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통을 관계의 본질이자,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숭고한 행위로 여긴다. 더 많이 이야기하고, 경청할수록 갈등이 해소되고 진정한 연대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당신의 소통은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가 아니라, 갈등을 회피하기 위한 가장 세련된 방어 기제다.
우리는 상대방의 고통이나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을 때 소통이라는 행위 뒤로 숨는다. 말로써 문제를 해체하고 분석하며, 감정의 직접적인 충돌이나 고독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침묵이 가져올 고독과 진실의 무게를 견디는 대신, 무해한 언어의 교환 속에서 피상적인 안도감을 찾는다.
당신이 나누는 수많은 대화는, 사실 당신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침묵의 진실을 메우기 위한 잡음일 뿐이다. 진정한 이해는 소통이 멈춘 고독한 성찰의 순간에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