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텅 빈 공간을

이처럼 아름답게 본 적이 있었던가.

비워 있음이 안타까웠고

채움에 급급하여

앞만 보고 걸었다.

걷다가 더 조급해지면

뜀박질로 내달리기도 했었지.

행여 누군가에 의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여겼을 때도 ....


겹겹히 차려 입고 움직일 때 마다

바스락 사브작 소리에 안테나를 세우며

몸을, 마음을 갉아대던 시간들로

채워졌던 공간 뿐...

지금은 텅 빈 공간에서

자신을 내려놓아도 좋을 만큼 왔던 길을

다듬어 보고 있는 중이다.


가고 싶은 길은

가야 할 길은

지난 시간에 잃어버린

잊고 있었던 것을

하나씩 꺼내 드는 것이다.


지난 시간을

건드리지만 말아라

나 스스로 잘 할 것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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