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7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홈플러스 법정관리는 정말 MBK의 책임일까

홈플러스 전직 임원들의 이야기, 10여년 전 홈플러스를 읽다

by 엄지용 Mar 13.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3월 13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2.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자 매주 목요일 뉴스레터를 입력하신 메일함으로 발송 드립니다.(무료)

3. 뉴스레터로 받아보고 싶다면 아래 구독 신청 링크를 눌러주세요!

커넥트레터 구독하기(무료)

카카오톡으로 소식 받기(무료)

브런치 글 이미지 2

제 2의 티메프 사태 우려 확산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지인이 별안간 홈플러스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가 사는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홈플러스 매장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하는 곳에 위치했는데요. 그가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홈플러스에 가려는 이유는 그의 수중에 있는 홈플러스 상품권 20만원권을 빠르게 소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홈플러스가 4일부터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과거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처럼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일이 없을까 싶은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티몬위메프의 현금흐름이 터진 이유가 상품권항공권 때문이라고?, 커넥터스]


한 편에서 홈플러스에 상품을 납품하거나 입점하여 임대매장(테넌트)을 운영하는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다른 형태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판매 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홈플러스는 협력사들에게 순차적으로 대금이 지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으나, 협력사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들에게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티메프 사태’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함께 보면 좋아요! : 물류까지 번지는 티메프 사태현장이 말하는 해결책은?, 커넥터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번 기업회생 절차 돌입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될 미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사태에 앞서 2월 27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신용등급이 낮아진다는 건 홈플러스 입장에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더 높은 이자율이 적용돼 금융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이미 2024년 2월에 마무리된 회계연도 기준 금융비용만 4573억원 상당을 부담하고 있었던 홈플러스였기에 앞으로 벌어질 유동성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입니다.

홈플러스 재무현황 변화. 2021년부터는 이자비용이 포함되지 않는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전환하여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홈플러스 재무현황 변화. 2021년부터는 이자비용이 포함되지 않는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전환하여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

홈플러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한국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기업회생 신청은 ‘티메프 사태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회생 절차에 들어간 만큼 “이젠 법원의 시간”이라는 의견이고요.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경영상의 패착은 없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경쟁사의 부진 상황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등) 회사는 더 좋아졌지만, 우리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홈플러스의 금융 채무는 동결됐고, 회생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만기 도래하는 채무 상환은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가 사실상 ‘채무 불이행’ 상태에 돌입했다고 판단하여 4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최하등급인 ‘D’로 강등했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직전 법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어음(CP)을 판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기업회생에 들어가면 기업가치와 기업어음은 폭락하는 만큼, 이는 사실상 사기나 다름없다는 입장입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신영증권 등 일부 증권사 사이에서 형사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기도 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및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 긴급 현안질의를 18일 연다는 계획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언급되는 만큼,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조사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업계의 논란처럼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는 정말로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책 때문에 벌어진 일일까요? 앞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를 불러온 직접적 원인은 ‘신용등급’ 하락이고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향의 이유로 ‘영업실적 부진’과 ‘과중한 재무부담’, 그리고 ‘중장기적인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꼽았는데요. 여기 MBK파트너스의 책임이 있을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4
한국신용평가(위)와 한국기업평가(아래)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 ⓒ각사한국신용평가(위)와 한국기업평가(아래)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 ⓒ각사


브런치 글 이미지 6

AI가 답해준다면 :                

정말 MBK의 책임일까

매번 그랬듯이 인공지능(퍼플렉시티 프로)의 답변을 듣고 시작합니다. 이건 정말 첨예한 논란이 한창인 이슈인 만큼 인공지능이 어떤 답변을 할지 좀 궁금했는데요. 인공지능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직접적인 이유로 MBK파트너스의 경영책임보다는 ‘신용등급 하락’과 ‘재무 부담’을 꼽았습니다.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으나, 이는 직접적인 원인보다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인공지능의 설명입니다.


