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멤버십 작가가 되었지만 제가 한동안 글이 뜸했죠. 6월 출판 계약을 하고 원고 작업을 하느라 글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2021년 4월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습관처럼 "내 책을 내겠다"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출판제안을 받고 기획서를 쓸 때는 ‘이게 설마 되겠어?’라는 마음이었어요. 근데 덜컥 출판 계약서를 받아버린 거죠. 이때 기분은 뭐랄까…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얼떨떨하기만 했어요. 메일을 보고는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니까요?
엄마, 내가 출판 기획서를 썼는데, 책을 내자고 하네?
좋은 일이야?
좋은 일…이겠지?
이렇게 물음표만 가득한 대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어버렸네요.
드디어 출판을 하게되어서 기쁘다는 생각보다 이제 원고 써야 하는데 큰일이다 싶더라고요. 초고를 완성하기까지 자료수집, 글쓰기, 퇴고, 출처 정리, 취재원들과 합의하기 등 여러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어려운 점은 핵심 메시지를 가다듬는 일이었어요. '내가 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뭘 말하고 싶은가' 이걸 고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처음 약속했던 원고 마감일정도 자꾸 미루게 됐습니다. 아마 편집자님의 ‘마감 못 지키는 작가들’ 리스트에 올랐을거라 생각합니다.
첫 원고는 아쉽기만 합니다. 제가 쓴 글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원고를 넘겼는데도 아직 다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미련만 가득해요. 오죽하면 지금이라도 원고를 수정할 수 있겠냐고 메일을 보냈겠어요? 물론, 아직 편집자님의 답장은 없습니다.
고대하던 책을 써냈는데 기쁘기 보다 우울하기만 합니다. 내 이름 석자로 인쇄된 책이 나온다는게 부담스럽고, 자격도 없는데 괜히 책을 냈다고 욕 먹을 것 같아요. 가명으로 블로그를 쓸 때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입니다.
마냥 설렐줄 알았는데 막상 꿈이 이뤄지는 순간. 또 다른 꿈을 찾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꿈은 이룰 때보다 간직할 때가 더 행복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