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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으니 세상에서 내가 녹아 내리는 기분이였어"

영화 <패신저스>리뷰

영화정보: <패신저스>Passengers, 2016|모험, SF| 미국| 116분 |

감상정보: 20170116 w/쿠마상 via Megabox


*첫인상 stella's look and feel

용두사미, 시작이 반이라 진짜 반

개인적으로 제니퍼로렌스의 팬이라서,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그래도 챙겨봐야지 싶어서 선택한 영화.

그리고 같이하는 이가 보고싶다고 전부터 얘기하던 영화라, 고고.

결론부터 말하지만, 초기 설정이 너무 강력해서 뒤에 어떻게 얘기를 풀었어도 그만큼 강렬하긴 힘들었을거다.

주연배우 두 사람 모두 본연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진 못한 것 같음

일단 이 영화가 제대로 '사람'에 대해서 보여주든지 아니면 '우주'에 대해서 보여주든지 선택을 했어야 할 것 같다. 사실 뒷부분에 재난영화스러워 지는 부분은 그게 마그마가 터진 화산이건 해일이 덮친 해변도시건 무방하기 때문에 그렇게 쌔끈한 미술팀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진공상태에서 벌어지는 재난이라는 것은 상당히 '우주스러운' 면모를 갖추기는 한다. 제니퍼가 수영장의 물방울 속에 갇혀있는 씬은 말그대로 장관이었다(보는것만으로도 숨이 막혔어..).

그런데 불에 타죽을 것 같은 상황이나 피가 나고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든 '비극'들은 상당히 고전적인 그것들이어서, SF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외계인이 출몰했으면 차라리 더 이해러블한 위기요소가 아니었을까(...)


*stella 1

장르적 재미를 잃었다

장르적 재미는 초반에 다 소진해 버린다. 안드로이드 바텐더가 매우 매력이 터지지만(고놈의 입!!!) 그것 외에는 딱히 다른 영화에서 등장하지 못한 엄청난 SF 기술이 독특한 발상으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신대륙 개척같은 colony에 가는 이들의 사연도 너무 평면적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본의아니게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

너무 엄청난 초기 컨셉 때문에 그렇다. 

이야기의 발단과 전개가 나름 흡입력이 있어서,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상대적으로 뻔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결국 '사랑'이 이긴다는 결론은 다소 SF 적이지가 않다.

미래 인간들의 의사결정은 근현대 사람들보다 훨씬 극단적인 합리성에 가까울 것이고 때문에 '아발론' 호에 120년간의 긴 잠에 빠져들 생각까지 하겠지.

얼마나 과학을 신뢰하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심지어 승무원들까지 잠들어버리는- 엄청나게 '위험한 잠'에 빠져들 수 있는가 말이다.

우주공간의 엄청난 불가항력적인 요소로 모든 갈등이 시작된 이 영화가, 너무나 예측가능하고 신기하게 딱딱 맞아떨어지는요행으로 갈등 요소를 해결하는 모습은 할수없이 맥이 빠진다.

아니, 애초에 그 적은 확률이 우주선을 구할 수 있는 행운의 구조라면-물론 그 하나에 모든 운을 다 써버렸다고 할 수 있겠지만-애초에 아주 작은 운석으로 인해서 전체 시스템이 고장나는 불운의 구조가 가당키나 한가 말이다.

우주공간의 두려움은 불확정성과 미지에서 오는 것이다.

'무슨일이 일어날지' '뭐가 있을지' 모르는 데서 오는 거대한 암흑의 두려움에 비해서 화재는 좀 아니지 않나;


*stella 2

영화는 미래인데, 여성관은 고리짝

아니 그리고 애초에 외로워서, 자기 죽겠다고-실제로는 전혀 아니다. 모든 생존조건은 마련이 되어있고, 말동무는 안드로이드도 있잖아! 여자가 필요했다고 성욕이 끓어넘쳤다고 말을 하지 차라리- 멀쩡한 사람 깨워서 우주미아 동료를 만들어버린 인간이 갑자기 휴머니즘이 발동한다는게 개연성 제로.



*stella 3

배우들 이야기

제니퍼로렌스는 초반에 상류층 여성에 인텔리 뉴요커가 자기 옷에 맞지 않는 듯 삐걱거렸다. 그게 아쉬었음.

그녀의 매력은 중후반 부에 여전사처럼 소리지르고 성질내고, 불퉁한 표정으로 찢어진 옷(...) 입고 몸으로 비극을 막아내고 부딪히는게 제대로니까.

크리스 프랫은 쥬라기월드의 초두효과가 너무 커서(...) 제니퍼를 향해서 워워..거릴때는 정확히 랩터들 진정시키는 그 조련사(...)느낌이 불가항력적으로 떠올랐다.


내 기준으로는 중간에 나오는 (그리고 개죽음...)로렌스 피쉬번이 훨씬 매력적이었는데, 뭐랄까 20세기 마지막 군인정신으로 투철한 인물의 전형이다.

<타이타닉>에서 마지막까지 갑판을 지켰던 멋진 마도로스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지켰던 <설리> 기장도 떠오르고. 이 영화에서 가장 '옛날사람' 캐릭터.



*다음날 생각나는 대사 stella's line pick

"혼자 있으니 세상에서 내가 녹아 내리는 기분이였어"

고독이 죽음이 이르는 병, 이라는 걸 전해주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진짜 미친짓(...)이라는건 빠짐없이 해보는 짐의 모습을 보면서 외롭게 남은 여생을 '맨날 똑같은 밥 먹으면서'(이거 매우 중요한데, 먹는 기쁨마저 없으면..흙) 살아야 한다는것 정말 죽음과 같은 고통일 것이다.

그것도 전혀 희망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말이다.

우주가 주는 두려움은 인간이 가진 안전, 허기, 외로움 등 거의 모든 공포의 총체라고 생각하는데-그중에서 고독감을 극대화시킨 것이 이 영화의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오로라 깨운건 용서가 안된다고..!!! 


#패신저스 #SF #드라마 #뜬금없이_휴머니즘 #우주선_로맨스 #매력쟁이는_바텐더 #제니퍼로렌스 #크리스프랫 #모튼틸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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