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정 34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아이
“우리 아이가 아무데나 누워버려요. 그래서 어디를 데려 가고 싶어도 못가고, 수업시간에도 아무데나 벌렁 눕고, 그래서 많이 당황스럽고 난감해서” 9살 민이(가명)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민이는 9살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고 일반학교를 다닌다. 물론 그 학교에서는 특수학급이 있었고 원반과 특수반을 번갈아 가면서 수업을 받고 있다. 어머니는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활동보조사의 도움으로 하원시간부터 치료실을 함께 하는 사람은 활보 샘이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치료실에서도 민이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한 달에 한번 될까? 아무튼 활동보조사와 민이는 함께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민이는 나와의 치료수업에서는 바닥에 드러눕는 일은 거의 없다. 가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민이는 바닥에 누워 있다. 처음에는 학교 마치고 바로 와서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마다 거의 누워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활동 보조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학교에서도 교실 바닥에 누워 있으며, 다른 치료실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눕고, 대부분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아동이 드러눕는 행동의 이유를 알기 위해 아동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생후 18개월 후, 즉 만 2세에서 만 4세 사이에 떼를 쓰면서 드러눕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과정의 한 부분이며 자기중심성이 발달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중심성이 발달하는 과정에서는 모든 물체나 환경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요구하거나 관철시키기 위해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면서 눕거나 뒤집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심히 눈 여겨 봐야 할 아동은 2. 3세의 아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민이의 경우는 생활연령이 8, 9세이며, 장애가 있으므로 언어적인 의사 표현이 어려운 아동이 표현하는 행동이다. 장애로 인하여 소통의 어려움, 표현의 어려움으로 보호자 또는 타인이 민이의 의사표현(요구사항)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짜증이 늘어나며 이 짜증은 급기야 울음으로 나타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자해를 하는 등은 문제행동으로 낙인 된다. 치료실에서 만나는 민이의 행동은 첫째, 학교를 마치고 치료실에 바로 왔기에 학교에서의 긴장이 풀렸을 것이다. 긴장된 마음과 몸을 느슨해지는 시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둘째는, 방과 후 시작되는 치료실 뺑뺑이는(우리 아이들 하루는 방문하는 치료교육을 세어보면 다양하고 너무 많아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이다.) 또 따른 스트레스를 초래하므로 보호자 또는 치료사가 지시를 내리고 어떤 일을 요구하는 과정이 진행 될 것을 알고 거부하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무기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 번째는 지루하거나 심심해서 바닥에 드러눕는 것과 연결 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내가 민이를 만나는 40분의 치료수업에는 드러눕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는다. 매체로 활용하는 요리활동 과정은 요리라는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며 연계되는 순서와 절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정도의 과정이 마무리가 되고 결과물이 완성이 되는 즈음에는 치료수업도 마무리 될 것이라는 짐작과 추측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장애 아동의 일반적 특성상 예측, 추리, 추측 등의 추상 능력과 사고의 저하(미성숙한 사고)는 물론 개념적 사고의 발달이 늦기에 어떤 대상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아동의 일반적인 특징과는 별개로 나와 만나는 민이의 행동특성 드러눕기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민이의 행동이 어떤 상황일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가를 집중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고집이나 떼를 쓰면서 드러눕는가. 습관처럼 드러눕는가?
지루하거나 심심한 시간이 지속되는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아동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가?
스트레스, 즉 하루 일과가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보호자나 치료사의 설명보다는 아동에게 지시나 요구를 먼저 하지 않는가?
안 돼, 하지 마라는 금지되고 부정적인 지시가 많지 않은가?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는가?
드러눕는 아동의 행동을 살펴 볼 때는 위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아동의 문제행동을 수정하고 교정하겠다고 계획을 했다면 일관성 있게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치료실에서 짧은 만남이라는 현실에서 지속성과 연계성은 먼 이야기이다. 내가 민이를 만나는 시간을 생각해 봐도 일주일에 고작 40분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 옛날, 내가 내 아이를 조기교육을 받았던 그 당시에는 특수교육도 치료지원도 몰랐었다. 책으로 익힌 이론과 나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던 무모한 양육자였었다. 길을 가다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면서 길바닥을 휩쓸고 난리를 치던 그 당시에는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했던가를 기억해 본다. 아이의 한껏 올라간 고집과 생떼가 한풀 꺾일 때까지 나도 길바닥에 주저앉아 기다렸었다. 그땐 내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았었다. 한풀 꺾인 아이와 타협을 했었다. "일어날래, 누워 있을래?" 그러면 다시 시작되는 울음과 소리 지르기와 또 바닥을 쓸고, 버둥 되는 아이 위에 눌러 앉았었다. 지금이라면 아동학대로 잡혀 들어간다. 이러한 상황이면 갈 가던 사람들이 멈춰서 구경(?) 한다. 진짜 쪽팔리는 일이지만 여기서 내가 지면 안 된다 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아이를 이겨 먹었다. 몇 번 그러고 나니 길거리에서 뒤집어지고 드러눕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특수교육의 "특"자로 몰랐던 90년생 양육자의 무모한 시간을 고백해 본다.
지금 나의 수업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치료실에서 수업 중에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않는 친구를 대처하는 방법은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 물론 소리도 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일어나라, 눕지 마라, 안 된다. 수업하자. 시간 없다. 이거해야지.” 라고 지속적인 언어적인 촉구를 하거나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우리 아이들은 이러한 촉구가 습관이 되거나 항상 있는 일이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치료사의 신체적 촉구나 언어적 촉구가 아이들의 행동 반응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나는 아이가 ‘우리 선생님이 왜 아무 말도 안하지’ 이상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조용하게 아이를 관찰하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밖에서 부모님이 본다면 이 장면은 ‘수업을 안 하고 있다.’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사용하다가도 부모님이 치료실 안을 쳐다보거나 관찰을 한다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 참여를 할 수 있을까 방법을 고민 중이다.
출처. 행동의울림마음의여운
치료사는 부모님과 상담을 진행할 때, 먼저 부모님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하며 상담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어서,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이 언제, 어디서, 왜, 어떤 빈도와 강도로 발생하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부모님께 질문하며 행동의 기능을 파악한다. 아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문제행동을 분석하고, 마음과 행동을 분리하여 부모님께서 일관성 있게 아이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함께 논의한다. 이때, 문제행동을 멈추게 하는 직접적인 제지보다는, 아이가 감정이나 욕구를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대안 행동을 가르치고 강화하는 데 집중하도록 안내하고 설명한다. 또한, 환경적 요인을 점검하여 행동 유발 요인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부모님께서 아이의 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제공하거나 행동 관리 기술 훈련을 제안한다. 그럼에도 부모님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전문적인 포괄적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