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다양한 진로 - Part 1
실제 학교에서 진로 지도를 하다 보면 교사와 학생 모두 전공에 대한 지식이 막연할 때가 많습니다. 교사도 해당 교과와 관련이 없는 전공에 대해서는 전공 안내 책자 혹은 지인 및 졸업생의 이야기 등 간접 경험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들도 그런데 학생들은 더욱 전공에 대한 지식이 좁은 편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학과들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내용을 배우며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각 전공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와 일부 전공에서는 어떤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지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다 보면 누군가는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사회 구조적인 요인으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의도치 않은 사고나 사건으로 인해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 처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학은 이러한 도움에 주목하며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회복지 전공에서는 사회 복지가 왜 필요한지,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사회복지학 개론 및 사회 복지론,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행동을 이해하고 사회의 특성을 배우는 인간 행동과 환경, 지역 사회 복지론, 사회 복지 행정론,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동복지론, 청소년 복지론, 노인복지론 등을 배웁니다. 이 외에도 가족 복지론, 복지국가론, 학교 사회 복지론, 다문화 가족 등과 같은 과목들도 있죠. 사회복지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기도 하고 중요한 분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구 연령 구조 변화, 다문화 가정, 성비의 불균형, 1인 가정의 증가 등의 사회 현상의 특징과 원인, 실태 등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복지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사회 복지학은 끊임없이 사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하는 역동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학은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소양이 중요하고,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 사회 정의에 남다른 민감함 또한 필요합니다. 반면 다양한 조사, 연구, 자료 분석,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므로 과학적인 소양도 골고루 갖추어야 합니다. 복지 정책이 잘 시행되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를 해야 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적인 문제를 발견해야 하며 현상의 특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과 같은 기관에서 정책을 세울 때 통계, 데이터 분석 등의 과학이 필요합니다. 사회 복지 제도에는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상자의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고, 실질적 도움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수요자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현실 감각도 필요하고,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합리성 등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혹은 지체장애인의 경우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열쇠 돌리는 것, 비밀 번호 해제 후 문을 직접 여는 행동 등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파이브지티가 선보인 지페이스봇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 인식만으로 1초 이내 문을 열어줍니다. 지페이스복 외에도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우 시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시각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들려주고, 미리 설정해놓은 일정 (약 먹는 시간 알림)을 알려주는 등의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나 노동 복지 등에서도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Thorn의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해 아동의 성착취 구조를 파악하여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에 올라오는 수많은 게시물들을 분석한 결과 약 35,000여 건의 아동 성착취 현장을 찾아냈습니다. 또한 아동 학대로 추정되는 이미지 590만 건을 분석하여 아동학대로 이어질 유형을 모니터링하기도 했습니다.
노인 복지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KT는 광주광역시 서구청과 손잡고 2021년 1월부터 돌봄 대상자 80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복지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성 인식을 활용해 스케줄에 따라 돌봄 케어 콜을 발신하고 보이스봇이 전화를 걸어 노인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통화에서 녹음된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데이터로 처리하고, 복지사들은 이 데이터들로 노인들의 상황을 모니터링합니다. 앞으로는 돌봄 대상자들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역할을 맡아 노인 우울증과 고독사를 예방하는 역할까지 담당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거나 변화가 일어나면 거기 맞춰 적응을 못하거나 소외되는 사람들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이 많아지면서 장애인과 노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적응 프로그램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죠. 따라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사회의 변화가 빠르고 많을수록 사회복지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에 인공지능을 개인 맞춤형으로 활용함으로써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세밀하고 밀접하게 복지의 혜택이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술이 존재한다고 사회복지학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복지 전문가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의료, 복지, 행정 등의 다양한 협업체가 구성이 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복지 전공에 인공지능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앞으로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