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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May 11. 2016

그래도 아름답게 살아 볼 일입니다

그래도 아름답게 살아 볼 일입니다.

어느날 ..부터 

돈을 받는 강사가  되고 

장애, 특수교육, 치료 분야에 

본격적으로 일을 하고자 맘을 먹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던 


오래 전 어느날.. 

헬렌캘러 영화를 보게 되었다.

ㅎ헬런캘러와 그녀의 스승이신 설리반.


"이게 물이야. 이게 물이야 ~ "


라는 대목에서 통곡을 하며 울었던 기억.





열여섯번째.

만화영화? 우리가 구경꺼리지..


백화점 소극장에 만화영화를 보러 갔다.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모험이였다. 
처음 해 보는 모험에

바짝 긴장을 했지만 역시나 아이도 나도 서툴렀다.

 
공연시작 종소리와 함께

불이 잠시 꺼짐과 동시에 조용한 소극장에

갑자기 아이의 괴성과 울음이 나를 당황하게 했고 나도 모르게 

스프링처럼 튕겨져 아이를 안고 허둥거리며 뺘져 나와야만 했다.

 
잠시 진정을 하고 다시 들어가 앉아 있어 봤지만 다른

아이들의 호기심과 반응을 자극하기 위한


진행자의 율동과 노래는 

내 아이의 행동을 거의 미친 아이처럼 만들어 버렸다.


뒹굴고 뻣대며 괴성을 지르고 울부짖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다른 아이와 부모들의 구경꺼리가 되어 있었다. 


수많은 아이들의 웅성거림과 부모들이 무심코 내던지는 소리들은 

귀머거리로 살기로 맘먹었으니 꺼릴길 일들이 아니지만 

무슨 수를 써더라도 아이를 적응 시켜 볼려고 

얼러기도하고

달래기도 하고

혼내보기도 ..

심지는 

허벅지를 꼬집어 보기도 했지만 끝내는 

내 아이의 입을 틀어 막으며 

등줄기에 흘러 내리는 식은땀을 의식하며 

극장을 빠져 나와야만 했다. 


처음 방문한 소극장은

요샛말로 이렇게 쪽팔리게

다른이들의 구경꺼리로..

입방아꺼리로..

길이 남아 있을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다음날 같은 소극장을 또 갔다.


내 두손으로 아이의 두 눈을 가리면서 

“극장가면 이렇게 깜깜할거야 울면 안되..혼나.”


박수를 치며 소리를 지르며 

“친구들이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박수를 칠거야 .
우~하는 소리도 낼거야 . 절대 울지 말기....

 

알았지?"

"....."

(알아 들을리 없다)


"만약에 울거나  이상한 소리내면 입을 막아 버릴기다 00아 알았나?"


있는 힘을 다해 아이의 입을 틀어 막아 보이는 시늉까지 연습했었다 


알아 듣던.. 못 알아  듣던..

말과 행동으로 얼마나  집에서부터 훈련을 시켰는데 

여전히 소리를 지르고  

괴성과 함께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다.

 
그렇지만 엄마인 나의 행동은 

어제보다는 의연하고 능숙하게 굴어야 했다 


불이 꺼짐과 동시에 아이의 입에다 새우깡을 하나씩 집어 넣어 주었고 

아이들이 노래와 율동을 할땐 귀를 막으며

잠시 밖으로 빠져 나와 있었다. 


00이를 다시 부둥켜 안고 극장안으로 들어 갔을 때는. 
내 옆자리와 앞 뒤 손님들은 노골적으로 한번씩 얼굴 확인차 힐끔거렸지만 

아이를 안은 내 손에는 힘이 들어 가고 있었다.

 
이를 테면 

아이의 돌출(문제)행동에 대응할 완벽한

자세를 갖춰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시간 남짓하는 영화는

왜그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

장면이  바뀌고 어두운 화면이 잠시 잠시 뜰때면 

아이의 입을 막고 눈을 막고 

병원에 진료 갈때마다 잘 쓰는 방법이지만 

내 양다리 사이로  

버둥거리는 아이의 무릎을 꽉 끼우고 

꼼짝 달싹 못하게 만들어 앉아 있으니 온몸이 쥐가 날 정도다. 

우리는 만화 영화를 보러 간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는 연습을 하러 간 것이다.

1990년생 내아이의 성장일기 중에서... 






2016년 ..

이 아이가 자원봉사로 활동하면서 

함께 만들어 낸  책자입니다.

5월 10일부터  열리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많이 사랑해 주세요. 





한국요리치료연구소 권명숙.

우리 아이들에게

이 사회를 살아 낼 수 있는 힘은

경험과  체험으로 맞짱뜨게 하는 일입니다. 

http://cafe.daum.net/cook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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