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생 Apr 09. 2023

장표 못 그리는 사람은 양심껏 클릭...

장표 그리기에 도움 되는 훈련법

  사실 제목을 조금 도발적이고, 건방지게 달아 놓긴 했지만,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장표에 두려움이 있거나 막연히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라떼는 다 했던 간단한 훈련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지금도 이런 훈련을 거쳐온 친구들이 많지만, 최근 나의 개인적인 통계상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있었고, 더 중요한 것은 이 방법을 알려줘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열에 하나 정도 였다.

  어쨌든 효과만큼은 분명하게 입증된 훈련 법이니 꼭 한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생각들(2)에서 장표 잘 못 그리는 사람은 손들고 제안작업에 참여해 보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언급했던 훈련 방법이니 참고 바란다.




Step1. PDF를 PPT로 그리기

Step2. 헤드 메시지만 보고 장표 그리기


  Step1은 말 그대로 장표를 그리는 연습이다. 이 훈련을 통해 기능적인 측면에서 PPT를 다루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게 사실 멀쩡한 PPT를 굳이 다시 그리는 거라 멘탈적으로 그만하고 싶은 유혹이 상당하다. 그래도 일일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반복적으로 찾게 되는 기능들은 스스로가 불편해 단축키를 찾아 익히게 되고, 기어이 단축키를 쓰지 않는 사람들도 손이 빨라져서 장표를 그리는 속도 자체가 빨라진다.

  또 그냥 눈으로만 보고 그리는 시도를 하는 동안에 대체 저건 어떻게 그린거지? 하는 도식들도 만나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도형, 양식, 프레임워크, 방법론 등 컨설팅 장표에서 사용하는 Look&Feel에 익숙해지고, 그것들을 두려움 없이 그리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 외에도 스크롤 내리면서 눈으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장표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피게 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컨텐츠 자체에 대해서도 숙지를 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이후 Step2에서 활용이 된다.

여튼 흔들리는 멘탈 잘 부여잡고, 제안서 한두 개정도는 끝까지 그려보길 바란다.


  Step2는 앞에서 그렸던 장표에 헤드 메시지만 남기고 아래 내용은 다 지워 버린 뒤 스스로 장표를 구성해보는 것이다. 여기서 보통 백지의 공포를 경험하는데, 다행인 것은 Step1에서 한번 본 장표이기에 그림이나 내용이 어렴풋이 날것이고, 그럼에도 동시에 인간인지라 그 기억이 완전하지는 않아서 여전히 막막함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꾸역꾸역 완성시킨 장표와 정답지를 비교해 보면 쥐구멍을 찾고 싶기도 할 테고, 반면에 더 나아진 부분들도 발견하게 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아주 좋은 학습이 된다. 이것이 조금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힌트 없이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장표를 그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데 그때는 한 번도 본적 없는 장표를 같은 방식으로 헤드 메시지만 남기고 작성해 보면 된다.


  위 Step들을 진행하면서 중요한 것은 끝까지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Step1도 노가다 같지만 끝까지 한땀한땀 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Step 2도 부족하지만 커닝하지 말고 끝까지 스스로 완성시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나만 볼 거니까 괜찮다. 실제 프로젝트에서 팀과 함께 작업을 하면 도형 하나, 단어 하나에 훨씬 더 고민하게 되어있다. 부족한 자신을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 전에 스스로 그런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마음껏 시도하고, 부끄럽고, 교정해 보길 바란다.




[쿠키]

  이 바닥에 아는 분들은 아름아름 사용하고 있는 'QPT'라는 Power Point Plug-In 같은게 있다. 이 프로그램은 A사의 컨설턴트가 밤낮 없는 장표질에서 PPT 기능의 한계에 빡쳐서 자신이 필요한 기능을 개발해 사내에 배포한 것을 시작으로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며 Version을 Upgrade 해오는 Tool로 여러 유용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게 없으면 장표를 못 그리는 장애를 갖게 될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니 혹시 없는 사람들은 주변에 물어보고 구해다 설치하기를 권한다.(분명 아주 가까이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사용법은 워낙 직관적이어서 딱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진 않고, 설치 후에 생긴 QPT라는 탭에 있는 여러 기능들을 한번씩 써보면 금방 파악이 될 것이다. 여러분의 퍼포먼스가 향상된 것을 미리 축하한다.


<도대체 어떤 기능이 있길래 저러나 궁금한 사람을 위한 사족>

  QTP에는 "Save Selected Slides"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은 PM이 갑자기 작업 중인 페이지 현재버전으로 달라고 할 때, 작업 중인 파일을 다른 이름으로 저장해서 새로운 파일을 만든 뒤, 그 파일을 다시 열어 필요한 슬라이드만 남기고 나머지 페이지를 삭제해서 보내는 번거운 작업을 그냥 필요한 페이지들을 선택하고, 저장하면 되도록 바꿔 준다.

  Outlook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Send Selected Slides"라는 기능도 있는데, 이 기능은 메일 작성 화면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첨부파일에는 내가 선택한 페이지만 저장된 파일이 미리 첨부되어있다.



P.S

근대 장표를 왜 장표라고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댓글이라도 달아주면 좋겠다.

뭔가 마음 한켠에서 늘 궁금했는데 아직도 답을 모른다. ;;







작가의 이전글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생각들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