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화. 다정한 멍청이들의 지구 정복: 당신의 '착함'

은 사실 생존을 위한 '살인 병기'다

by 안녕 콩코드
점잖은 척하는 문장들은 다 걷어냈습니다. 독자의 뼈를 때리고, 심장을 뛰게 하며, 마지막엔 머릿속이 하얘지게 만드는 2,400자 분량의 '지적 마약'의 세계를 열어드리겠습니다.


​오프닝: "옆집 남자가 당신을 죽이지 않는 진짜 이유"

​자,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모두 인간을 믿지 않습니다. 뉴스에선 매일 같이 묻지마 범죄가 터져 나오고, 커뮤니티는 혐오로 불타오르죠. 당신도 엘리베이터에 낯선 사내와 단둘이 타면 본능적으로 긴장하지 않나요? 우리는 '성악설'이라는 안경을 쓰고 태어납니다. 홉스는 인생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 겁을 줬고, 다윈의 적자생존은 "강한 놈이 약한 놈 목을 따는 게 자연의 섭리"라고 가르쳤으니까요.


​그런데 잠깐, 여기서 아주 기묘하고 소름 끼치는 질문 하나를 던져보죠. 만약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생존의 법칙'이 통째로 사기라면 어떨까요? 실제로는 가장 잔인한 놈들이 아니라, 가장 '다정한 멍청이'들이 이 지구의 주인이었다면? 오늘 우리는 당신의 상식을 박살 낼 두 권의 책, 브라이언 헤어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를 들고 당신의 뇌 속으로 침투합니다. 준비하세요. 당신이 믿어온 인간의 '악함'이 얼마나 게으른 착각이었는지, 그 충격적인 실체를 폭로할 테니까요.


네안데르탈인은 왜 '아싸'로 살다 멸종했나?

​우리 조상 사피엔스가 라이벌 네안데르탈인을 이긴 비결이 '지능'이었다고요? 천만에요. 고고학자들이 무덤을 파보니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우리보다 컸고, 피지컬은 거의 캡틴 아메리카 수준이었습니다. 일대일로 붙으면 사피엔스는 뼈도 못 추리고 으스러졌을 겁니다. 심지어 그들도 도구를 썼고 예술을 즐겼죠. 그런데 왜 그들은 멸종하고, 우리처럼 나약한 존재들이 지구를 점령했을까요?


​브라이언 헤어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뒤통수가 얼얼한 정답을 내놓습니다.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건 똑똑해서가 아니라 '싹수가 노랗지 않아서'였습니다. 사피엔스는 처음 보는 낯선 이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소통하는 '지독한 친화력'을 가진 변종이었습니다.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자기 식구 아니면 일단 돌부터 던지고 보는 '고집불통 아싸'들이었죠.


​사피엔스는 다정함을 무기로 '집단 지성'이라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백 명, 천 명이 정보를 공유하며 거대한 군대를 만들 때, 네안데르탈인은 각자도생하다 고립되어 죽어갔습니다. 결국 진화는 '가장 강한 놈'이 아니라 '가장 잘 비비는(Friendly) 놈'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신이 지금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 옆에 앉아 태연히 폰을 만질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조상이 '지독하게 다정한 변태'였음을 증명하는 생물학적 증거입니다.



​'파리대왕'이라는 거대한 가스라이팅

​우리는 학창 시절 소설 『파리대왕』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무인도에 조난당한 소년들이 순식간에 야만인으로 변해 서로를 죽이는 그 끔찍한 이야기 말이죠. 하지만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휴먼카인드』에서 이 소설이 인류를 향한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일갈합니다.


​그는 실제 역사 속에서 소설과 똑같은 상황에 처했던 소년들을 추적했습니다. 1965년, 통가 출신의 여섯 소년이 무인도에 조난당했죠. 소설대로라면 피바람이 불었어야 했지만, 15개월 뒤 구조된 그들의 모습은 경이로웠습니다. 그들은 정원을 가꾸고, 친구의 부러진 다리를 고쳐주기 위해 교대로 불을 피웠으며, 갈등이 생기면 서로 떨어져 화를 식힌 뒤 대화로 풀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진짜' 감동 실화는 묻어두고, 허구의 '잔혹 동화'만 진리로 믿어왔을까요? 브레흐만은 권력자들이 우리를 가스라이팅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가만히 두면 서로 잡아먹는 괴물이야, 그러니까 강력한 공권력이 통제해야 해!"라는 공포 마케팅이죠. 우리가 서로를 불신할수록, 통제하는 자들의 권력은 공고해집니다. 하지만 진실은 단순합니다. 인간은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오지랖 넓은 천사'에 가깝습니다.


심층 분석: '다정함'이라는 이름의 살인 병기

​자, 여기서부터가 진짜 소름 돋는 지점입니다. 다정함이 생존의 열쇠라면, 왜 세상에는 여전히 혐오와 전쟁이 가득할까요? 인류의 비극은 우리가 '악해서'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너무 '다정해서' 발생합니다.


​브라이언 헤어는 이 현상을 '자기 가축화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우리 편'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그 다정함이 선을 넘으면 '우리'가 아닌 타인(Out-group)을 벌레처럼 여기게 됩니다. 나치 독일의 군인들이 집에 가면 다정한 아빠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내 가족, 내 민족을 지키겠다는 그 뜨거운 '다정함'이 타인에 대한 극단적인 공포와 결합할 때, 인류는 가장 정교하고 잔인한 '학살 병기'로 변신합니다.


​우리는 다정함을 무기로 지구를 정복했지만, 그 무기는 지금도 우리를 향해 있습니다. 혐오 정치는 바로 이 '내 편만 챙기는 다정함'의 본능을 자극해 먹고삽니다. 우리가 사랑에 미칠 때, 동시에 증오에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인류가 가진 가장 위험하고도 슬픈 역설입니다.


결론: "당신은 오늘, 어떤 다정함을 선택하겠습니까?"

​01화의 전복적인 진실은 당신의 가슴에 묵직한 돌직구를 던집니다. 당신은 정글에 사는 맹수가 아닙니다. 당신은 협력하지 않으면 죽고 못 사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다정한 생존자'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남을 짓밟아서가 아니라, 옆 사람의 손을 잡았기 때문임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휴먼카인드』는 당신이 그동안 믿어온 인간에 대한 비관론이 얼마나 얄팍한 선동이었는지 폭로합니다. 인간 본성은 쓰레기가 아닙니다. 다만, 그 고귀한 다정함의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가가 숙제일 뿐이죠.


​이제 세상이 정글이라는 믿음을 버리십시오. 그 믿음이 당신을 외롭게 만듭니다. 대신 당신의 뇌에 새겨진 그 지독한 친화력을 믿어보세요. 다만 경계하십시오. 당신의 다정함이 누군가를 배척하는 칼날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불도, 바퀴도 아닙니다. 바로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건네는 당신의 어색한 '안녕'이라는 인사입니다. 당신은 오늘, 그 위대한 생존 전략을 사용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