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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by 콩코드


언젠가 워런 버핏과 가깝게 지내는 남자를 만나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편의상 그를 짐이라고 부르겠다. 그에게 들은 이야기다.


짐은 2009년 말 워런을 차에 태우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시내를 달리고 있었다.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때였고 오마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상점과 사업체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짐이 워런에게 물었다. "암울하군요. 과연 경기가 회복될까요?"


그러자 워런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짐, 1962년에 가장 많이 팔린 초코바가 뭔지 알아요?"

"모르겠는데요."

"스니커즈였어요. 그럼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 뭘까요?"

"모르겠습니다."

"스니커즈예요, "

그리고 침묵.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거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시계가 더 불투명하고 도래 시기도 확연히 앞당겨졌다는 것. 그만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필수적이 되었다. 어떤 분야가 바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분야가 생존을 위한 필수 지대임에야 더 말할 나위 없다. 이런 때 상대보다 앞서려면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차 어떤 분야가 각광을 받을까요? 이상한 질문일 수 없다. 저자는 생각이 다른 듯하다. 그는 질문부터 바꿔 말했다. 여전히 사랑받는 분야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불투명한 전망에 기대기보다 현시점에서 자명하게 확인된 것에 집중하라는 뜻임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자칫 변하지 않는 것이란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인상을 갖기 쉽지만 구태가 아니라면 변하지 않은 것에 내장된 가치부터 살피는 게 순서다. 그것 없이 변하지 않은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어떤 양상과 같다고 보는 것은 필요한 질문 없이 답부터 내려는 것이어서 섣부르다. 엉뚱한 답을 내고 자신만만한 것도 문제지만 질문이 어긋났음에도 바로 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세상 온갖 것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요동치고 있다. 중심을 잡는 일이 간단할 리 없다. 답은 고사하고 양상조차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묻기부터 해야 한다. 정확한 답을 내려면 질문이 올바라야 한다. 우린 변화의 바람을 제대로 탔는가? 그에 앞서 과연 우린 변화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변화하지 않은 것의 가치를 소홀히 한 채 변화하는 것만 찾아 부유하는 것은 아닌가?



투자는 경제 영역에 국한하지 않는다. 정치는 물론 사회 곳곳이 투자의 영역이다. 물질적 요소가 아닌 분야라고 달리 볼 이유가 없다. 경제든 정치든 각각의 영역에서 변하지 않은 가치에 관해 질문부터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절에 편승하려는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중심을 잡으려는 의지는 질문에서 나온다. 빠르게 변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 저변에 흐르는 변하지 않는 것의 가치에 눈 뜰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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