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것들

by 또바기

인생은 버리는 연습이다. 오래된 물건, 낡은 관계, 익숙한 습관. 버려야 한다는 건 알지만, 버리는 것은 어렵다. 나는 오랫동안 붙잡고 살았다. 버리면 후회할까 봐.
스물일곱 살, 나는 짐을 정리했다. 이사를 앞두고, 오래된 물건들을 꺼냈다. 몇 년째 입지 않은 옷, 읽지 않는 책, 추억이 담긴 물건들. 하나하나 꺼내며 고민했다. 버릴까, 남길까.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부분을 남겼다.
하지만 이사한 집에서도, 그 물건들은 상자 속에 있었다. 꺼내지 않았다. 필요하지 않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몇 년간 쓰지 않은 것은, 앞으로도 쓰지 않는다.
스물아홉 살, 다시 짐을 정리했다. 이번엔 과감하게 버렸다. 일 년간 쓰지 않은 것은 모두 버렸다. 처음엔 아쉬웠지만, 버리고 나니 가벼워졌다. 공간이 생겼고, 마음도 정리되었다.
물건뿐만 아니라, 관계도 정리했다.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 상처만 주는 관계, 의미 없는 만남. 그것들도 버렸다. 미안했지만, 나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모든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중요한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 덜 중요한 관계는 놓아야 한다.
한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만날 때마다 에너지가 빠졌다. 부정적인 말, 끊임없는 불평, 나를 무시하는 태도. 나는 참았지만, 언젠가부터 만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조용히 거리를 뒀다. 연락을 덜 하고, 만남을 덜 만들었다. 친구는 눈치챘지만, 따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처음엔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가벼워졌다. 그 관계가 나에게 얼마나 부담이었는지 비로소 알았다.
버리는 것은 잃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비워야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나는 그걸 몰랐다. 계속 채우기만 하면 더 풍요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채우기만 하면, 숨이 막힌다. 비워야 숨 쉴 공간이 생긴다.
서른 살, 나는 습관도 버렸다. 나를 해치는 습관, 시간을 낭비하는 습관, 의미 없는 습관. 밤늦게까지 핸드폰 보기, 무의미하게 소셜 미디어 스크롤하기,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기. 그런 습관들을 하나씩 버렸다.
쉽지 않았다. 습관은 오래된 것일수록 버리기 어렵다. 무의식적으로 다시 하게 되고, 유혹에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했다. 버리려는 습관 대신, 새로운 습관으로 채웠다. 핸드폰 보는 시간에 책을 읽고, 부정적인 생각 대신 감사를 세었다.
이제 나는 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필요 없는 것, 나를 아프게 하는 것, 의미 없는 것. 그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긴다. 버림으로써, 나는 더 가벼워진다.
서른한 살인 지금, 나는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내 삶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물건, 관계, 습관, 생각.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남길 것은 소중히 여긴다. 인생은 버리는 연습이다. 잘 버릴수록,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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