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정 35
학습은 글을 읽기 위해서 글자를 익히고, 읽기를 통해 진행이 된다. 요즈음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는 연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읽기, 쓰기 등을 미리 습득하고 오는 아이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읽는 상황이 느리거나 힘들어 하거나 혹은 책을 거꾸로 들거나 글자를 뒤집어 읽는 아이가 있다고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육자가 동화책이나 학습지의 글자를 읽어 주면 이해는 하지만, 혼자서 읽거나, 내용을 이해 못하거나, 학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발달장애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인 다양한 영역에서 제 연령에 맞게 발달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들은 인지발달, 의사소통, 대인관계에서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가져와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이 학습과 습득이 어려운 이유는 발달 수준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가장 문제시 되는 대인관계 즉 사회성의 어려움이다. 인지 능력 부족, 적응 능력 부족, 문제해결 대처능력 부족과 상동행동과 조망능력 부족, 자해, 집착과 고집 등의 행동 문제는 학습 참여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발달장애 아동의 학습능력은 아쉬움이 많은 부분이다. 객관화 할 수 없는 나의 경험 속에 호아(가명)는 어렵고 힘든 아이였다. 생활연령은 10세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이 그러하듯 호아도 2년을 지연시켜 입학을 했다. 그런 호아가 치료실을 찾아 왔을 때는 병원 진단을 받고 다른 치료실 몇 군데를 거쳐서 나에게로 왔다. 부모님이 치료실을 전전하는 이유는 자녀에게 적합한 양질의 치료사를 찾아 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치료사의 이동으로 인해 치료실을 옮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의 면담에서“호아는 치료실 들어가기를 엄청 싫어해요.”라고 말씀하셨다. 치료실을 처음 방문하는 날도 호아는 현관 앞에서 버티고 울었다. 현관을 들어 온 후 작은 상담실로 입실할 때도 울었다. 나는 호아가 치료실에 들어오는 것이 싫어서 우는 것인지, 아니면 낯선 환경이 두려워서 우는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호아가 입실을 거부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는 발달에 맞는 학습을 진행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실거부인가 학습거부인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입실거부는 낯선 환경이 싫어서, 또는 낯선 치료사가 싫을 경우이다. 학습 거부는 입실 후에 진행되는 치료학습이 수준에 맞지 않을 경우이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워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한 가지 더하자면 아동이 치료사를 거부하는 경우이다.
첫 날, 호아와 어머니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어머니는 호아가 요구하기 전에 맞춰 주는 행동을 했다. 이를테면 아이가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폰을 꺼내 영상을 보여 주었고, 비치된 장난감을 아이 앞에 놓았다. 아이의 반응은 보지 않고 어머니의 의도대로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관찰되었다. 이럴 경우 아이는 언어적이던, 비언어적이던 어떤 방법으로도 표현할 기회가 없다. 하다못해 엄마의 손을 잡고 끄는 방법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 하나는 어머니는 영상은 보여 줄때도, 장난감을 놓아 줄때도 행동만 있지 언어자극은 없었다. 우리 아이들은 관찰에서 모방이 되고 학습이 되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로부터 전해지는“아이 키우는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야”한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호아는 나와의 세 번째 만남에서 울지 않고 입실을 하였다. 호아의 치료실 입실 작전 1호는 어머니는 치료실 오기 전에 호아에게 어디를 갈 것이라는 설명을 반복하는 것이다. 작전 2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료비가 아깝더라도 무조건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리고 기다리면서 부정적인 말로 자극하지 않는다. “호아, 치료실 간다고 말했지. 그러면 들어가야지, 안 들어 갈 거면 집에 가자. 너 들어간다고 했지.”라는 말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 이 장면에서 부모님은 40분의 치료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해서 치료비 가 아깝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은 치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전 3호는 치료실 안에서 치료사는 호아가 관심을 가질 자료를 준비해 두고 치료사 혼자서 또는 어머니와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여 준다. 치료사와 보호자가 놀면서 호아를 불러서는 안 되지만, 호아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을 큰 소리로 주고받는다. 자녀에게 직접 치료 상황이 이루어지지 않고 40분이 지나갈 수도 있음을 부모 상담에서 설명한다.
