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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4. 2021
높은 교육열과 치열한 입시 경쟁은 오히려 축복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연설을 비롯해 수차례나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언급하며 부러워할 정도이지만, 우리에겐 축복이 아니라 짐이 되고 높은 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교육비의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외를 법으로 금지했던 일은 학교 밖에서 선생님과 공부하면 벌 주는 나라로 화제가 되었고, 학원의 교습시간과 사립학교의 등록금·입학정원까지 통제하지만 여전히 가계의 교육비 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선두를 다툰다.
양질인력 공급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높은 대학진학률을 고학력 실업의 원인으로 비판하며 정부가 예산까지 투입해 정원감축,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청년실업률은 높아만 간다.
학력중시 풍토는 혈연, 지연 따지기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지만 학벌중심주의 타파를 외치며 중·고교 입시를 없애고 학력평가중심의 대학입시제도를 개혁했는데 일류 중·고교를 없앤 자리를 특목고가 대신하고, 전인적 평가를 위한 입시제도는 학생 노력만이 아니라 모친의 관심과 조부의 재력까지 필요하다는 속설을 만들고 대학 서열화는 더욱 확대되었다.
그러고도 2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외국에 나가 연간 4조원 이상을 지출하니, 글로벌 경쟁시대에 고무적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정부 규제로 내밀려진 유학이기도 하다.
국가안보 문제까지 이견을 보이는 보수와 진보가 한마음이 되어 박정희 대통령의 중·고교입시 폐지에서 출발해 노무현 대통령의 대학입시 3불정책에 이르기까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이기심에 물든 시장에 맡길 수 없다면서 애국심에 충만한 정부에 맡긴 결과는 참담하다.
그러나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은 60-70년대 한국 경제의 성공을 국민들의 치열한 교육열과 비교적 공정했던 교육시장에서의 입시 경쟁으로 꼽고 있다. 최근 어찌보면 삼류 범죄에 불과한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인턴 증명서나 표창장 위조와 같은 것들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뤄온 교육시장에서의 경쟁의 루울을 깬 것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다. 적어도 다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찾았을지는 몰라도 비리를 궁리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교육을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어떤까?
사교육비 지출을 막으려 애쓰기보다 자유롭게 자녀교육에 돈을 쓸 수 있게 해 세계적 일류학원, 일류학교도 나오게 되면 도피성 유학은 줄고 외국학생들도 밀려와 교육 관련 일자리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사교육비가 많이 든다고 큰 소리로 비난하기에 앞서, 세금으로 충당되는 정부 지원과 공짜로 쓰는 학교 부지와 건물의 가치를 평가해보면 오히려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낭비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화감을 이유로 평등 공교육만 강요할 것 없이, 자기 부담으로 원하는 사교육을 받게 하고 사교육에 대하여도 졸업 자격 인정을 해줘 공교육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면 그만큼 정부 교육예산은 저소득층에 더 많이 쓸 수 있고 경쟁으로 인해 공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공교육은 좋고 사교육은 나쁘다"는 주장을 마치 진리처럼 외치지만 누군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만든 구호에 국민들이 속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