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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May 11. 2016

화단의 봄풀 이야기 -머위나물

화단의 봄풀 이야기 -머위나물머위나물

화단의 봄풀 이야기 



나는 아파트 1층에 산다. 여기로 

이사온 지가 큰 눔이 고1때 왔으니 

이 집에 산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1층의 장단점을 오롯이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저층 입주민이다.


좋은 점을  말하자만 

쓰레기 분리 수거때 

엘리버이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내 집 마당 가로지르듯 언제든지

들락 거려도 된다는 점.


출퇴근 시 

아무리 바빠도 후다닥 틩겨져 나갈 수 있다는 점.


가족중에 뭘 빠뜨렸다고 

호출 해도 성가시거나 짜증이 

온몸으로 올라 오지 않는다는 잇점을 있다.


그리고 

그 전에 살던 주인장께서 

화단을 예쁘게 가꾸어 두셔서 

온갖 채소와 꽃들이 봄을 알리고 있음은 

아래층에 사는 보람중에 부가되는 

유일한 힐링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바구니 옆에 끼고 쑥을 캐 국을 끓이고 

돈나물을 따다가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기도 하고 

취나물을 따다가 된장에 조물조물 무침도 하는 

오래 전의 즐거움을 기억으로 더듬어 본다.

(이사와서 초창기때 했던 일과)


며칠전 

출근을 하려는데 

청소 하시는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조심스럽게 나를 부른다.


"저어~~~기"


"네에^^"


"앞에 ~~ 베란다에.. 화단에 ~~!!"


"네^^  머 잘못 된게 있어예~~@@"


" 아니요.. 저 ~~기 있는 머위대!!!~~~ 가 

자꾸 올라오는데 왜 안 뽑는지~~~~~???"


" 아 ~~네에... 머위대 손질해서 드세요.

제가 잘 몰라서 못해 먹어요.. 헤헤 @@ 사실 할 줄도 몰라예~~""


" 먹어요 되요?~~ "

너무 좋아라 하신다, 


"네~~ 다 드셔도 됩니다. 제가 할 줄 몰라요"


이 맘때 즈음에 

울 집 화단에는 머위대가 쑥쑥 올라 온다.

하루가 다르게 날 봐 주세요 라고 올라오는 머위대를 보면서 

머위 이파리를 삶아서 

된장을 꼭 찍어 넣고 쌈밥을 해도 맛날 텐데..


머위대를 삶아서 

젓갈을 넣고 들깨가루를 넣어 자박자박하게 

무침 끓이기를 해도 맛날텐데..라는 생각뿐..


당최 밭에 나갈 시간(?)이 없으니 

동네 사람들이 우리 텃밭(?)에 

욕심(?)을 내는 갑다.. 그러고도 그날밤 주인장인 나는 

밤 12시가 넘어서 들어 왔다.



그 다음날 오후 

작은 눔이 

문고리에 비닐봉지가 걸렸다고 

그래서 계단에 버렸다고 일러 준다 


계단에 나가 비닐을 열어보니 

머위를 다듬어 손질을 깨끗이 해서 

봉지에 담아 곱게 걸어 두시고 가신 모양이다.


젓갈로 간을 맞추고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어 

자박자박 ...하게 

머위나물을 만들었다.


다음에 올라오는 머위를 따다가 

머위쌈밥을 해 먹어야겠다.

피곤하고 입맛없을 때는 

알싸하고 쌉쌀한 머위쌈밥이 

압맛을 돌게 할 것이다.


울 집 화단의 온갖 봄풀들로 

요리조리 맛나게 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고 싶은 

늦은 밤의 이야기 입니다.













20160509 한국요리치료연구소권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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