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먹는 주전부리조차 제 돈으로 사지 않는 어떤 지자체의 과장. 얼마 전 보도된 과일과 샌드위치 사건 의 주인공과 뭐가 다를까? 본인이 제 돈 주고 산 주전부리가 아니라면 누가 봐도 사무실 돈으로 산 게 분명하고 그 돈은 예산에서 나왔을 것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
직원이 자기 돈으로 사서 진상했다면 과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직원을 약취한 사안에 해당해 그림이 더 이상해질 터. 주전부리로 상자를 가득 채웠다고 이를 언제 다 먹으라는 거냐며 너스레를 떤 터라 과장이 제 돈으로 사지 않은 게 분명하니 통칭해서 과일 등 사건의 주인공을 비난하는 그 입으로 판에 박은 듯 같은 짓을 저지른 파렴치한이 자신이라고 자백할 생각은 없으실까?
이런 자가 과장 입네하고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현실이 개탄스럽지 않으면 뭐가 더 개탄스러울지 의문. 그깟 주전부리조차 제 돈으로 사 먹지 않는 과장이라면 거기 소요된 돈의 다과를 무론하고 엄벌에 처하는 게 마땅. 그런데 그 지자체가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 전임 시장들의 전횡으로 몸살을 치른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는지.... 여태 정신 못 차린 것. 겉모양만 바뀌었을 뿐 속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악습의 연쇄. 속 터지는 건 시민들.
직무유기도 이 정도면 역대급. 알 만해.
모 시청 사무실을 찾았다. 마침 담당 직원이 자리에 없어 빈자리에 앉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팀장으로 보이는 사람과 직원이 주고받는 말이 들려왔다. 내용을 보충해서 정리하면 이렇다. 청구인은 세금 징수를 유예하는데 있어서 그 요건으로 사업상 중대한 위기를 입증할 서류를 제출할의무가 있고, 처분청은 청구인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청구인이 사업상의 중대한 위기에 처한 사실에 관해 최종 판정을 내려야 한다.
천연덕스럽게도처분청의 해당팀장과 직원이 청구인에게서 입증서류를 받지 않은 채 청구인의 주장만을 근거로 청구인이 사업상의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려 하고 있었다. 기이한 일은 더 있었다. 이들은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듯 청구인이 어떤 사업상 위기에 처했는지 우리로선알 수 없으니 청구인이 그 부분을 속 시원하게 말해 줬으면 좋겠다고 서로 마주 보며낄낄거리고 있었던 것.
부아가 치밀었다. 이게 대체 담당 팀장과 직원이 할 소리인가?직무유기에 대한 부끄러움이라곤 도무지 없는 태도에서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이런 자들이 시민이 낸 혈세를 받아먹고 있으니 암담할 뿐이다. 어느 지자체인지 몰라도 시민이 믿고 생업에 종사하기란 글러 먹었다. 감사실이나 관련 부서에선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을지 의문. 이들이 겁 없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걸 보면 이미 썩을 대로 썩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책은커녕 실태조차 모르면서 치적 쌓기에 몰두하는 지자체의 현실에 입맛이 씁쓸하다.
위 글은 지인의 들려준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사실에 가감 없이 재구성한 것.
어떤 허니문
상대의 전횡을 눈 감고 얻은친밀한 동거. 그건 두 말할 것 없는 독배. 비이컵에 빠진 개구리가 끓는 물에 서서히 죽어가는 것과 매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