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의 숙명
고양이를 혼자 집에 두고 여행을 가거나 집을 비워야 할 때가 생기는데
부탁할 지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분명 있다.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독립적인 성향 때문에 혼자 두고 여행을 가도 되지 않냐고 오해를 할 수도 있는데, 고양이도 외로움을 많이 타고 심한 경우는 분리불안으로 밥을 안 먹거나 구토를 하기도 한다.
이번에 시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갈 계획이 있는데 말이 나온 건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쿠키를 키우면서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면 항상 친정식구나 시부모님이 돌봐주셨었다.
그런데 문제는 현시점이다.
당시에는 친정과 시댁이 가까워서 부탁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사를 해서 주위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시부모님과 여행을 갈 때 3박 4일 정도 집을 비워야 하니 나로서는 벌써부터 고민의 연속이다.
고양이호텔과 펫시터가 있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아.. 선뜻 선택이 안 된다.
3박 4일 정도야 어떠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고양이 호텔은 좁은 공간에 캣타워, 물, 밥, 화장실을 만들어놓고 지내게 되는 곳이다.
영역 동물이라 안 그래도 낯선 곳에 가는 게 스트레스 일 텐데..
그전에 그곳에 머물렀던 다른 고양이 냄새도 날 거고,
옆 방에서 다른 고양이들이 우는 소리도 다 들린다고 한다.
고양이 호텔에 맡긴 후기를 찾아봤는데
CCTV로 잘 지내는지 계속 볼 수 있어서 지켜보니 구석에 숨어서 계속 나오지 않고,
며칠 뒤 집사가 데리러 갈 때쯤 구석에서 나와 있었다는 후기를 봤다.
대신에 상시 사람이 있어 안전하다고 함
물론 냥바냥이겠지만 이게 최선일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고,
고양이를 혼자 둘 수 없어 고양이 호텔을 선택할 수 있지만 좀 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싶었다.
펫시터는 우리 집으로 펫 시터가 와서 고양이 밥이나 물을 새로 갈아주고 화장실을 치우는 등, 돌봐주는 서비스인데 일단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전문 펫시터를 고용하면 펫시터의 사진도 볼 수 있고 자격증 있으신 분들도 있는 듯.
믿음만 가면 낯선 사람이 오더라도 집에서 그냥 쿠키가 지낼 수 있으니 이게 나은 것 같긴 함.
남편이랑 얘기를 해봤는데 살짝 답정너가 되어서 둘 다 싫다는 느낌으로 말해버렸다.
"아, 그냥 여행을 가지 말까?"까지 가버림 ㅋ;
좀 더 알아보고 정 안 되면 친정 집에 맡기는 걸로 얘기를 했는데,
친정집까지 차로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이것도 좋은 방법인지 확신이 안 선다.
솔직히 최선의 방법이란 게 있나 싶기도 하다.
고양이를 생각하면 집을 비우는 것 자체가 이미 최선이 아니니..
냉정하게 말해서 이런 고민은 키우기 전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말 사람들이 고양이 키우기 전에 잘 알아보고,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행 가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 집사의 삶..
이런 순간이 되니 강아지 보호자님들이 부럽다. 데려갈 수 있으니, 하하..
쿠키도 잘 지내고 우리 부부도 여행을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