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조각 Sep 10. 2021

소고기 배추된장국

땀 뻘뻘 흘리면서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보양음식

    요 근래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여자들에게는 주기적으로 오는 대자연의 날이었는데, 아무것도 안해도 머리가 아프고 기력이 없어요. 이럴 때 철분제를 먹어야 한다는데 사실 철분제보다 선지해장국을 먹는 게 더 낫더라구요. 얼큰한 선지해장국이나 순대국 한그릇 먹으면 기력도 나고 몸도 뜨끈해져서 좋아요. 대구에서 살 때는 맛있는 선지국밥 맛집이 많아서 한그릇 뚝딱 먹고 올 수 있었는데 지금 사는 곳에는 아직 맛집을 발견하지 못했네요. 가끔 대구에서 먹던 얼큰한 선지해장국이 생각납니다. 


출처 : 트래블조선

    며칠간 계속 누워서 잠만 자다가 오늘은 그래도 컨디션이 좋았어요. 그래서 기운이 날 만한 음식을 만들겠다며 슈퍼에 갔더니 무랑 배추를 할인 중이더라구요. 신선한 무, 배추에 한우 양지도 한 덩이 사왔어요. 같이 넣고 푹 끓여서 뜨끈한 된장국 끓이려구요. 컨디션 안 좋을 때 된장국만큼 소화가 잘 되는 게 없잖아요?


    한우 양지 300g 조금 넘게 사서 물에 담가 핏기를 빼줬어요. 저는 다른 고기보다 소고기에서 유난히 피 냄새가 많이 나더라구요. 그 사이에 물을 끓여서 배춧잎을 데쳐줍니다. 배추를 데쳐서 국을 끓이는 이유는 배추의 풋내를 없애주고 미리 배추에 양념을 해주기 위함입니다. 배춧잎을 데쳐서 듬성듬성 썰어서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게 잘라주세요. 여기에 된장 두 숟갈, 미림 한스푼, 다진마늘 한스푼, 고춧가루 2스푼, 대파 쫑쫑 썰어 넣고 배춧잎을 주물러줍니다. 배추를 된장에 미리 무쳐둔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 사이에 육수는 뒤포리, 멸치, 마른 새우 넣고 다시마를 넣어서 끓입니다. 좀 신경써서 끓여두고 이틀 정도 편하게 먹으려고 제일 큰 솥에 끓여요.


    잘 우러난 육수에 핏기를 뺀 양지를 넣어주세요. 여기에 도 나박나박 썰어서 같이 한소끔 끓여줍니다. 무가 살짝 투명해질 때까지 끓여줄건데 이때 국간장을 살짝 넣어주세요. 소고기를 끓이면서 거품을 제거해주면 국물 맛이 조금 더 깔끔해져요. 된장에 무쳐놓은 배추잎을 넣고 또 한소끔 끓여줍니다. 여기에 양파 반개 정도 채썰어서 넣어주면 국물에 단맛이 강해집니다. 간을 보고 부족하면 된장이나 국간장을 풀어서 간을 맞추면 됩니다. 저는 좀 칼칼하게 먹으려고 빨간고추, 청양고추 다져서 넣어줬어요.


    배추 된장국을 끓이면 시원하고 소화도 잘 되는데 여기에 소고기를 조금 넣어주면 깊은 감칠맛이 나요. 소고기 뭇국 뿐만 아니라 배추만 넣고 된장을 넣어서 끓인 국도 시원하니 맛이 좋죠. 겨울에 무와 배추에 단맛이 한창 오를 때 끓이면 정말 맛있습니다. 한 솥 끓여 놓고 여러번 데워 먹으면 깊은 맛이 계속 더해지죠.


    이 국에 갓지은 흰쌀밥 한 공기 먹으니 등줄기에서 땀이 주르륵 나요. 몸이 더워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깊은 국물맛에 감탄하면서 두그릇 먹고 나니 사우나라도 한 것처럼 티셔츠가 축축하네요. 저는 몸이 안 좋았다가 회복이 되면 항상 이렇게 땀을 흠뻑 흘리곤 합니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푹 자고 나면 내일 아침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운을 차리겠죠.


    늘 생각하지만 건강이 가장 큰 자산이예요.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마음도 자꾸 약해지니까요.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들로 하루를 또 견뎌내 봅니다.    

사진출처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베스트 프렌드, Coffe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