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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May 09. 2017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인턴십 2

Internship 2/2

Le Cordon Bleu Signature 레스토랑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4일 오픈하는데, 레스토랑 직원은 화요일부터 출근해서 한주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인턴십이 시작되는 첫날, 셰프의 소개로 다른 직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주방에 들어가 처음 맡게 된 직책은 "Garder Manger"였다.                                      


"Garder Manger"는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라인과는 분리되거나 떨어진 공간에서 재료를 손질하거나, "Cold-dishes" 즉 샐러드나 디저트 등을 준비하며,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의 경우 초보 요리사로서 경력을 시작하는 역할이기도 했다.


첫 날인 화요일은 주방에서 일하는 모두가 한주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레스토랑의 메뉴는 자주 바뀌는 편은 아니지만, 매주 수요일 또는 기념일엔 셰프 스페셜 메뉴가 추가로 준비된다.
셰프와 수 셰프(Sous-Chef)의 주도하에 메뉴가 결정되면 필요한 재료와 요리 목록이 나열된 리스트가 작성되고, 각 담당별 요리를 시작하게 된다. 
다음은 Jay에게 주어진 Prep. Lists이며 "Garder Manger"로서 한 주간 필요한 재료와 요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리스트의 항목을 항상 사용 가능한 상태로 신선하게 준비해야 했다.

인턴십 기간은 각 역할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처음 소개한 "Garder Manger"부터 소스를 담당하는 "Saucier", 생선이나 육류를 조리하는 "Grill Cook" , "Sous-Chef"까지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할 수 있었다.

Jay는 인턴십 외의 남는 시간엔 학교 주방에서 일을 했는데, 한 번은 제과 연습을 하며 Brioche(버터가 많이 들어간 발효빵)에 한국에서 맛본 모카 번을 응용해서 디저트를 만든 적이 있다.
주방에서 만든 음식은 학교 직원들과 셰프들을 위해 식당에 제공되는데, 이를 맛본 셰프가 디저트 메뉴에 사용해보자 제안했을 때 놀랍고 기쁜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비록 인턴십 학생이지만 직접 만든 Brioche가 셰프 스페셜 메뉴에 올라 손님들에게 제공되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역시 사람들 입맛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실습의 마지막은 "Sous-Chef" 역할을 담당했는데, 인턴십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직접 요리를 하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주방의 메인테이블에서 영수증처럼 출력되는 주문서가 나옴과 동시에 주문 내역을 지시하면 요리사들은 매 순간 큰소리로 지시사항을 반복해서 외쳤다.
꽤나 시끄러운 주방 환경에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확인하는 일 또한 "Sous-Chef"의 역할이었으며, 요리사들이 완성한 요리들을 미리 데워진 접시에 담아내는 순간엔 너무 긴장해서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집중하기도 했다.


실습과는 별도로 매주 인턴십 평가서를 작성해서 셰프에게 확인을 받아야 했는데, 이때 부족한 점이나 다음 주에 실습할 역할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마지막 10주 차엔 학생에 대한 총평과 함께 졸업 후 고용을 여부를 선택받는 항목이 있었으며, 다행히도 Jay는 남은 학교생활은 취업 고민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때론 무급 인턴십 생활이 억울하고 고되게 느껴질 때도 많았지만 졸업 전에 경력을 쌓을 수 있었으며, 결국 고용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학교 과정이 아닌 인턴십이라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셰프에게 고용 여부를 직접 물어볼 수 있으며, 성실한 모습을 보이면 먼저 고용 제의를(Job offer)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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