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요리사, 젊꼰이예요.
일하면서 '왜?(WHY)'라는 질문을 몇 번이나 할까.
나는 평소에 일을 하면서 반항심이 아니라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이다.
셰프한테 뭔가를 배울 때 '왜 이렇게 해야 될까?' 또는, 스스로 일을 하면서 '이 방법이 맞을까? 능률을 더 높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는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한 물음표를 가지게 된 건 꽤 오래 됐다. 캐나다에서 한식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걸 보면서 더 강한 물음표를 던지게 된 거 같다.(물가 때문에 비싼 것도 있지만)
나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면을 정말 좋아한다. 면은 파스타, 쌀국수, 비빔국수, 잔치국수, 수제비 같은 거.. 그래서 살 빼느라 고생 좀 했지.ㅎㅎ
어렸을 땐 파스타를 사 먹기도 했지만 집에서도 종종 해 먹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파스타를 잘 안 사 먹게 된 이유가 호텔에서 일할 땐 직급자가 아니고서야 원가계산이며 신경 쓸 일이 없어 무지했지만, 개인업장을 돌면서 파스타의 원가가 정말 낮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고 나니 파스타, 돈 주고 사 먹는 거 어쩜 이리 아까운지 모르겠다. 강남권은 자릿값 때문에 음식이 더 비싸서 파스타 한 접시에 3만 원 중후반도 왔다 갔다 하는데 무슨 식자재를 쓰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원가는 3천 원 중후반으로 보면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요식업 하는 사람들한테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현실이다. 물론 요리사는 기술직이라서 요리의 가격을 정형화시킬 순 없다. (운동선수들의 실력을 값으로 매기지 않는 것처럼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서 'WHY?'는 근데 왜 잔치국수는 만원을 넘지 못할까? 칼국수, 수제비, 비빔국수는 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다못해 일본식 라멘은 만원이 넘는다 거기에다가 차슈추가, 계란추가까지 따로 받는다. (왜 한식당에서 반찬 리필은 당연한가? 추가금액을 받지 못할까?)
답정너.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식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는 거다. 근데 어떻게 한식을 세계화할 수 있을까? 이제 내 질문은 어떻게로 바꿔야겠지.
요식업에서도 수도 없이 늘어나는 일식당, 특히 스시집... 양식당, 특히 와인바... 물론 지금은 많은 가게들이 힘들어서 문 닫는 추세이긴 하다. 근데 왜 다들 스시집과 와인바를 할까? 단가가 좋아서. 테이블당 나오는 단가가 높기 때문에 국수 한 그릇이 만원이라면 하루에 50만 원을 벌려면 하루에 50명의 손님을 받아야 한다. 스시 오마카세라고 하는 곳 중에 점심은 8만 원일 때 하루에 7명만 받아도 되고, 와인바는 두 명이서 한 병을 먹고 안주를 시키면 둘이 저렴하게 먹어서 15만 원쯤 나온다면 3,4팀만 받아도 된다.
전에, 같이 일했던 여자 수셰프님은 원래 프렌치를 오래 했었다고 했다. 근데 태국요리를 배우러 태국을 다녀왔다길래 좀 신기했다. 왜 갑자기 태국? 일까 해서 물어봤는데 프렌치로 한국에서 밥 먹고 살기 힘들 거 같아서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이유들이 젊은 요리사들이 한식을 하지 않는 이유, 배우려 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하면 한식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