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추적 03] 아날로그의 영혼을 디지털로 번역하는

연금술사, 한국딥러닝 김지현

by 안녕 콩코드


김지현 대표. 출처: 폴인


​우리는 흔히 '디지털 전환'이라는 말을 매끄러운 유리 표면처럼 차갑고 매끄러운 이미지로 떠올린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는 거칠고, 낡았으며, 여전히 종이 뭉치와 육중한 기계 장치들 속에 파묻혀 있다. 인류가 쌓아 올린 지식의 90%는 아직도 저 차가운 서버실이 아닌, 습기 찬 서고와 낡은 공장의 도면, 그리고 장인의 투박한 손끝에 머물러 있다.


​이 거칠고 아날로그한 세상의 육신을 디지털이라는 정교한 영혼으로 치환하는 인물이 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 딥테크(Deep-tech)의 최전선에서 아날로그 알고리즘의 디지털 복제를 진두지휘하는 한국딥러닝의 김지현 대표다. 그를 추적하는 일은 단순히 효율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소멸해가는 아날로그의 가치를 어떻게 디지털의 영속성 속에 보존하고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문명적 번역’의 기록이다.


​낡은 창고에서 발견한 ‘데이터의 원석’

​김지현 대표의 시선은 화려한 메타버스나 매끈한 가상 세계가 아닌, 가장 현실적이고 때로는 고루해 보이는 지점을 향한다. 그는 모두가 ‘클라우드’를 외칠 때, 여전히 종이로 출력되는 송장, 낡은 교과서, 먼지 쌓인 설계도면에 주목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딥러닝의 기술은 단순히 문자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복잡하게 얽힌 필기체, 훼손된 고문서, 심지어 입체적인 물체의 구조까지 AI가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설계한다. 이는 아날로그 데이터가 가진 특유의 ‘불확실성’을 디지털의 ‘확실성’으로 바꾸는 지독하게 정밀한 작업이다.


​그는 기술자이기 이전에 집요한 관찰자다. 기계가 읽어내지 못하는 아날로그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그는 수만 장의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보며 AI가 인간의 안목을 닮아가도록 훈련했다. 그 결과, 한국딥러닝은 2026년 현재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하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픽셀로 재구성한 ‘아날로그의 감각’

​김지현 대표가 던지는 기술적 화두 중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3D 가상화’다. 그는 평면적인 데이터를 넘어 사물의 질감과 부피, 심지어 그 물체가 지닌 세월의 흔적까지 디지털로 복제한다.


​이것은 단순히 보기 좋은 모델링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공장의 낡은 부품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고장을 예측하고, 박물관의 유물을 디지털 공간에 완벽하게 복원해 시공간의 제약을 허무는 일이다. 김지현의 리더십 아래, 아날로그는 더 이상 낡고 버려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콘텐츠의 원천’으로 재탄생한다. 그는 디지털이라는 캔버스 위에 아날로그라는 물감을 덧입히는, 이 시대의 가장 정교한 연금술사와 같다.


​2026년, ‘물리적 실체’의 재발견

​우리는 김지현이라는 가늠자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급격한 세대교체의 이면을 읽어내야 한다.

​기록의 민주화: 그동안 전문가의 영역이나 물리적 보관소에 갇혀있던 지식들이 김지현의 기술을 통해 디지털의 바다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정보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누구나 과거의 지혜를 현재의 자산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기록의 민주화’를 상징한다.

​실체가 사라진 시대의 불안: 모든 것이 데이터화되는 2026년, 우리는 역설적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김지현의 기술은 아날로그의 실체를 보존하려 하지만, 동시에 실체가 없는 가상의 완벽함이 현실을 대체할 때 발생하는 실존적 허무를 우리에게 묻는다. “복제된 영혼은 원본의 향기를 가질 수 있는가?”


​"기술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다"

​김지현 대표는 기술의 속도보다 기술의 방향을 고민하는 리더다. 그는 늘 “가장 좋은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아날로그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직관을 해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전환’이라는 단어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낡은 것 속에 숨겨진 본질을 찾아내어 새로운 그릇에 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2026년의 혼란 속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테크놀로지’다.


​그는 우리에게 요구한다. 화면 속 데이터에 매몰되지 말고, 그 데이터가 출발한 현실의 흙냄새와 종이의 질감을 기억하라고. 기계가 세상을 더 잘 읽게 될수록, 인간은 세상을 더 깊이 느껴야 한다는 것이 김지현이라는 길라잡이가 전하는 메시지다.


​종이의 온기를 기억하는 디지털

​최세훈이 AI를 통해 ‘미래의 형상’을 그렸고 이재성이 ‘정보의 영토’를 넓혔다면, 김지현은 ‘과거의 영혼’을 수습하고 있다.


​김지현 대표의 모니터 위에서 낡은 서류들은 빛의 입자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무너지는 2026년, 그는 두 세계 사이의 문을 지키는 문지기이자 번역가로 서 있다.


​이 젊은 리더의 궤적 끝에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차가운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가장 정교한 기술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흔적들이 영원히 기록되는 따뜻한 미래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아날로그의 온기를 품은 디지털의 시대를 지나, 다음 인물이 기다리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균열 지점을 향해 걸음을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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