1. 주요 원인


① 신용등급 하락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영업실적 부진과 과중한 재무 부담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신용등급 하락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금융비용 증가를 초래합니다.


② 영업실적 부진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전환되며 재무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이는 경쟁사와의 시장 경쟁력 저하와 관련이 있습니다.


③ 과중한 재무 부담

MBK파트너스가 과도한 차입금을 통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2. MBK파트너스의 책임론


① 경영 방식 비판

MBK파트너스는 단기 실적과 엑시트에 집중하며,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회생 신청 직전까지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점에 대해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② 책임 공방

MBK파트너스는 회생 신청을 선제적 조치로 설명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경영 실패로 보며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에 대한 MBK파트너스 책임론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인공지능의 답변 ⓒPerplexity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에 대한 MBK파트너스 책임론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인공지능의 답변 ⓒPerplexity

여기까지가 AI의 이야기인데요. 사실 이번 법정관리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직접적인 경영책임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홈플러스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컨대 금융비용 부담의 경우 2015년 MBK파트너스가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수조원 상당의 막대한 외부 차입금을 활용하여 인수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대두되던 숙제였고요. 홈플러스의 경영 실적 역시 이커머스 성장에 따른 고객 이탈 및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 업황 악화로 인해 과거부터 서서히 악화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 이제 인공지능은 치우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죠.

브런치 글 이미지 8

AI도 모르는 이야기들 :    

10여년 전 홈플러스를 읽다

이번 취재에선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직전인 2013년 12월까지 홈플러스 SCM본부장(전무)으로 재직했던 윤현기 새얼로지스토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재 물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그에 따르면 홈플러스 퇴직 후에도 이커머스 및 자동화 동향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홈플러스 현장을 방문했고, 자료 검토도 했기에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객관적 외부 시각으로 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익명을 요구한 또 한 분의 홈플러스 임원 출신 인사 A씨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는 실제 MBK파트너스 인수 이전과 이후의 홈플러스를 모두 경험한 인사인 만큼, MBK파트너스 인수 하에 홈플러스 경영 환경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신기한 것이 이 두 분의 이야기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더군요.


① 막대한 레버리지에 대한 부담


이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죠. MBK파트너스는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수조원 단위의 대규모 차입금을 레버리지로 사용했는데요. 문제가 있었다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시기가 2010년대 초 대형마트의 초호황기, 기업가치의 고점과 맞물렸다는 겁니다. 같은 시기 모바일 시대가 개막하고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는데요. 오프라인 유통 비즈니스가 하락세를 타는 와중에 외부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은 홈플러스가 정상적인 경영을 하는데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제가 홈플러스에 근무하던 2010년대 초반은 리테일 업계에서 대형마트의 전성기라 불리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3사가 등장했을 때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애초에 성장 DNA가 틀리고, 고객 DB와 매출을 어느 정도 높이면 기업을 매각하고 나갈 것이라고 봤죠. 사실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것도 홈플러스의 문제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영국 본사의 사정으로 매각한 것이었는데, 그만큼 홈플러스는 잘 나가던 기업이었죠”
- 윤현기 새얼로지스토리 대표


사실 막대한 레버리지는 MBK파트너스의 투자 실패일지언정, 책임이라고 평하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에야 홈플러스의 매출이 7조원 이하로 줄어들었지만요. 한때 11~12조원 매출을 넘보는 거대한 유통기업이 홈플러스였으니까요. 이렇게 잘 나가던 기업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MBK파트너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요. 다만 두 인사가 지적하는 문제가 있으니, 이 경쟁력 악화에는 분명한 MBK파트너스의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연결되는 두 번째 이유를 살펴보죠.


