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실에 처음 옵니다.

행동수정 33

치료실에 처음 와요.


이 글은 부모교육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유아기를 지나 아동기를 맞이한 윤(가명)은 멋지고 의젓한 오빠가 되었다. 내가 4살 된 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어머니가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실을 찾아 왔다. 윤의 어머니 말씀을 빌리자면, 병원을 다니면 괜찮아질 줄 알았고 말도 하고 어린이집도 잘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질 거라 믿었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어떤 병을 갖고 있고 장애가 될 것이라는 결과만 듣게 되었다고 했다. 윤에게 어떤 장애가 있다는 결과를 듣기까지 일 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지금 생각하니 그 시간 동안 허송세월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책감이 엄청 든다고 했다. 사실 전문의로부터 내 아이의 장애 진단을, 혹은 발달 지체라는 소견을 듣는 양육자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감정을 누구나 겪는다. 그렇게 병원 진단이 내려지지만 병원 처방이 뚜렷하게 제공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조기 치료만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늦게 알고 이곳저곳 수소문을 해서 상담을 받아 봤다고 했다.


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자녀의 장애 진단이 내려지고 치료실을 찾는다면 가까운 곳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자녀의 조기교육이 한 달, 일 년, 혹은 몇 년 만에 끝날 일이 아니고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상황이므로 오고가기 편리하고 가까운 곳이면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아이를 맡아 줄 치료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경험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포함하면 더 좋다. 그럼에도 치료사는 기관을 운영하는 주인(센터장)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아이에게 치료사는 교육적인 면에서 부모보다도 중요한 사람이다. 치료사가 자주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부모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이 부분이다. 그 중에는 치료사가 옮기는 곳으로 따라가는 아이도 있다. 집에서 가깝거나, 오고가는 거리에 부담이 없다면 치료사의 움직임에 따라 가겠지만, 쉽게 따라 가거나 옮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양육자는 치료사에게 아이를 맡기지 말고 자녀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바뀌는 치료사에게 자녀의 특성이나 내용을 전달하고 요구할 수 있다.


처음 나와 상담을 한 윤이 어머니는 매우 조급해 하고 있었다. 영원한 장애로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다. 맞다. 누구나 걱정하는 부분이다. 치료와 교육을 하게 되면 얼마나 해야 되는지도 궁금해 했다. 또한 치료와 교육을 하면 일반 아이처럼 말하고 유치원도 다니고 학교도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냐고 물었다. 이러한 물음은 윤이 어머니만의 질문이 아니다. 아이의 문제로 병원을 다녔고, 병원에서는 뚜렷한 치료를 제시해 주지 않은 채로 치료기관에서 상담을 하는 모든 부모의 질문이기도 했다. 이러한 질문에 나의 대답은 언제나 똑 같다. 나는 즉시 정답을 말해 줄 수가 없다. ‘아니요. 치료실에서의 교육이 얼마나 걸릴지 말씀 드릴 수가 없어요. 이 교육과 치료로 일반 아이처럼 말도 하고 유치원, 학교를 다닐 수 있다 라고도 말씀 드릴 수가 없어요.’가장 현실적인 대답을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1%의 희망마저 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아이, 치료사가 힘을 모아 열심히 해 봐요. 어머니가 기대하고 생각하는 만큼 빨리 좋아질 거라고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아직 어리고 무궁한 가능성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대신 가족이 힘을 내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교육을 강조한다. 자주 언급하는 이야기지만 치료실에서는 하나의 영역에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정도의 교육이 이루어질 뿐이다. 아이는 다양한 영역의 치료와 가정에서, 또는 어린이집에서, 또는 다른 기관에서의 활동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문성을 가진 치료사라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40분의 수업으로 짧은 기간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 올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아이를 키우던 예전과는 상황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복지이다. 교육이던, 치료이던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받는 지원이 많아졌다. 그러므로 양육자의 입장에서는 교육과 치료비의 부담이 줄어들었다면, 아이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치료사의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40분만 만날 수 있으므로 아동이 어떤 교육과 치료가 변화를 가져오고 성장의 기반이 되는지를 알 수 없다. 또한 나의 가르침이, 나의 치료방법으로 아동의 심리정서와 행동이 일반화가 되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므로 주 양육자는 자녀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아이를 교육하고 치료하는 다양한 분야의 치료사에게 설명하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양육자는 긴가, 민가(분명하지 않은 행동과 언어), 아이의 행동이 발달연령과 다르게 아리송하다고 생각이 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기발견이 조기교육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상황이 되던 예후는 달라질 것이다. 물론 조기교육에서 치료사만 믿고 양육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도 반은 치료사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와 윤은 4년을 함께 공부했다. 부모님은 윤의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으며, 시골로 내려가 살기로 결정을 했다는 소식과 함께 나와의 수업은 마무리가 되었다. 시골로 내려 간 윤의 가족과 일 년 동안은 소식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는 관계를 유지했었다. 아마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을 나이가 되었다. 윤의 평생교육을 위해 선택한 시골생활에서 자연이 주는 편안함, 안락함, 그리고 자유로움이 윤과 윤의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궁금해지는 요즈음이다.


자녀의 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실을 처음 방문하는 양육자에게 전문가로서 다음과 같이 말해 주고 싶다.

①이해와 지원: 자녀의 진단은 당신과 자녀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양육자와 자녀가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②치료의 중요성: 치료는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를 통해 자녀가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자립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③의사소통: 전문가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필요와 진행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④긍정적인 자세: 자녀의 작은 진전도 큰 의미가 있다. 긍정적인 태도로 자녀의 작은 성공에도 격려와 지지를 한다.

⑤자신 돌보기: 양육자의 정신적, 정서적 건강도 중요하다.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진다.


치료실 방문 초기에 부모님께서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원 방법은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가정에서도 일관성 있게 아이의 발달을 지원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아이의 상태 이해 및 수용: 자녀의 장애 특성과 개별적인 필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이의 발달 여정을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치료 과정에 적극적인 참여: 치료사와 긴밀히 소통하며 치료 목표와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치료 시간을 참관하거나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의 일관된 지원: 치료실에서 배운 내용이나 지도 방법을 가정에서도 꾸준히 적용하여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기술을 연습하고 일반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일관성 있는 환경은 아이의 안정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

긍정적인 상호작용 및 격려: 아이의 작은 성취에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격려하며 긍정적인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의 자존감과 동기 부여에 영향을 미친다.

나의 경험으로 부모의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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