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봄 갑자기 펩타이드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버스 광고판을 도배했었다. '펩타이딘'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던데, 펩타이드와 세라마이딘의 합성어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 제품을 살펴보면 펩타이드와 세라마이드가 전성분에 보이는 걸로 봐서 맞는 거 같다. 펩타이드는 화장품 업계에서 새로운 물질은 아니다. 언제 처음 명칭 되었는지 위키피디아에도 안 나오는 걸 보면, DNA가 발견된 전쯤 되지 않았을까?
펩타이드를 이해하려면 기본 유닛인 Amino acid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인체는 20가지의 Amino acid가 있는데 이들이 레고 블록처럼 서로 붙었다가 떨어졌다 하며 모양을 만들어 나간다. Amino acid가 2개 이상 결합되면 펩타이드라고 부른다. 즉 펩타이드는 Amino acid 유닛이 2개 이상 붙여진 조금 큰 레고 블록의 집합체 명칭이다. 2개 붙어 있으면 Dipeptide, 3개 붙어 있으면 Tripeptide라고 통칭한다. 숫자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이름을 붙일 수 있음녀 많은 블록에 결합된 펩타이드를 Polypeptide라고 뭉뜽그려서 얘기한다. 그리고 펩타이드끼리 뭉쳐져서 스스로 기능을 나타내는 하나의 물질로 조합되면 단백질이라고 부른다. 모든 펩타이드가 단백질이 되는 것은 아니고 펩타이드라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여기까지
펩다이드는 피부에 어떤 도움을 줄까?
펩타이드 그 자체는 아무런 효과도 없으나 이들이 세포나 DNA를 자극하여 피부 세포가 만들어내야 하는 물질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일종의 자극을 가하여 세포가 일을 할 수 있도록 자각시켜 주거나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펩타이드가 세포 내 많이 존재한다면 피부 전반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펩타이드는 혼자서도 작용하지만 2개 이상의 펩타이드가 서로 관여하여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펩타이드는 주로 안티에이징을 도와주는 성분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기에 사람들은 펩타이드란 단어를 들으면 주름 완화 제품을 떠 올린다. 물론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생산을 자극하는 펩타이드가 많기는 하지만 보습 쪽에도 도움을 준다. 펩타이드 별 작용하는 세포는 서로 다르다.
펩타이드는 적은 함량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해되면 아무 효과도 얻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일반적인 추출물보다 분해 속도가 빨라 사용 시 주의를 주는 기울여야 한다. 적은 양밖에 안 들어 있는데 분해되어 사라지는 양이 많다면 펩타이드 화장품을 굳이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펩타이드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원료들도 개발되고 있고, 펩타이드 전문 합성 회사도 생겨 단가도 낮아지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추출물보다 합성을 통해 얻은 물질에 대한 신뢰가 높기에, 이런 원료들의 단가가 더 낮아져 많은 제품에 사용되길 기대한다.
[출간] 올 댓 코스메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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