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대한 기록
실수로 입안을 살짜기 깨물었다
아얏하고 하프지만 아직은 괜찮더라
도드라진 그곳은 계속해서 깨물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팍 하고 터져버린다
이젠 전혀 괜찮지 않다
우연히던지 아니던지 작은 실수나 상처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쌓여가 걷잡을 수 없게 커진다
이제는 어머 미안 하고 혀를 내밀며 귀엽게 웃어봤자 소용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삶은 매년 꼭 일 년 만큼의 무게를 들고 나를 찾아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의연해질 줄 알았던 나의 착각은 대단히 가혹하게 버림받았다
언젠가 "나이가 드는 게 무서워"..라고 만석 오빠 에게 말했더니..
항상 싱글거리던 오빠가 "더 무섭고 더 무겁지"라고 슬프게 읊조리던 생각이 난다.
오빠는 내가 알던 만석 오빠와는 별개의 사람처럼 쉽게 인터넷 기사를 옮겨 다니며 TV나 영화에 그려지고 있다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이 사람이랑 다르거나 같거나는 나에겐 중요하지 않다
다만.. 쓸쓸한 가을이 되면..
항상 웃는 얼굴로 쓸쓸해하던 오빠의 미소와 부르던 이문세의 노래가 생각난다
오빠의 오늘은 무거울까.. 무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