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모시기', '국장 모시기' 경쟁. 알고 보니..... 인제를 불러 모으려는 가상한 노력의 일환이라든가 하다 못해 부하 직원의 자발적인 행위이기는커녕 '모시기'라는 다분히 과시적인 말 뒤에 숨어 과장 혼자 밥 먹기 모냥(!) 빠진다고 직원들 동석케 한 것. 술자리에 여성을 불러 옆자리에 앉히던 것과 다르지 않아.
요즘에도 과장이 구내식당에서 밥 먹으면 얼굴 팔린다, 구내식당 밥은 입맛이 돌지 않는다는 둥 이런저런 말 같지 않은 핑계로 팀 직원들을데리고점심 먹으러 밖을 나가는 모양이다. 명칭부터 낯 뜨겁다. 이름하여 ‘과장 모시는 날’ 행사.
속칭 '과장 모시는 날'은 직원 호주머니 터는 날
민주주의가 활짝 꽃 피운 21세기에 과거 제왕 시절에나 가능했을 법한 '누구 모시기'가 버젓이 행해지는 꼴이라니. 우습다. 밥값은 누가 낼까? 팀원들이 미리 갹출한 돈으로 낸다. 물의도 이런 물의가 없다.
과장은 자신이 커피값을 내기 때문에 얻어먹는 게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런 하나마나한 변명으로 사안을 대충 모면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같이 갈 사람이 없으면 과장 혼자 밥 먹으면 된다. 뒷말 나올걱정 하나 없다. 주에 한 번 꼴로 과장이 점심 먹자고 팀원들을 대동하고 쪼르르 밖으로 나다니는 볼성사나운 짓을 더 안 봐서도 좋다. 직원들이 편안하게 밥 먹을 시간을 뺏어서야 되겠나.
'국장 모시는 날'은 버젓이 법카로 밥값 해결. 자기 돈 내서 밥 먹는 법 없고한창 법카 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해도 아랑곳하지 않아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따로 있다. 팀원들이 과장과 같이 점심을 먹을 경우 밥값은 어쨌건 그나마 같이 간 사람들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런데 국장 모시는 날에는 국장이 과장과 팀장들을 대동한다. 그런데 밥값을 내는 사람이 아무도없다. 업무추진비, 곧 법카로 태연히 밥값을 긁어서다. 업무추진비는 혈세에서 나온다.
시민들이 어떻게 벌어서 낸 돈인데 그 돈을 한낱 지들 밥값에 쓰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니들이 먹는 건 니들 돈으로 내야 떳떳하지 않은가. 거지도 아니고. 국장을 비롯해 과장이며 팀장 할 것 없이 매월 밥값조로 급식비를 받는데도 그 모양이다. 뭐가 아쉬워서 도적질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썩어빠진 모시기 경쟁(엄밀히 말하면 경쟁이 아니라 떠넘기기, 폭탄 돌리기)으로 오늘도 직원들 호주머니와 혈세만 축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