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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tin Jan 14. 2021

스타트업과 공기업의 신입 둘

열정하는 삶, 두 번째 이야기


열정하는 삶
: 열심히 애정하는 우리의 삶.




Q. 평생 동안 지금의 회사를 다닐 것을 맹세합니까?


국민친절왕 : 네! 이곳은 제 평생직장입니다.

성장중독러 : 네?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는데요.




 극단의 양 끝에 두 사람이 서있다. 앞으로의 여정에서 다시없을 한 번뿐인 신입의 삶을 살고 있다. 그들에게 바치는 신인상으로 열정하는 삶, 두 번째 이야기를 기록했다.







국민친절왕 : 공기업 신입 8개월 차



 친절. 평범하게 흘러가는 어느 날, 그날도 L은 평소처럼 친절했다. 하지만 L의 친절한 응대를 받은 민원인에게는 특별한 하루였나 보다. 친절에 감동한 민원인은 지사에 글을 남겼고 L은 친절지기 상을 받았다. 더 따뜻한 세상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걸까? 오늘도 L은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하루를 채워가고 있다.






국민친절왕 : 오로지 공기업만을 꿈꾸었어요. 제가 살아오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혼자만의 능력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닌 제가 가진 역량으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안정적인 직장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관, 공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고 있는 기관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더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제게 더 뜻깊습니다.



합격을 확인한 그 아침, 사실 그날은 이전에 합격한 다른 기관의 인턴 첫 출근 날이었어요. 오전 9시, 직원분들께 자기소개와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발표 문자 알림이 왔고 잠깐 혼자 옥상으로 올라갔죠. 예측할 수 없는 간절한 결과를 기다리며 확인한 핸드폰 속 두 글자, 합-격.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큰 소리는 낼 수 없었어요. 벅차오르는 기쁨으로 온몸이 들끓었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뻗으며 소리 없이 외쳤어요. 해냈다! 합격했다!




벌써 입사한지 반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가장 바쁜 부서로 와서 업무를 적응하는 초반이 힘들었지만 좋은 동료분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원이 되니 주말이 정말 정말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비록 일은 쉽지 않지만 진심을 다해 민원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또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8개월간 40여 곳을 지원하였다. 다른 기업은 눈 돌리지 않았고 오직 공기업만 지원했다. NCS 인강을 들으며 공부하고 서류와 면접에 차근차근 붙어가며 계약직부터 인턴 경험을 쌓았다. 




 현재 다니고 있는 기관의 면접 당일, 토론면접으로 "치매 노인을 위한 배회감지기"가 주제로 나왔다. 생소하게 들리는 이 주제가 L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공기업의 신이 [국민친절왕]을 원했던 걸까? L은 직전에 인턴으로 근무한 기관에서 실제 관련 업체들과 미팅을 통해 해당 사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방향성을 익혔다. 객관적 수치와 전문지식으로 답변의 논리성을 더하며 잘난 척 대신 다른 지원자들과 어울리는 이타적인 자세로 토론을 이끌었다.




 오늘도 내일도 국민친절왕은 친절할 것이다. 남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번듯한 직장. 공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은가? 인간 공기업. 걸어 다니는 공기업. 절로 드는 생각이다.







성장중독러 : 스타트업 신입 5개월 차




성장. 성장은 지금 J의 필수적 생존 전략이다. 성장해야만 하는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팀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개인적 성장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 그 성장이 무엇인지, 이상적인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대체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도 아직 모르는 채 일단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무조건 달려가고 있다.







성장중독러 : 졸업식 대신 면접을 왔어요. 취업은 빨리하고 싶었지만 여러 곳에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고 떨어져도 별로 슬프지 않았어요. 어차피 재미없어 보였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지금의 회사를 발견했어요. 채용공고가 마치 제게 보내는 초대장 같았어요! 모든 조건이 저를 가리켜서 제 자기소개서인 줄 알았다니까요? 서류 제출 후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직전에 끊은 스팸 전화가 또 온 줄 알고 조금 신경질적으로 여보세요!!!! 이렇게 받았어요. 수화기 너머 머뭇머뭇 당황하시던 선임님이 기억납니다.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지만 이젠 회식에서 한바탕 웃어넘길 이야기가 되었어요. 




첫 번째 면접을 보고 1주일 뒤, 두 번째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날 바로 합격 소식과 함께 바로 그다음 주부터 출근하기로 날을 잡았어요. 분명 면접을 보러 갈 때 친구한테 좋은 경험 쌓고 오겠다고 덤덤한 척 말했는데, 집 가는 길에 합격했다고 다시 전화를 걸게 되었죠! 순식간에 취업이 되어버린 그날의 얼떨떨함이 아직도 생생해요! 꿈이 아닌 건 확실한데 와 원래 스타트업은 이렇게 뽑나? 재밌는데? 하면서 집에 왔죠.





모든 게 처음이라 떨리고 설레요. 이제 5개월 차가 넘어가고 벌써 반년이 되어가는데, 사실 설레는 감정은 꽤 녹았지만 그래도 아직도 실수할까 봐 떨려요. 회사에 정말 대단하신 분들만 계셔서 아직 너무 부족한 제가 살짝 걱정될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고,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을 때면 더더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더 강렬하게 이글이글 불타올라요. 모든 업무들의 시작과 끝에 제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신나고 짜릿해요! 내가 더 잘하면 똑같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테니 더 열심히 할 수밖에!







 4학년이 되기 전, 이대로 졸업하는 게 싫어 J는 휴학을 했다. 학교를 다닐 땐 독서모임, 토익 스터디, 해외연수 등 온갖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에너지를 분출했다. 휴학을 했으니 이번엔 대외활동으로 눈을 돌렸다. 많은 경험을 쌓으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찾아다녔다. 




 휴학 끝! 이제 서류를 쓸 때가 되었다. 그동안 끌리는 대로 쌓아왔던 자격증과 경험들이 한 방향으로 모아지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꽉 채웠다. 할 말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다. 인생 전체를 차지할 구체적인 목표는 아직도 없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즐기며 재미있는 인생을 만들겠다는 굳건한 목표가 생겼다.




 이전부터 소소한 재미로 시작한 일들이, 이제 더 큰 물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접근 방식이 같지는 않지만 또 완전히 다르지도 않기에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또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J의 인생은 장밋빛일 것이다. 붉게 피어오르는 예측할 수 없는 꽃잎을 위하여 가시에 찔려 피투성이가 될 불안정함을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운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직접 만들면 된다는 무모한 자신감과 한쪽 입꼬리만 올리는 비장한 미소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국민 친절왕 : 나의 열정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5년 후, 국민친절왕은 더 높은 자리에서 더 친절해져 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친절한 L은 국민의 행복한 삶에 이바지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더 단단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성장중독러 : 나의 열정은 일단 부딪히면서 어떻게든 끝까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것이다.]

5년 후, 성장중독러는 더 큰 무대에서 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자리에 있을지, 그곳이 어느 곳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왕이면 지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도전을 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직접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J의 편이라는 것은 확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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