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은 놓쳤고, 표정은 실시간으로 어두워졌다.
아이들과 물놀이하고 오는 길.
래시가드는 남편 것만 챙겨간 터라
물놀이장 아이들 케어는 전적으로 남편 몫이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 운전은 내가 하기로.
아니나 다를까, 셋은 타자마자 기절 모드.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에 거의 다다를 무렵,
‘마지막 휴게소’라는 안내가 나왔다.
잠에서 먼저 깬 남편에게
“휴게소 들를까?” 물었더니,
왠지 한참 고민하는 눈치.
그래서 내가 먼저 말했다.
“난 안 가도 괜찮을 것 같아.”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편은 거의 즉답으로 말했다.
“화장실만… 들르자.”
'잠이 덜 깼나?' 생각하며 차선을 바꿨는데,
아뿔싸! 타이밍을 놓쳐
그만 휴게소를 지나치고 말았다.
나도 동서울 톨게이트는 익숙지 않은 터라...
속으로만 핑계를 되뇌었지만…
그 순간부터 두 손을 모으고
급격히 어두워지는 남편의 표정.
“안색이 어두워졌다”라는 말,
그저 문학적 표현인 줄 알았는데
남편 얼굴을 보니… 실시간 리얼이었다.
짐작하시겠죠.
네, 그런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50분.
아이들까지 잠에서 깨 징징대기 시작했고…
난 급한 마음에 차선을 요리조리 바꿔가며
온갖 집중력을 끌어모아 운전했는데...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