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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kid Jul 09. 2023

비싸다고 좋다면 비싸게 팔래요.

안녕하세요 저는 요리사, 젊꼰이예요.

한 달 전쯤이었나.

어떤 레스토랑에서 속이 하얀 블랙트러플(Summer Truffle)의 껍데기를 깎아서 화이트 트러플이라고 판매하다가 들통이 나서 대단한 이슈가 됐었다.

그게 뭔 큰 대수인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트러플 자체가 세계 3대 진미 음식인데 그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화이트 트러플이 블랙트러플의 15배 이상을 비싸다는 걸 알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어떤 유명한 레스토랑 세프 또한 상대적으로 값싼 중국산 트러플을 비싼 프랑스 남부 페리고르산이라고 손님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저런 이슈 후에는... 손님들에게 중국산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렴한 트러플을 쓰는 게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저렴한 트러플을 이용해서 부족한 맛을 트러플솔트나 트러플 오일을 곁들여서 맛을 살리는 방법도 있다.

단가를 맞춰 트러플을 사용하거나 또 다른 식자재를 사용해서 맛을 보완하는 것도 요리사의 능력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비싸고 좋은 것 먹을 수 없으니 가격을 낮추려면 이런 방법도 있기 따름이다.


그저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속여 파는 판매자(요리사)가 가장 문제지만 그만큼 소비자(고객)들 또한 무지함으로 이용당했다는 것. 그저 비싸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러한 문제의 한몫한다고 보면 된다.


어른들이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는 것. '공부해라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게 음식에서도 똑같다. 음식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맛있다.


많은 요리사들도 모든 식자재에 이해도가 많기는 쉽지 않다. 나 또한 요리를 한 지 10년이 다되어 가는데 200개가 넘는 트러플 중에 사용해 본 것이라곤 5종류 안팎이다. 트러플을 사용하지 않은 업장에서 일하다 보면 표고버섯, 양송이버섯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자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요리사들이 식자재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와 많은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고 스킬을 쌓아가는 것. 좋은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는 게 정말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올바른 것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더 좋은 요리사가 되는 길의 출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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