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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May 11. 2016

우리들의 아름다운 대화

우리들의 아름다운 대화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요리치료 프로그램 계획서를 작성하다가 


기존에 나와 있는 레시피를 보고 

고민(?)에 잠겼다.



"양파 , 당근, 대파가 있으면 

우리 얘들에게 뭐부터 썰라고 나눠 줄까?"





이렇게 카톡을 날렸더니 

우리의 임씰짱님 ..냉큼 전화가 왔다, 


"뭐 만드는 건데요?"


'돼지고기 제육볶음' 



제육볶음 만드는 레시피에는 

돼지고기와 양파, 당근, 대파 등등의  식재료가 적혀 있다.




장애인들과 요리치료에서

이 세 가지의 재료를 어떤 순서로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인가?




양파는 둥글고  맵고, 작아서 손에 잡기가 용이하지 않다. 

둥근 면을 손바닥으로 눌러 납작하게 한 후 

썰기를 한다고 해도 맵다는 것 그리고 

향이 너무 강하다.


당근은 딱딱하여 힘 조절과 균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개씩 나누어 줄 수 없으니 인원에 따라  

몇 등분을 한다면 손에 잡고 자르기가 

아마도... 기술이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대파는 또 어떠한가... 본디 조리사 시험과정에서는 

초록의 이파리는 사용치 않고 흰색의 

줄기만 사용한다. 흰색의 줄기를 10~15cm씩 나누어 줄때 

어슷썰기 또는 동글 썰기가 가능할 것인가와 

대파 또한 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참! 우리 아이들 만큼이나 

식재료가 다양하다.


이 모든 식재료가 우리 아이들처럼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식재료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발달과 특성에 알맞는 

활동 방법을 철처하게 계획 한다.


양파, 당근, 대파


'뭐부터 썰라고 해야 되나?' 


발달장애 친구는 

지적장애 친구는

뇌변변 장애를 가진 친구는

ADHD친구는~?


양파, 당근, 대파 

니네 누구부터 나가볼래?



임씰장님과 긴 시간동안  토론을 했다.


어떻게 나누어 주느냐의 문제이다 

양파는 한겹씩 한겹씩 풀어 물에 담군 후 

매운기를 뺀 후 물기를 제거하고 한 겹씩 나누어 준다.

-> 맵지도 않아서 썰기가 수월하다


당근은 

슬라이스 해서 2~3조각씩 나누어 준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 슬리이스는 얇아서, 데친 것은 딱딱하지 않아서 

썰기가 수월하다.


대파는 

하얀 줄기는 초록 이파리보다 사각사각 

썰기가 수월하다. 단 잡을 수 있도록 길이조절이 필요하다.


이렇듯 .

식재료를 어떻게 나누어 주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장애 친구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성취감을 맛볼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들의 요리치료 방식을 만드는 

행복한 고민(?)을 

깊은 밤 ..아름다운 대화로 

이어가고 있다.



 

20160511 한국요리치료연구소 권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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