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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코드 Oct 17. 2024

어처구니없는 '과장 모시기', '국장 모시기' 경쟁

밥값으로 직원 호주머니 털고 혈세 낭비하는 공직사회 풍토


'과장 모시기', '국장 모시기' 경쟁. 알고 보니..... 인제를 불러 모으려는 가상한 노력의 일환이라든가 하다 못해 부하 직원의 자발적인 행위이기는커녕 '모시기'라는 다분히 과시적인 말 뒤에 숨어 과장 혼자 밥 먹기 모냥(!) 빠진다고 직원들 동석케 한 것. 술자리에 여성을 불러 옆자리에 앉히던 것과 다르지 않아.


요즘에도 과장이 구내식당에서 밥 먹으면 얼굴 팔린다, 구내식당 밥은 입맛이 돌지 않는다는 둥 이런저런 말 같지 않은 핑계로  직원들을 데리고 점심 먹으러 밖을 나가는 모양이다. 명칭부터 낯 뜨겁다. 이름하여 ‘과장 모시는 날’ 행사.



칭 '과장 모시는 날'은 직원 호주머니 터는 날

민주주의가 활짝 꽃 피운 21세기에 과거 제왕 시절에나 가능했을 법한 '누구 모시기'가 버젓이 행해지는 꼴이라니. 우습다. 밥값은 누가 낼까? 팀원들이 미리 갹출한 돈으로 낸다. 물의도 이런 물의가 없다.



과장은 자신이 커피값을 내기 때문에 얻어먹는 게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런 하나마나한 변명으로 사안을 대충 모면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같이 갈 사람이 없으면 과장 혼자 밥 먹으면 된다. 뒷말 나올 걱정 하나 없다. 주에 한 번 꼴로 과장이 점심 먹자고 팀원들을 대동하고 쪼르르 밖으로 나다니는 볼성사나운 짓을 더 안 봐서도 좋다. 직원들이 편안하게 밥 먹을 시간을 뺏어서야 되겠나.



'국장 모시는 날'은 버젓이 법카로 밥값 해결. 자기 돈 내서 밥 먹는 법 없고 한창 법카 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해도 아랑곳하지 않아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따로 있다. 팀원들이 과장과 같이 점심을 먹을 경우 밥값은 어쨌건 그나마 같이 간 사람들 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런데 국장 모시는 날에는 국장이 과장과 팀장들을 대동한다. 그런데 밥값을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업무추진비, 곧 법카로 태연히 밥값을 긁어서다. 업무추진비는 혈세에서 나온다.



시민들이 어떻게 벌어서 낸 돈인데 그 돈을 한낱 지들 밥값에 쓰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니들이 먹는 건 니들 돈으로 내야 떳떳하지 않은가. 거지도 아니고. 국장을 비롯해 과장이며 팀장 할 것 없이 매월 밥값조로 급식비를 받는데도 그 모양이다. 뭐가 아쉬워서 도적질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썩어빠진 모시기 경쟁(엄밀히 말하면 경쟁이 아니라 넘기기, 폭탄 돌리기)으로 오늘도 직원들 호주머니와 혈세만 축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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