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문 사진전, 곤지암 리조트, 타이어,,, 의식의 흐름상 쓰는 일기
엄마랑 둘이 여행하는 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획해 보았다.
엄마도 회사를 다니시니 같이 여름휴가 일정을 맞추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는데 다행히도 8월 말 주말에 같이 갈 수 있었다. 작년에는 엄마랑 오사카를 갔었는데,,, 3박 4일 동안 내가 배탈이 나서 아무것도 못하고 숙소에서 있다가 비행기만 왔다 갔다 했던 어이없던 기억....
효도 코스프레를 이번엔 제대로 하려고 곤지함 리조트를 예약했다.
초보운전 같은 엄마.... (난 뭐 장롱 면허라 운전할 엄두도 못 냈지만.....) 1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이리저리 잘 피해서 2시간 넘게 걸려 도착! 그런데.... 다 와서 파킹 하는 길에 후진을 열심히 하시더니만 결국 뒤쪽 타이어가 살포시 까지는 참사 발견.....
어쩔쏘냐!!!!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걱정은 내일하고 오늘 노는데 집중해야징!!
엄마랑 나는 리조트 뒤에 있는 화담숲에 빠르게 다 달았다. (6시 종료라 5시가 마지막 입장!! 우리는 거의 4시 반쯤 도착했었다) 조경을 너무나도 멋지게 해놔서 울 엄마 마음을 아주 흡족시켰다. 인정한다고,,ㅋㅋㅋㅋ
별별 희귀한 나무들을 멋지게 꾸며 놓고 하나하나 설명과 명패까지.... 누군가가 사랑 없이는 이런 초록 식물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을 순 없다!!! 노고가 보이는 생명체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화분을 사면 늘... 죽여버리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고치겠습니다. ㅠㅠㅠ)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즐거웠다. 그 와중에 엄마는 한걸음에 한 번씩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셔서,,, 늬예늬예... 원하는 포즈를 취하시면 난 찍사가 되어 다 찍어 드렸다.ㅋㅋㅋㅋㅋ 엄마한테 "여기 사진 찍으러 왔어?" 여쭤봤더니, 망설임 없이 "응. 당연하지. 사진만이 남는다."로 응수하시는 울 엄마.ㅋㅋㅋㅋ
그다음 날,, 아주 늦게까지 푹 자다가 체크아웃을 하고, 생태 조망 길을 걸었다. 물론 이것도 리조트 안에 있는 산책로. 시원한 물줄기들과 식물들을 여기다가도 너무나 멋지게 해 놔서 울 엄마 마음에 아주 쏙 들었던 것. 어른들은 이렇게 자연을 아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 나중에 또 놀러 갈 때도 이 점을 꼭 고려해야겠다.
아주 뽕을 뽑는 김에,, 화담 숲 옆에 있는 MOA museum에도 들렸다. 권부문 사진작가 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세상에............ 아무도 없었다. 엄마와 우리 둘 뿐. 사진은 진짜 크기에 압도당하고 그 에너지가 넘나 강했다. 내가 좋아하는 Mark Rothko 화가와 비슷한 사진들을 보고 헐....... 넘나 맘에 들었다. 그러나 뭐 다 그렇듯이 설명해 주지 않으면 어떤 의도의 작품인지 모르니,, 도슨트는 하루에 2번뿐이고, 들으려면 여기서 3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 엄마와 나는 걍 빨리 나오려고 했으나 마침 도슨트 언니가 다가와 간단하게 작품 소개를 하나씩 해주셨다. 예쁜 언니가 설명해 주니 더 좋았다 :) 엄마와 나는 집에 하나 가져다 두고 싶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ㅋㅋㅋ 역시나 사진을 열라 찍고 나왔다. 카카오톡 친추하면 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집에 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려고 근처 음식점을 search search 했당. (search on my name~~)
하루 온종일 과자랑 음료수랑 라면 이런 것만 입에 달고 살아서 먼가 뜨끈한 국물이 있는 밥이 먹고 싶었다. 내 취향 저격인 낙지불고기 전골!!!!! 네이버에 치니까 맛집으로 나왔당. 머 네이버니까. 전 국민이 속으면서도 가는 블로깅을 보고 밑져야 본전 하고 들어갔다.
일단 사장님이 말하기를 매우 좋아하신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식이 나와 한술 뜨니 오잉! 맛있었다. 배고픈 것도 물론 있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여기서.... 엄마가 음식점 주차장에 주차를 하셨는데, 주차장이 약간 언덕 위에 있는 구조라, 빠지기 쉽게 파킹을 못하셨다. 그때 사장님이 다시 주차를 해주시며 친절하게 대해 주셨는데, 우리의 자동차 뒷바퀴 긁힌 거에 대해서도 도움을 구했더니 너무나 적극적으로 친절을 베푸셨다. ㅠㅠ 완전 감동..............
그러나 토요일이라 근처 자동차 수리점은 모두 문을 닫거나 서비스가 안 되는 상황이었고,,, 엄마와 나는 체념하고 집 까지만 무사히 가서 동네서 고치려고 했다. 그러나 주인아저씨가 직접 바퀴를 수리해 주신다며 아르바이트생과 공구를 가져와 직접 타이어를 갈아 주시는 게 아닌가...? 워후.... 진짜 눈물 나게 감사드렸다. 그게 기술자가 아니면 나사를 절대 못 푸른 상태였는데 (심지어 나는 스페어타이어가 트렁크에 늘 있는지고 이때 알았다.) 연장을 가져오시더니 뚝딱뚝딱..... 스페어타이어도 상태가 좋지 않아,, 자전거에 바람 넣는 기구로 직접 넣어주시고....ㅠㅠㅠㅠ 넘나 죄송하고 드릴 것도 없어서 바나나 한 무 데기를 드렸다.
엄마가 교회를 다니시는데 차 안에 성경구절을 많이 붙여 두셨다. (근데 나는 아직 종교가 없..... 언젠간 종교에 귀의하겠지만 지금은......) 그걸 보시고 본인도 전도사님이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기술을 나누는 것뿐 이라며 쿨하게 본인의 교회를 위해서 기도만 해주시면 감사~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감동의 감동....ㅠㅠㅠ
절대 홍보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ㅋㅋㅋㅋ 네이버에 낙지불고기 곤지암 맛집 치면 나온당.ㅋㅋㅋㅋ (http://gonjibulnakji.cityfood.co.kr/) 사진작가 하시면서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시는 콧수염 사장님... 덕분에 집에 잘 갔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타이어를 잘 갈고, 역시나 집에 오는 길도 한번 헤매었지만,, 갈 때만큼은 아녔으니.....
이 정도면 모녀 여행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