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것들이 있다. 해야 할 일, 해보고 싶은 일, 언젠가는 하겠다고 다짐한 일들. 하지만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나는 그걸 몰랐다.
스물여섯 살,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여행도 가고 싶고, 책도 쓰고 싶고, 새로운 것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미뤘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지금은 때가 아니어서. 그렇게 핑계를 대며 미뤘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여행 갈 거야." "조금 더 준비되면 새로운 일 시작할 거야." "완벽해지면 그때 도전할 거야." 나중에, 언젠가, 그때. 그 시간은 구체적이지 않았고, 그래서 오지 않았다.
스물여덟 살, 나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 적으면서 생각했다. 이걸 언제 다 하지? 하지만 적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았다. 목록은 점점 길어졌고, 실행은 점점 멀어졌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하고 싶다고 말만 했을 뿐, 실제로 한 것은 없었다. 미루는 동안, 시간은 흘렀고, 기회는 지나갔다. 어떤 것들은 영원히 할 수 없게 되었다.
친구가 말했다. "너 언제까지 미룰 거야? 지금 안 하면 언제 해?" 그 말이 가슴에 박혔다. 정말 언제 할 건가? 완벽한 때를 기다리면, 영원히 시작하지 못한다. 완벽한 때는 오지 않는다.
서른 살, 나는 깨달았다. 완벽한 때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준비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기로.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천천히. 완벽하지 않아도, 서툴러도, 일단 시작했다. 여행을 가고 싶다면, 일단 티켓을 예약했다. 책을 쓰고 싶다면, 일단 첫 문장을 썼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면, 일단 첫 수업을 신청했다.
그랬더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하고 싶던 것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미루지 않고 시작한 것, 그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
물론 쉽지 않았다. 시작했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예상보다 어려웠고, 결과도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루기만 했을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불완전하게라도 하는 것이, 완벽하게 미루는 것보다 낫다.
서른한 살인 지금, 나는 미루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계획을 세운다. 구체적인 날짜, 구체적인 방법. '언젠가'를 '이번 주 토요일'로 바꾼다. 막연함을 구체적으로 만든다.
미루는 것은 안전해 보이지만, 사실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은 때다. 미루지 않는 것, 그게 삶을 바꾸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