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추적 01] 0과 1의 캔버스 위에 새긴 '인간

의 인장', AI 아티스트 최세훈

by 안녕 콩코드
최세훈 작가, 출처 : 포브스코리아


[Category 1] 기술과 인문학의 충돌 (AI & Tech)

최세훈 (AI 아티스트): AI를 도구로 삼아 창작의 본질을 묻는 2026년의 상징적 창작자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세상의 모든 규칙이 바뀌어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2026년 현재,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치열한 답변 하나를 목격하고 있다. 바로 AI 아티스트 최세훈이라는 이름의 사건이다.


​그는 단순히 'AI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기술이라는 차가운 파도가 인간의 고유 영토라 믿었던 '창의성'의 해안선을 집어삼킬 때, 그 파도 위에 올라타 새로운 항로를 그려낸 항해사다. 그의 궤적을 쫓는 일은, 곧 2026년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거대한 실존적 질문—"기계가 모든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의 쓸모는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무너진 설계도 위에서 발견한 '새로운 문법'

​최세훈의 시작은 화려한 갤러리가 아닌, 무너져 내린 일상이었다. 보스턴 아키텍처럴 칼리지(BAC)에서 건축을 전공하던 그는 구조와 논리, 그리고 인간이 머무는 공간을 설계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은 그가 공들여 쌓아 올린 미래의 설계도를 단숨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대규모 해고와 고립. 물리적 공간을 짓던 청년 건축가에게 '공간'이 사라진 세상은 가혹했다.


​그 암흑 같은 터널 끝에서 그가 만난 것이 바로 AI였다. 처음엔 그저 도구였다. 하지만 그는 곧 깨달았다. AI는 단순히 이미지를 뽑아내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수만 갈래의 상상력을 실현해 주는 '무한한 확장형 뇌'라는 사실을.


​건축학도 특유의 구조적 사고는 여기서 빛을 발했다. 남들이 "예쁜 그림 하나 그려줘"라고 AI에게 막연한 부탁을 할 때, 최세훈은 데이터의 구조를 설계했다. 그는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에 빛의 각도를 계산하고, 질감을 입히고, 서사를 부여했다. 그에게 프롬프트(명령어)는 연필이 아니라, 건물을 올리기 전 박는 '기초 말뚝'과 같았다.


'기술의 민주화'인가, '예술의 종말'인가

​2026년 현재, 최세훈이 던지는 사회적 파장은 만만치 않다. 한쪽에서는 그를 '창작의 지평을 넓힌 혁신가'라 칭송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기계의 힘을 빌린 가짜 예술'이라 비판한다. 그러나 그는 이 논란의 중심에서 단호하게 말한다.


​"AI는 정답을 주는 기계가 아닙니다. 내가 던진 질문의 깊이만큼만 되돌려주는 거울일 뿐이죠."


​그의 작업 방식은 지독할 만큼 인간적이다. 하나의 완벽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그는 수천 번의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AI가 뱉어낸 수만 장의 데이터 쓰레기 속에서 보석 같은 찰나를 골라낸다. 그리고 다시 인간의 손으로 미세한 후보정을 거친다. 이것은 '자동 생성'이 아니라 '처절한 선택'의 과정이다.


​우리는 그를 통해 2026년의 가장 뜨거운 현상인 '주의 경제(Attention Economy)'와 '미적 지능'의 충돌을 본다.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그림을 만드는 시대에,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기술의 숙련도'가 아니라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인간의 안목(眼目)이라는 사실이다. 최세훈은 바로 그 안목의 가치를 증명해냄으로써, 기술 공포증에 빠진 대중에게 새로운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최세훈 작가의 한국전통건축([Inflated] Korean Traditional Architecture) /최세훈 작가, 출처 : 더에이아이(http://ww


​가장 한국적인 데이터로 세계를 빚다

​최세훈의 작품이 지닌 독보적인 힘은 '정체성'에 있다. 해외 생활의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소외감은 그를 한국적 미학의 심연으로 이끌었다. 그는 한국의 전통 건축, 기와의 곡선, 단청의 색감을 AI의 데이터와 결합했다.


​그가 설계한 디지털 공간 속에서 조선의 정자는 미래 도시의 고층 빌딩 사이로 피어오르고, 전통 문양은 양자 역학의 궤도처럼 소용돌이친다. 이것은 과거의 복제가 아니라, 첨단 기술이라는 필터를 통해 걸러낸 'K-미학의 현대적 변용'이다. 2026년 CES 삼성 디스플레이 협업이나 DDP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에서 대중이 열광한 지점도 바로 여기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명제는, 최세훈의 AI 캔버스 위에서 "가장 한국적인 데이터가 가장 보편적인 예술이 된다"는 승리로 치환되었다.


​길라잡이로서의 최세훈: 우리 모두는 설계자다

​이 기획이 최세훈을 첫 번째 인물로 선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우리 시대가 겪는 '기술 소외'의 대안적 모델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AI가 내 일자리를 뺏고 내 재능을 무용하게 만들 것이라 두려워한다. 하지만 최세훈은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상상력의 한계를 돌파하게 돕는 '엑소스켈레톤(외골격) 슈트'라고. 그는 워크숍과 강연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한다. "당신 안에 있는 서사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기술은 단지 당신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들려줄 확성기일 뿐입니다."


​그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비로소 2026년이라는 거친 파도를 넘을 용기를 얻는다. 그는 '생산'을 위해 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이해하기 위해' 창작을 지속한다. 이것이야말로 기계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인장(印章)이다.


질문하는 인간만이 살아남는다

​최세훈이라는 가늠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앞으로의 사회는 '답을 잘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이끌어갈 것이라는 예보다.


​0과 1로 가득 찬 차가운 데이터의 바다 한가운데서, 최세훈은 오늘도 뜨거운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그의 작업실 모니터 위에서 깜빡이는 커서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이 강력한 도구로, 어떤 세상을 설계하고 싶은가? 그리고 그 설계도 구석에 당신만의 이름을 남길 준비가 되었는가?"


​그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인물 추적의 첫 장을 연 최세훈이라는 길라잡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AI와 공존하는 인간의 품격을 목격했다. 이 전율이 가시기 전, 우리는 다음 인물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인스타 계정



화, 금, 일 연재
이전 01화프롤로그: 인물이라는 이름의 시대적 사건(Ev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