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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Jan 29. 2024

전문가인 척하는 X들을 어떻게 찾는가?

전문가는 한 분야의 지식이 깊어서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정도의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비싼 돈을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전문가는 신뢰를 바탕으로 먹고사는 존재입니다. 


전문가의 기본 조건

한 사람이 세상의 모든 분야를 통달할 수는 없죠. 그래서 각 분야별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그런 전문가를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자격증, 면허, 학위, 경력, 성공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중 하나만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라 할 수 없고 단지 기본적인 조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자격증이나 면허, 학위를 따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 업계에서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점, 실제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따지면 전문가의 조건이란 전문지식, 경험치, 성공 사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전문지식이란 무엇인가?

문제는 자격증, 면허, 학위의 신뢰 정도를 파악하려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격증은 민간 자격과 국가 공인 자격증의 수준차이가 크고, 면허만으로는 실력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학위를 땄다는 사람이 교묘하게 자신의 학력을 위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사 학위 과정을 수료한 사람이 박사 학위 취득을 한 것처럼 '00학 박사'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죠. 과정 수료와 학위 취득의 가장 큰 차이는 논문의 제출입니다. 학점만 채우고 졸업 논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학위 과정 수료에 불과하고 영어로도 Ph, D candidate라고 합니다. 박사 학위 후보생이란 뜻이죠. 


우리는 대통령 후보를 대통령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박사 과정 수료생이 자신을 박사로 소개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A분야 박사학위 취득

B분야 박사학위 과정


이란 학력을 가졌는데 자신을 'A, B분야 박사'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깊이 알아보지 않으면 박사학위를 두 개나 가진 사람으로 보이죠. 또는 학교를 교묘하게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1순위 대학 A학과 박사 과정 수료

2순위 대학 B학과 박사 학위 취득

3순위 대학 C학과 박사 과정 수료


인 사람이 자신을 '1순위 대학 A, B, C학 박사'라고 소개하는 경우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 들어가기 힘들다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3개나 받았다니!'라고 놀랄만하겠죠. 


본인의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전공이 맞지 않고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죠. 그렇다면 본인을 전문가라고 주장할만한 다른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학술 논문을 내거나 책을 출판하거나, 현장에서 경력을 쌓거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전문가라는 사람의 말을 막연히 믿어버리고 실제로 그의 이력을 제대로 찾아보는 경우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학술 논문이나 도서는 검색만 하면 나옵니다. A분야 전문가라고 홍보하면서 관련 논문은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10명 이상의 공동저자로 책을 자기 혼자 저술한 책처럼 소개하는 경우도 있죠. 누군가의 말을 믿지 말고 증거와 기록을 보세요. 


경험은 어떻게 검증하는가?

사람들은 누군가가 어떤 일을 오래 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전문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인의 소개나 편법으로 경력을 쌓는 경우도 있고 제 멋대로 경력을 부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본 사례를 소개하죠. A 분야의 30년 이상 경력이 있다고 소개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30년 전에는 해당 분야의 학문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도대체 어떻게 경력을 쌓았느냐고 물었죠. 그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A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답하더군요. 


단순히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면 저는 11살 때부터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읽었으니 22년 차 영국문학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방구석에서 책 좀 읽었다고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지칭할 수 없습니다


경력이란 일정기간 직업상으로 해온 일이나 경험을 뜻합니다. 한 업계에 오랫동안 경력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평판이 생깁니다. 경력을 검증하려면 같은 업계에 있던 사람의 평가를 찾아봐야 합니다. 일종의 사회적 검증인 셈이죠.


그런데 전문가인 척 행세하는 사람들은 빈약한 평판을 채우려 어떻게든 업계 최고 전문가, 유명인, 방송·언론을 기웃거립니다. 자신에게 없는 권위, 신뢰, 유명세를 빌리려는 행위입니다. 정작 궁금하지도 않은데 자기가 누구와 친하다 자랑하거나 어디 방송, 어디 신문에 나왔다고 과시하는 거죠. 과시는 결핍에서 나옵니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해당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합니다. 


사람들은 암에 걸렸을 때 스스로 의학지식을 공부해서 암을 치료하지 않고 암 전문의를 찾아갑니다. 그 의사는 오랜 기간 의학을 공부했고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면서 환자를 치료한 경험치를 쌓았으니 해당분야의 전문가라고 믿기 때문이죠. 법적인 분쟁이 생겼을 변호사를 찾아가고, 세금 문제가 생기면 세무사를 찾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변호사는 소송에서 승소한 경험이 있어야 하며, 세무사는 의뢰인의 세금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고 그것이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만약 죽을병에 걸려서 찾아간 의사가 "스트레스받지 말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세요"라고 답변하면 그를 돌팔이라고 욕하지 않겠어요? 수술이든, 약물 치료든, 가망이 없다는 선고를 내리든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이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말만 하면서 실제로 문제 상황을 진단하거나 해결해 본 경험이 없다면 그를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 

스스로를 부자라고 말하는 사람 

스스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


누군가의 말을 믿지 말고 기록과 증거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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