② 유통에 대한 몰이해


윤 대표에 따르면 ‘유통업’은 제조공장 이상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신규 점포를 오픈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물류시설 투자, 기존 노후된 시설, 설비, 시스템 자산에 대한 교체 등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는 건데요. MBK파트너스 인수 하에 홈플러스는 이러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오히려 잘 나가던 핵심 점포 자산을 팔고 재임차하는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홈플러스의 자산 유동화를 시도했는데요. 이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사용한 막대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었고, 투자는 요원한 것이었습니다.


“유통은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접점이고, 고객의 소비 환경이 변함에 따라서 이에 대응하는 IT나 물류에 대한 투자가 당연히 필요해집니다. 그런데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속성을 전혀 몰랐어요. 홈플러스 인수 이후 그들의 전략은 ‘부채 상환’을 위한 세일즈앤리스백을 추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금융비용을 줄일 수는 있을지언정, 운영비용은 오히려 올라가는 거잖아요? 과거 홈플러스가 잘 나가던 시절에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거든요. 재무가 악화될 수밖에 없죠”
- 윤현기 새얼로지스토리 대표
“복잡한 운영 구조를 갖고 있는 갖고 있는 마트 유통을 MBK파트너스가 너무 우습게봤지 않나 싶습니다.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 삼성 출신으로 경험이 많던 임원진들은 전부 나갔고요. 새롭게 경영진으로 합류했던 사람들은 유통업에 대한 경험이 일천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름 홈플러스가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유통회사인데 금융업을 하던, 혹은 아주 작은 회사만 경험했던 사람들이 경영진으로 합류해서 유통업의 복잡성을 판단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 MBK파트너스 인수 전후를 경험한 홈플러스 임원 출신 인사 A씨


③ 투자는 없었다


두 명의 홈플러스 출신 인사는 입을모아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홈플러스가 전혀 시장 대응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에 대한 대응인데요.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설령 ‘실패’라고 평가받을지언정 이커머스 및 여기 대응하기 위한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지만요. 홈플러스는 전혀 그러한 투자가 없었고, 오히려 단기적인 이자비용, 운영비용을 줄이는데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테스코 시절 홈플러스는 인적자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했어요. 저만 하더라도 2005년 영국 테스코 본사에서 진행하는 임원 교육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요. 거기에서 필립 클라크 테스코 CEO(당시 IT&Logistics Director, 2009년 그룹 CEO 내정)가 “여기 참가한 분들은 전 세계 50만 인력 중 500명, 0.1% 중 하나로 테스코가 성장하기 위해선 여러분 같은 임원들이 계속해서 나와야 했다”고 이야기한 것이 기억납니다. 조직 분위기도 매우 좋았죠.

MBK 인수 이후는요? 전성기 시절 2만6000명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홈플러스 임직원 숫자는 이제 2만명이 채 안되고요. 왜 나갔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내용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조금만 흠집이 생겨도 아웃 당하고, 직급이 깎이는 사례도 봤습니다. 나간 인력들은 제대로 보충되지 않아 기존 인력들의 업무는 가중되고요. 투자를 하지 않으니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의욕도 떨어집니다. 홈플러스는 영원한 고객 대응이 필요한 조직이고, 지속적인 최적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과학적 분석과 솔루션, 정성적 대응이 요구되는데요. 헌데 조직을 부흥시킬 문화 동력을 잃은 겁니다”
- 윤현기 새얼로지스토리 대표
“이커머스 투자요? 전혀 없었습니다.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오히려 잘 나가는 주요 점포들을 매각했잖아요? MBK파트너스는 빚을 갚고, 포장하여 기존 자산을 파는데 집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매출이 가장 높은 핵심 점포가 날아갔는데 경영이 잘 될 일이 없죠”
- MBK파트너스 인수 전후를 경험한 홈플러스 임원 출신 인사 A씨


홈플러스 회생은 가능한가?


