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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10. 2018

예측불허 (豫測不許)

예측불허 (豫測不許)

미리 헤아려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미루어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 나는 것.


우리의 일들, 아니 내가 하는 일들은 언제나 예측을 벗어난다, 

아침부터 문자를 ...오늘은 몇 가족이 참석하시나요.

누구누가 오시는지요? 센터장과 문자를 주고 받는다. 

나의 프로그램 활동계획서는  항상 2부가 만들어진다. 


하나는 정석대로...처음 센터에서 제시한 그 상황 그대로 

계획을 세운다. 또 하나는 그동안 세 번의 프로그램이 진행

되었으니 흘러가는 모양새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니 

예측되는 상황에서 계획을 한다.


그런데 그 예측되는 상황도... 참여하는 자녀의 연령이 다양한지라 

정확한 참여자를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버지 두분에 .... 5살, 6학년의 비장애 형제가 참여한다고...

5살과 6학년이라................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센터로 가는 내내 혹...5살 친구가 안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간의 상황과 참석율을 보아 ...그리고 어머니의 

사업에 아버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보아,,,,만약에 

한 가족만이 참석을 한다면....헐...한시간으로 족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얇게 입고 간 탓인가 춥고 배고프고..그래서 

국밥 한그릇을 비우고 센터로 들어갔는데...센터장님이 김치찌개로 

밥을 먹자고 하신다.. 먹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센터장님 말씀하시길...오늘 **이네 한가족만 참여한다고 하신다. 

어쩜 예상은 빗나가지도 않는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데 

장애 자녀도 함께 오라고 했다고...엄마도...온가족이 와서 

교육에 참여하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약속이 생겨서 

세 식구가 참석할거라고 한다. 한가족이니 한시간만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9시 30분에 마쳐야 되는데 

우린 10시 가까이에 마쳤다. 헉. 한 가족이 열가족의 몫을 한거다.

나의 수업을 보고 있는 선생님들은 세 분.... 선생님들이 기립박수를,,,


**이가 센터에 와서 이렇게 열심히 한 것을 처음보았다.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이의 행동과 말에 반응을 하다가 언제나 지쳐 떨어졌다

그러면 **이는 맘에 들지 않아 짜증이 나타나고 거친 행동을 보인다고. 


오늘은 2시간 넘게 앉아 있음에도 기분이 너무 좋아 보였다고..

말 끝에 짜증이나, 지루한 시간에 부정적인 행동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이야기 나누면서 어쩜 그렇게 하냐고 묻는다.


'그래요 어쩜 그렇게 나타났을까요... 저를 계속 사용하셔야 겠네요' 

마주 보고 웃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오늘 두시간 넘게 진행 된 수업에 대해 

필름을 되돌려 본다, 모두가 안된다는, 어렵다는 상황이 

쉽게 풀린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 이 친구는 대화도 잘 이루어지는 친구다. 오늘 첫 만남이지만 

우리 둘의 대화는 거의 환상적이었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이 아닌 BTS를 알고 있다고 나를 칭찬해 주었고 

황후의 품격에 장나라만을 알고있는 나에게  이엘리야를 가르쳐 주면서 

이엘리야에 대해 공부 해오라고 살짝 조언을 날려 주기도 하였다.


글도 또박또박 본인의 생각을 고급진 (?) 낱말로 써 내려 간다. 구체적이지 

않은 표현에 원인, 이유를 물으니 자신만의 생각을 설명했다.

아버님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 미소에는 많은 번민이 담겨 있었다.

인정하고싶지 않지만 이제는  수용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 

얼마나 힘이 드실까 생각했다. 인정하고싶지 않은 마음, 

욕심을 부리고싶은  마음.. 


이 친구의 생각을 , 글을 확장 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그리고 

확장 후에는 이해를 시키고 아버님의 말과 언어로 정리해 주는 것까지. 

그리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을 한다면 

나름의 규칙을 세워 약속을 하는 것도 방법임을 알려 드렸다.


이거 다 할때까지는 여기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궁금하거나 모르는 거 

있으면 다 끝나고 말하기, 이런  약속 후에는 마무리할때까지 지켜 볼 것, 

과정에서 이 친구가 어려워하거나 궁금해 하는 것을 직접 관찰할 것이다.


혼자서 조용히 하고있다고 무관심은 금물,, 이다.

우린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해야 하니까. 


아버님 말씀하시길 

'오늘 우리 가족 대박입니다 교수님, 너무 좋았어요'.


센터장님 말씀하시길 

' 한 시간만 하신다더니 두 시간이 넘었어요. 시간이 언제 이렇게 ..대박~'


사회복지사님 말씀은 

' **이가 두시간을 앉아서 끝까지 해냈어요. 교수님께 짜증도 안 내고 

던지지도 않고 헉 대박 !'


나 왈...

'오늘은 열가족 같은 한가족과 열정적으로 진행한 날이었슴다. '


이 밤하늘에 달빛이 유난히도 찰랑거리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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