반하며,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개인의 말 한마디, 이미지 한 장이 즉각적으로 직업 상실, 사회적 매장, 법적 분쟁 등 엄청난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맥락의 소멸과 증폭: 디지털 환경에서는 표현이 원래의 맥락(Context)에서 분리되어 유통됩니다. 사적인 공간에서 나눈 농담이나 과거의 미숙한 발언이 캡처되고, 가장 자극적인 형태로 증폭되어 공공의 재판대에 오릅니다. 표현의 의도와 파장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발생하며, '표현의 가성비'는 완전히 소멸합니다.

​영구적 기록과 소환: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기록은 모든 표현을 영구히 박제합니다. 한 번의 실수가 미래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디지털 전과'처럼 작용합니다. 이는 곧 개인에게 '절대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가 되라는 강박을 심어줍니다.


​표현의 권력화: 말은 무기가 된다

​말과 이미지는 더 이상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특정 집단을 공격하고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표현의 파급력이 커질수록, '누가 더 큰 스피커를 가졌는가'가 곧 권력이 됩니다.

​집단적 단죄: 소수 집단이나 개인을 향한 혐오 표현이나 비난은 집단적인 동조를 얻어 폭력적으로 실행됩니다. 이 집단적 표현은 단죄의 쾌감을 제공하며, 비판이나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사이버 린치' 형태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표현은 자유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통제 수단이 됩니다.

​감정의 상품화: 분노, 혐오, 조롱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담은 표현이 가장 높은 조회수와 트래픽을 얻습니다. 미디어는 이러한 표현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며 이익을 취합니다. 표현이 윤리적 성찰 대신 수익성에 의해 좌우되면서, 사회적 대화의 질은 급격히 저하됩니다.


​자기 검열의 딜레마와 침묵의 시대

​표현의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서, 개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자기 검열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사회를 침묵으로 몰아넣습니다.

​'착한 가면'의 강요: 비난받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한 생각이나 복잡한 감정 대신, '정치적으로 올바르거나', '대중적으로 안전한' 표현만을 선택합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대화는 획일화되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솔직하고 깊이 있는 논의는 사라집니다.

​창조성의 위축: 새로운 아이디어나 파격적인 시도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수반합니다. 표현의 위험 비용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실패나 비난이 보장된 새로운 시도 대신, 이미 검증되고 안전한 길만을 따릅니다. 이는 결국 사회 전체의 창조성과 다양성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말할 권리뿐만 아니라 '말을 해석하는 관용의 윤리'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표현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공론장을 만들려면, 단죄와 린치의 도구가 된 말과 이미지의 가격을 우리가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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