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위한 요리책을 만들어 줄 출판사는 없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요리책을 만든다.
올해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물론
안 될 가능성도 있지만 말이다.
현장에서 온 몸으로 뛰는 동료이자 선배이자 (나이는 어리지만)
선생님을 만났다. 서로를 위로 할 겸, 에너지를 채울 겸, 그렇게 만나
종일 두 번의 식사를 함께 하고 커피도 마시고.
우리 둘은 말했다. 누군가를 하루종일 만나서 밥을 두번 먹기는 처음이라고.
이런 저런 현장에서의 우리 친구들 이야기를 하다가
정말로 이 친구들이 필요한 것은 삶, 생(生), 생명, 그럴려면 식(食).
더 멋지고 여유있게(?) 그들도 라면정도는 내 손으로 끓이고싶지 않을까
라고 말했다. 식사를 하면서.
내가 말이지, 우리 아이들에게 밥하고 국끓이고 반찬 만들고
식탁 차리고 설거지 하는 것을 가르쳐 보려고 , 그리고 가르치고 있는데
아이들의 특성과 수준이 다 달라서, 다르다 보니 가르쳐야 하는 것도
달라서 두 시간 수업하고나면 땀으로 목욕한다라고. 말하고 보니
내 앞에 앉은 그대도 그럴진데, 특수교육과 치료분야를 전공하고 현장의
선생님들은 다 그럴 것인데 왠 앙탈을 부리고 있나 싶어서 머쓱해졌다.
(아마도 나는 나이가 들어서 ㅋㅋ)
요즘 먹방이 대세이고 쉐프님도 어찌나 많은지,
이런 신나고 맛있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말이지~
우리 친구들을 위해 누군가 장애인을 위한 요리책 좀 내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간단한 요리 정도는 스스로 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꼭
요리를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성취감,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네 하는 자신감.
아무튼 기타둥둥 우리 친구들에게 아주 좋을건데.
그리고 꼭 필요한 거잔아. 그런데 말이지 그 책이 돈이 안되잔아.
누가 사(구입) 볼 것이야, 사 본다면 장애인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요즈음 대세가 장애인 요리수업을 하면서 요리치료사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몇 몇 사보겠지. 도움이 될 것이니간. 그래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돈이 안된다는 거지, 그러하고 내가 대학교수도 아니고
전공과가 있는 것도 아니라 교재로도 사용할 수 없으니 당연히 no . no . no.. no..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장애인)에게 꼭 필요한데 말이지.
장애인 요리책은 일반인이 보는 요리책과는 다르다. 그들의 특성과 수준을 다
파악해서 레시피를 만들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공통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그리고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어떻게 활용하여 제공할 것인지, 그들의 신체적 조건에 맞는
활동방법을 찾고 방향을 잡아주는 일도, 그들이 요리 한 가지를 만들어 내는 일도
나름의 목표가 있어 방식을 제시해 주는 일도 장애인 요리책에 실려야 한다.
오이와 양파, 피클 중에서 오이를 먼저 썰고,
양파와 피클 중에서 왜 피클을 먼저 썰어야 되는지를.
콩나물과 호박과 가지를 씻어야 하는데 왜 콩나물을 나중에 씻는지를
준비 된 식재료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다. 그 나름의 법칙, 10년동안 현장에서 알아 낸
장애인 요리치료 매뉴얼에 근거를 두고 장애인 요리책에 온 힘을 빼고 있다 난.
그런데 소원이 이루어지려고 한다. 정말필요하다. 장애인의 실생활에 필요한 레시피.
그들만의 요리 레시피가 어제 원고를 넘겼다. 당장에 많이 할 자금이 없다고
5개의 레시피를 만들어서 발달장애인 기관에 배부하는 비매품이라고 한다.
아무튼 꼭 통과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본다.
한국요리치료연구소 2191118 권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