호아의 입실이 완료되더라도 어머니가 같이 있을 수 있다. 치료사마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겠지만 나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실하는 것도 자녀의 학습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단,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어머니의 반응이나 자극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고로 어머니는 벽처럼 앉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결론을 말하면, 호아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치료실을 자주 옮겨 다니는 일도 호아의 두려움과 불안을 가중시켰다. 호아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발달연령을 무시하고 제공 된 학습은 9살의 생활연령과 초등 1학년이 따라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당연히 호아에게 어려운 과제에 대한 부담이 컸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쉽고 단순한 과제를 반복해서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스스로 해 내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하였다. 아동에게 제시하는 과제는 처음은 쉽고 나중은 더 수월한 학습 형태라면 자유롭게 학습에 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습거부 장애아동의 심리
장애 아동이 학교나 치료실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일 때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①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 및 두려움: 새로운 장소, 낯선 사람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7.1%가 불안장애를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처럼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감은 일반 아동에게도 흔히 나타나며, 장애 아동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②학습 및 과제 수행에 대한 좌절감: 학교나 치료실에서 주어지는 학습이나 과제가 자신의 능력보다 어렵다고 느껴질 때, 반복되는 실패 경험으로 인해 좌절감이나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나는 해도 안 돼"라는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③의사소통의 어려움: 자신의 불편함, 감정, 요구사항을 언어나 행동으로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 등원/등교 거부와 같은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④감각 과부하 및 스트레스: 학교나 치료실의 환경(소음, 조명, 많은 사람)이 장애 아동에게는 감각적으로 자극이 되어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회피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⑤통제력 상실에 대한 저항: 자신의 생활이나 활동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 학교나 치료실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을 통해 스스로 통제권을 가지려 할 수 있다.
⑥사회성 기술의 어려움: 또래와의 관계 형성이나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학교나 치료실에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학습거부 장애아동의 학습 촉진 전략
①개별화 학습 계획: 아동의 특성과 필요에 맞춘 개별화된 교육 계획(IEP)을 수립한다. 아동의 강점과 관심사를 반영하여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②긍정적인 강화: 학습에 참여했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과 보상을 제공한다. 작은 성취도 인정하여 아동이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느끼도록 한다.
③안정된 환경 조성: 학습하는 공간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고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마련한다.
④다양한 학습 방법: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교수법을 사용하여 아동의 흥미를 자극한다. 게임, 활동 중심의 학습 등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⑤정기적인 소통: 학부모, 교사, 치료사 간의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아동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필요한 지원을 조율한다.
⑥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고 학습 활동에 대한 동기를 갖게 한다. 그룹 활동이나 팀 프로젝트를 활용한다.
⑦감정 관리 지원: 아동이 느끼는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감정 조절 기술이나 이완 훈련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아동의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접근한다.
보호자의 대처 방법
아동의 감정 이해 및 공감: "학교/치료실에 가기 싫구나, 어떤 마음이 드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와 같이 아동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고 표현하도록 격려한. 아동이 느끼는 불안감, 좌절감 등을 충분히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의 원인 파악: 무엇이 아동을 힘들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예: 특정 선생님, 친구와의 문제, 특정 과목, 치료 과제의 어려움, 특정 환경 요소 등) 아동이 자신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면, 놀이나 그림 등의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다.
단계적인 접근 및 점진적 노출: 갑자기 모든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학교나 치료실에 머무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리거나, 좋아하는 활동을 먼저 해보는 등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교/치료실에 가기 전,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방문하여 환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긍정적 강화 및 보상: 아동이 작은 성공이나 노력을 보였을 때, 즉각적으로 칭찬하고 보상(물질적 보상보다는 사회적 칭찬, 좋아하는 활동 허용 등)하여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해 준다. "오늘 10분 동안 앉아 있었으니 정말 대단해!", "치료실에 간 용기가 정말 멋지다!"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칭찬한다.
전문가와 협력: 학교 선생님, 치료사, 상담사와 긴밀히 소통하여 아동의 현재 상태를 공유하고, 통합적인 지원 방안을 찾는다.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포함한 다원적인 치료(multimodal treatment)가 권장될 수 있다. 아동의 문제 행동 중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도 논의해 볼 수 있다.
명확하고 일관된 규칙: 학교나 치료실에 가는 것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규칙을 정하고, 아동이 이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변동 사항이 있을 경우, 미리 알려주어 아동이 대비할 시간을 갖는다.
대체 프로그램 활용: 만약 아동이 학교 환경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커서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 홈스쿨링이나 다른 교육 기관 등 대체 프로그램을 고려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