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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Apr 27. 2017

야채죽

집밥반찬레시피

야채죽 

빛깔 좋은 죽 끓이기

단발머리

흰 카라의 학창시절,

시험이라도 치는 날이면 어김없이

혓바늘이 돋고

입안이 헐어 빵구가 났었지.


물 마시는 일도

밥을 먹는 일도

말을 하는 일도

입안이 내란(?)으로 인해

힘들어 할때


어머니는

뽀 ~얀 쌀을 빡빡 씻어

쌀 뜨물을 받고

온갖 채소를 도마위에 올려 놓고

쫑쫑 다져

큰 냄비를 불에 달구어

참기름 듬뿍 부어 찌르르

고소한 향이 집 안을 흔들어 놓을 때

쌀을 넣고 다그락 다그락 볶으셨다.


그 위에 다진 야채를 넣어 다그락,

아마도 그 시절에는 고기가 귀했었지.

참기름에 둘러져

노랗게 볶은 후 뽀얀 쌀뜨물을 한 가득 부어

큰 주걱으로 이리저리

굴려 쌀알이 푸욱~~ 퍼질때까지

뜨거운 불 옆에 엉거주춤 계셨다.


작은 채반에

한가득 죽이 올려지고

간장종지 짝꿍하여

제 앞에 놓여 질 때


"입이 아픈데 이 뜨거운거 어찌 무거라꼬요"


눈을 홀기며

아픈게  벼슬인냥 성질 부리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흔을 바라보는 내 어머니께

따뜻한 야채죽을 끓여 드려야지.

더 늦기전에 



이렇게 만들어요


준비재료

식재료 : 쌀, 당근, 호박, 버섯, 참기름, 물

조리도구 : 냄비, 주걱, 휴대용버너



1. 야채를 손질해요.

당근은 껍질을 필러로 벗겨요.

손잡이가 긴 필러를 구입하고

당근을 도마위에 올리고

반만 껍질을 벗기고 돌려서 나머지 반의 껍질을 벗겨요.


표고버섯은 딱딱한 기둥은 버리고

납작하게 채를 썬 후 잘게 다져요.


호박은 납작하게 썰고

채를 썬 후 잘게 다져요



야채를 다질때는

'야채다지기'를 사용하면 아주 편리합니다.

우리친구들도 두드리는 거 좋아하구요

힘조절과 강약을 익힐 수 있는 도구로

적극 추천 .



2. 쌀을 씻어 쌀뜨물을 받아둔다.

처음 불은 버리고 두번째 물을 사용해요.

우리 친구들에게

냄비에 쌀 씻은 물을 담도록 알려주세요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4. 쌀을 먼저 볶고

5. 야채를 넣고 볶고

6. 쌀뜨물을 넣고

7. 쌀이 퍼질때까지 저어주세요.

저을때는 숟가락 대신

손잡이가 긴 ~~ 주걱을 사용하세요.

냄비의 손잡이도  후라이팬처럼

길게 된 제품이

장애친구들이 사용하기 안전합니다.




우리 장애친구들은 죽을

아주 ~ 싫어한다.


즐기지 않는 오감 자극


눈으로 보아

희멀건 푸리누리삐리둥둥.


맛으로 보아

물도 아닌것이 밥도 아닌 것이

밍밍하다 찝찔.

더 보태어 뜨겁기까지하다.


숟가락으로 휘저어 보아 

찌리리 불안의 전기가 흐르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지만

오르는 김에 콧물만 자극한다.


또각또각 야채 다지는 소리에

'야채군'

"못먹겠군'

'전쟁이군'

안먹겠노라 다짐한다



쌀과 물의 만남에서

죽이란

참 오묘한 요리이다.


그 시절엔

죽어도 죽이 싫었다.


지금

그 시절이 그리운건

죽을 끓여야 하고

죽을 먹어야 하는

친구가 있기에.




한국요리치료연구소

간소한 재료

간단한 방법

간편한 활용

장애인집밥반찬레시피

http://cafe.daum.net/cook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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