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추적 06] 공기 속의 재앙을 자원으로 바꾸는

연금술사, 리필(Re-Peal) 이지은

by 안녕 콩코드

[Category 2] 생존과 지속가능성 (Social Impact & Environment) ​

ㅡ 기후 위기와 각자도생의 시대, 공동체의 안녕을 고민하는 이들


리필(Re-Peal) 대표 이지은


[인물 추적 06] 공기 속의 재앙을 자원으로 바꾸는 연금술사, 리필(Re-Peal) 이지은


​인류의 역사는 거대한 '태움'의 기록이었다. 나무를 태워 추위를 이겼고, 석탄과 석유를 태워 문명의 가속도를 얻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그 화려한 연소의 찌꺼기인 이산화탄소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한 감옥이 되어 우리를 조여오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무너지고 해수면이 차오르는 '기후 종말'의 시나리오는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오늘 아침 뉴스에 등장하는 서늘한 현실이다.


​이 보이지 않는 재앙의 입자들을 공기 중에서 직접 낚아채어 새로운 가치로 탈바꿈시키는 인물이 있다. 대한민국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기술의 상용화를 이끌며, 기후 위기에 대해 관념적인 구호가 아닌 실전적인 해법을 던지는 리필(Re-Peal)의 이지은 대표다. 그를 추적하는 일은 단순히 친환경 스타트업의 성장기를 읽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탐욕의 부산물이었던 탄소를 어떻게 다시 문명의 자양분으로 환원할 것인가라는 ‘지구적 회복’의 가능성을 타측하는 일이다.


츌처: 리필 홈페이지


‘탄소 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의 전장으로

​이지은 대표가 주목한 것은 이미 배출된 탄소를 줄이는 소극적 방어기제가 아니었다. 그는 대기 중에 떠도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여 고체 상태의 탄소 자원으로 변환하는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의 국산화와 효율화에 사활을 걸었다.


​과거 탄소 포집 기술은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되어 배보다 배꼽이 큰 '실험실의 사치'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지은은 특수 촉매제와 혁신적인 필터 설계를 통해 에너지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리필(Re-Peal)의 공기 정화 타워는 공기를 빨아들여 이산화탄소만을 걸러내고, 이를 건축 자재나 플라스틱 대체 원료로 바꾼다. 그는 탄소를 '버려야 할 쓰레기'에서 '캐내야 할 광물'로 재정의하며, 환경 보호와 경제적 수익이 양립할 수 없다는 오랜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2026년, ‘각자도생’에서 ‘공동의 안녕’으로

​이지은이라는 가늠자를 통해 우리는 기후 위기 시대에 개인이 가져야 할 ‘실천적 연대’의 형태를 목격한다.

​기술적 낙관주의의 실현: 2026년의 대중은 기후 변화에 대한 피로감과 무력감에 빠져 있다. 이지은의 기술은 "우리가 망친 지구를 우리가 고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그는 공포를 마케팅하는 대신, 기술을 통해 희망의 수치를 증명해 보였다.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 이지은 대표의 행보는 당장의 이익보다 다음 세대가 누릴 '공기'의 질을 우선한다. 그가 구축한 탄소 자원화 생태계는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미래 인류에게 남겨줄 가장 강력한 유산이다.

"기술은 지구의 상처를 꿰매는 바늘이다"

​이지은은 스스로를 사업가보다 '지구 수선공'이라 부른다. 그는 늘 강조한다. “우리가 내뱉은 숨과 우리가 태운 에너지가 지구를 아프게 했다면, 그 흔적을 지우는 것 또한 우리의 기술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모든 편리함 뒤에는 반드시 ‘뒷감당’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무한한 소비와 성장이 미덕이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우리가 남긴 발자국을 어떻게 지우며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지은은 우리에게 단순한 분리수거를 넘어,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행성과의 ‘공생적 계약’을 다시 쓰라고 권유한다.


​지속가능한 문명: 순환하는 자산의 시대

​이지은이 그리는 미래는 탄소가 더 이상 재앙이 아닌,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산이 되는 세상이다. 공장에서 나온 연기가 다시 벽돌이 되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다시 스마트폰의 케이스가 되는 순환 경제의 완성.


​이 기술이 보편화될 때, 인류는 비로소 지구를 소모하는 약탈자에서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관리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지은의 싸움은 거대한 화석 연료 문명에 맞서, 탄소라는 차가운 입자에 '생명'의 가치를 부여하려는 개척자의 고군분투와도 같다.


​우리가 다시 마실 숨결을 위하여

​유회준이 지능의 에너지를 지탱했고, 이경민이 자아의 형상을 자유롭게 했다면, 이지은은 그 모든 인간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구라는 무대’ 자체를 수선하고 있다.


​이지은 대표가 포집한 탄소 가루는 까맣고 딱딱하지만, 그것은 2026년 인류가 내일의 햇살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투명한 약속이다. 이 혁신가의 궤적 끝에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뿌연 스모그가 걷힌 하늘 아래서, 기계와 자연이 서로의 숨결을 방해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푸른 미래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후의 절벽 앞에 선 인류의 지막 응답을 뒤로하고, [인물 추적] 시리즈가 던진 질문들을 안은 채 우리 각자의 삶이라는 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화,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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