두 홈플러스 임원 출신 인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혹여 기업회생에 성공하더라도 MBK파트너스의 경영 하에서는 기존과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고요. 그나마 회생을 위한 희망을 찾는다면 ‘인수합병’을 통해 홈플러스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회생절차에 들어선다면 상환해야 하는 금융부채가 조정이 되잖아요? MBK파트너스는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아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 단기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시장 평가가치가 나올 테니 통으로 홈플러스를 팔거나, 쪼개서 팔거나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고요. 그렇게 못한다면 기업가치가 낮아진 홈플러스를 누군가 인수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헌데 지금 상황에서 홈플러스를 인수해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 누굴지 쉽게 그려지지 않네요. 업계에선 쿠팡의 홈플러스 인수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저는 홈플러스를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쿠팡과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지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유통업에서 ESG 관점의 책임과 기여는 장기적인 성장 요인이 되는데 쿠팡에게는 그게 보이지 않아서 우려스럽습니다”
- 윤현기 새얼로지스토리 대표
“저는 홈플러스가 회생되길 원하죠. 제가 있었던 곳이니까요. 그렇지만 회의적입니다. 지금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외에는 제대로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렇다고 앞으로 마트 업황이 좋아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정상적인 영업이 되더라도 회생으로 가기 쉽지 않은데, 이번 사태로 이미지까지 추락했잖아요? 그나마 활로는 매각이 아닌가 싶은데 누가 가져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MBK파트너스 인수 전후를 경험한 홈플러스 임원 출신 인사 A씨


정리하자면 두 인사는 모두 이번 홈플러스의 법정관리에 대해 MBK파트너스의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무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홈플러스의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데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기조의 영향이 있었다는 설명이었고요. 이번 법정관리는 거의 파산 직전에 MBK파트너스가 손을 들어버려서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홈플러스 인수설로 보는 쿠팡의 오프라인 진격 가능성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알리바바가 굳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이유를 찾는다면커넥터스]


사실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된 2015년은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그리고 업계 사람들은 많이 알고 있지만 홈플러스 출신 물류 담당자들은 상당수 쿠팡으로 이직하여 그 물류망을 개척했죠. 한때 물류업계 담당자들 사이에서 쿠팡이 ‘홈팡’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정도로요. 물론 당시만 하더라도 쿠팡은 홈플러스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회사였는데요. 지금에 와서 두 기업의 명운이 갈린 것은 어쩌면 시대가 만든 역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쿠팡 물류센터 디자이너가 전하는 풀필먼트를 완성하는 필수요소커넥터스]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흥신소 ‘와이낫’은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이 궁금한, 인공지능도 모르는 것 같은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 부탁드리고요. 이슈를 챙기느냐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렸는데 현재는 ‘일요일 배송은 정말 판매자 매출에 도움이 될까?’, ‘트럼프 시대를 맞은 글로벌 물류기업의 대응책’ 등을 주제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와이낫궁금한 유통물류 업계 이슈 제보하기


커넥터스 프리미엄 콘텐츠 TOP5

1. [이슈] 팀프레시 새벽배송 ‘일부 중단’, 원인은 무엇이며 해법은 있을까?

2.[이슈] 더본코리아 프차 사장님과 커머스 셀러는 ‘빽햄 사태’를 어떻게 볼까

3. [이슈] 다이소 건기식 판매에 유독 뿔난 약국들, 왜요?

4. [비즈니스] 부활한 다이소 당일배송, 5500원 배달비로 경쟁력 있는 건가요?

5. [비즈니스] 리멤버로부터 듣는 카카오와 차별화하는 선물하기 커머스 전략


곧 열리는 커넥터스 커뮤니티

3월 밋업 준비 중입니다. 곧 공지와 함께 찾아올께요!


[NOTICE]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입점 비즈니스 채널 구독자수 1위. 8000명 이상의 실무자, 대표자가 선택한 유통물류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에서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다양한 업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만나세요!

[뉴스레터 무료 구독] [커넥터스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불법 외국인 배달이 사라지지 않는 세 가지 이유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