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엘리너 와크텔의 눈으로 한국의 문장을 읽다

by 안녕 콩코드

​왜 엘리너 와크텔인가

​세상에는 수많은 인터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영혼을 통과해 그가 평생 감춰온 '오리지널 마인드(Original Mind)'를 길어 올리는 인터뷰는 드뭅니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인터뷰어 엘리너 와크텔(Eleanor Wachtel)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안심하고 자신의 심해를 보여줄 수 있도록 '경청의 평원'을 만드는 예술가였습니다.


​저는 늘 갈망했습니다. "와크텔이 한국의 작가들을 만났다면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그들의 문장 뒤에 숨겨진 비릿한 진실을 어떻게 끄집어냈을까?"


가상의 대화, 진실의 기록

​이 연재물은 그 갈망에서 시작된 '기획 인터뷰'이자 '문학적 오마주'입니다. 실제로 작가를 만나 나눈 대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작가의 전작을 훑고, 그가 남긴 수많은 인터뷰와 기고문, 그가 사랑한 문장들을 지독하게 추적했습니다.


​엘리너 와크텔의 정교한 질문법을 빌려와, 제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세계관을 '가상의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비록 물리적인 만남은 없었으나, 텍스트를 통해 그들의 영혼과 가장 뜨겁게 부딪쳤던 기록들입니다.


​왜 이런 시도를 하는가

​단순한 서평이나 비평은 독자와 작품 사이에 벽을 세우곤 합니다. 저는 인터뷰라는 형식을 통해 독자들이 작가의 작업실 소파에 함께 앉아 있는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가상의 형식을 빌렸지만,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철학과 문장은 철저히 그들의 실제 궤적을 근거로 합니다. 이것은 거짓으로 빚어낸 가장 진실한 기록입니다.


첫 번째 손님, 천명관

​이 연재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거장은 소설가 천명관입니다. 『고래』라는 거대한 신화를 쓴 그가, 왜 그토록 비릿하고 원시적인 생명력에 집착하는지, 그가 지어낸 거짓말들 속에 숨겨진 진짜 진실은 무엇인지 와크텔의 시선으로 톺아보았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제가 흠모하는 한국 문단의 '오리지널 마인드'들을 차례로 소환하려 합니다. 이 가상의 대화에 기꺼이 동행해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